- [드라마 LOOK] ‘낭만닥터 김사부’ 서현진 vs ‘닥터스’ 박신혜, 여의사 패션이 가른 리얼리티
- 입력 2016. 11.30. 15:15:41
- [매경닷컴 시크뉴스 한숙인 기자] SBS가 ‘닥터스’에 이어 ‘낭만닥터 김사부’로 의학드라마의 지존으로 드라마 제국 tvN의 아성에 맞서 지상파의 자존심을 지켜내고 있다.
SBS '낭만닥터 김사부' 서현진, '닥터스' 박신혜
tvN ‘시그널’의 의학드라마(이하 의드) 버전으로 여겨질 만큼 기존 의드의 판을 깨고 한 순간도 긴장을 놓지 않는 스릴러를 방불케 하는 전개에 무협의 위트와 갱스터의 음울함을 동시에 집어넣어 새로운 듯 익숙한 정통 의드를 만들어가고 있다.
이러한 밀도감 높은 전개는 21.7%라는 높은 시청률로 응분의 보상을 받았다. 지난 29일 단 8회 만에 21.7%를 기록한 ‘낭만닥터 김사부’는 현재 시청률이 정점이 아닌 앞으로 이어질 최고 시청률 경신의 출발점이 될 것을 예고해 기대치를 높이고 있다.
특히 이 수치는 올해 SBS 최고 시청률로 기록된 ‘닥터스’ 마지막 20회 시청률 21.3%보다 0.4% 앞선 수치여서 의학드라마의 필수인 리얼리티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일깨웠다.
‘낭만닥터 김사부’가 흥행과 진정성을 모두 충족한 드라마로 평가받는 데는 시청률 일등공신임에도 ‘네일케어 논란’으로 의사 역할에 부적합한 애티튜드를 보였던 박신혜와 다른 서현진의 리얼리티로 꽉 채운 몰입연기가 한 몫하고 있다.
우연인지 필연인지 박신혜와 서현진 모두 극중에서 자수성가형으로 가정환경이 비슷하다. 박신혜는 아버지가 있지만 할머니와 살다 의료사고 인한 할머니의 갑작스러운 죽음 이후 친구 집을 전전하며 고아처럼 자랐고, 서현진은 엄마와 단 둘이 살다 엄마를 먼저 떠나보내고 거산대학교병원장의 후원을 받아 의사가 됐다.
두 사람 모두 천애고아처럼 자랐지만 박신혜는 할머니 의료사고 주범인 국일병원장에게 복수를 꿈꾸며 실력 있는 의사가 되는데 자신의 미래를 걸었다면, 서현진은 자신을 후원한 원장에게 인정받고자 하는 욕구는 있으나 그보다는 ‘좋은 의사’되고 싶다는 꿈을 안고 있다.
의사가 된 각기 다른 이유 탓인지 박신혜는 스스로에게 ‘신분상승 했다’는 주문을 걸며 외제차는 물론 화려한 옷차림으로 마치 복수가 아닌 성공 자체가 목적이었던 듯 의사보다는 주목받는 삶에 취한 모습을 보이며 복수를 하겠다는 다짐의 진정성에 의구심이 들게 했다.
이는 박신혜의 개인 취향인 듯 보이는 매회 바뀌는 네일케어와 라이벌로 출연한 이성경과 여타 상대 남자 배우들의 큰 키를 의식한 걷기에도 불편한 가늘고 뾰족한 킬힐로 인해 거부감을 키웠다.
이러한 설정은 의도와 달리 극 중 캐릭터가 화려함에 집착하는 듯 보이게 하는 역효과를 냈다. 또 수술을 하는 외과의사 직분에 어긋나는 최소한 애티튜드도 지키지 못했다는 비난과 함께 의드의 필수인 리얼리티를 무너뜨렸다.
‘낭만닥터 김사부’ 서현진은 시작부터 다른 모습을 보였다. 패셔너블은커녕 평범하기 그지없는 슬랙스 혹은 데님팬츠에 이너웨어는 파스텔 계열 혹은 눈에 띄지 않는 톤의 스웨터가 전부로 그마저도 한, 두 회를 넘겨가며 동일한 착장을 하고 나와 쉴 틈 없는 응급의학과와 외과의 긴박함을 표현했다.
메이크업 역시 서현진의 하얀 피부 톤을 살리고 립스틱도 최대한 자연스러운 컬러감을 유지한 내추럴 메이크업으로 실력과 집중력이 필요한 의사의 현실을 고스란히 담아냈다.
굳이 의사가 아니라도 병원을 들락날락하다보면 의사들의 현실을 보게 된다. 제아무리 여자라도 병원에서 몇날며칠을 보내다보면 머리 한 번 감기도 어렵고 한, 두 층 쯤은 계단으로 오르락내리락해야 되기 때문에 높은 굽의 구두는 꿈도 못 꾼다.
기껏 해봤자 5cm가 넘지 않는 굽의 구두가 마지노로 의사나 간호사 등 의료진들에게 ‘꾸민다’는 의미는 병원을 벗어날 때나 가능한 일이다.
‘낭만닥터 김사부’는 서현진을 통해 의사들의 현실을 가감 없이 풀어내고 서현진은 이를 자신의 트레이드마크인 현실 버전 여자 캐릭터로 다시 한 번 재해석해 시청자들에게 여배우 서현진이 아닌 의사 윤서정으로 오로지 극 중 상황에 집중하게 하는 효과를 냈다.
‘닥터스’는 의드라기 보다 로맨틱 코미디에 가까웠다는 점에서 박신혜의 의사들의 현실을 벗어난 스타일 코드에 굳이 딴지를 걸 필요가 없어 보였다. 그러나 ‘낭만닥터 김사부’에서 역대 의사 캐릭터 중 가장 현실적이면서 사랑스러움까지 충족하며 열연을 펼치고 있는 서현진이 ‘닥터스’ 시청률 일등공신이자 의드를 로맨틱 판타지로 만들었던 박신혜 모습을 다시 떠올리게 한다.
[한숙인 기자 new@fashionmk.co.kr/ 사진=SBS ‘낭만닥터 김사부’ ‘닥터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