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튼콜’ 스크린X연극 무대의 만남, 웃음과 공감 통할까 [종합]
입력 2016. 12.02. 16:16:30
[시크뉴스 최정은 기자] 영화 ‘커튼콜’(감독 류훈, 제작 커튼콜문화산업전문유한회사·모멘텀엔터테인먼트·영화사 시네트)이 오는 8일 개봉된다.

‘커튼콜’의 언론시사회가 류훈 감독, 배우 장현성 박철민 유지수 채서진 고보결 장혁진 등이 참석한 가운데 서울 성동구 CGV 왕십리에서 2일 오후 2시에 열렸다.

‘커튼콜’은 문 닫을 위기에 처한 삼류 에로극단이 마지막 작품으로 정통 연극 ‘햄릿’을 무대에 올리면서 예상치 못한 위기와 돌발 상황 속에 좌충우돌 무대를 완성해가는 이야기를 다룬 라이브 코미디다.

‘내 심장을 쏴라’(2015) ‘페이스 메이커’(2012) 등의 시나리오 작업에 참여하고 ‘비밀애’(2010)를 연출한 바 있는 류훈 감독이 6년 만에 메가폰을 잡고 연기파 배우 장현성 박철민 전무송 등이 출연했다.

‘커튼콜’은 국내외 다수 영화제의 러브콜을 받았다. 2016 리옹국제영화제 편집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거뒀으며 제1회 런던아시아영화제에 공식 초청됐다. 국내에선 제16회 전주국제영화제 한국경쟁부문에 진출, 전주프로젝트마켓 극영화 피칭 부문 우수상을 수상했다. 무주산골영화제에 소개되기도 했다.

장현성은 경제적 불황으로 문닫기 일보 직전의 위기에 놓인 삼류 에로 극단의 연출가 민기 역을 맡았다. 우연한 기회를 통해 극단의 마지막 무대에 연극 ‘햄릿’을 올리기로 하면서 인생의 전환점을 맞는 인물이다.

박철민은 삼류 에로 극단을 이끄는 프로듀서 철구 역을 맡아 장현성과 호흡을 맞췄다. 민기(장현성)의 절친한 동료이자 무대 위 돌발 상황에서도 기상천외한 기지를 발휘하는 인물이다.

전무송은 민기의 오랜 스승이자 무대에서 수많은 세월을 보낸 베테랑 연기자 장진태 역을 맡았다. 40년이라는 오랜 시간 동안 햄릿을 연기해왔지만 난생 처음으로 조연이자 햄릿의 숙부 역할인 클로디오스를 연기하게 되고 치매 탓에 무대에서 햄릿의 대사를 하는 ‘치매에 걸린 햄릿 베테랑’을 연기했다.

이 외에도 이이경은 차세대 햄릿 우식 역을, 유지수는 생계형 에로 연기를 하는 지연 역을 맡았다. 채서진은 아이돌 출신이자 배우에 도전하는 슬기를, 고보결은 슬기(채서진)의 열혈 매니저 안경을 연기했다. 삼류 에로 극단 감초 역을 하는 임기응변의 대가 봉수 역은 장혁진이 맡았다.

류 감독은 "6년 만에 나오는데 첫 작품 때보다 몇 배 더 떨린다"며 인사를 건넸다.

그는 "내가 최근 영화들에서 느끼는 갈증이 좀 있다"며 "너무 멋진 사람들이 나오는 영화가 많다고 생각했다. 난 좀 루저 얘길 하고 싶었고 그 루저들이 끝까지 뭔가를 해내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원하지 않았던 일들의 연속, 그것들을 이겨내며 살아내는, 원하는 일을 하는 모습을 그리고 싶었다'고 영화를 기획한 이유를 밝혔다.

장현성은 "자연인 장현성이 살아온 모습과 다르지 않다"며 "학교를 나와 직업 연극인으로서 밥벌이를 하는 일들, 지금 대학로에서 일어나는 일들, 시간에 대한 공포 등이 현실감 있게 다가왔다. 이야기가 가진 힘, 형식적으로 다가오게 하는 힘들이 있었다. 내게 익숙하고 표현하고 싶은 욕심을 내게 만드는 캐릭터였다. 내가 여태껏 봐오거나 해온 영화와 굉장히 다른, 새로운 형식이었기에 영화를 만들어보고 싶은 욕심이 있었다"고 출연 이유를 설명했다.

박철민은 극중 애드리브를 많이 하는 배우로 나오는 것에 대해 "실제도 그런 고민이 있다"고 공감하며 눈물을 보였다. "이 영화에서 개그맨 출신인데 원래 정말 특이한 유행어 대사가 있었다. 감독님과 이야기를 하며 진솔하게 다가간다면 철구 역에 이입할 수 있지 않겠느냐는 말을 해서 이틀 전에 대사를 바꿨다. 내가 원래 까부눈 모습이 있는데 그 모습에 관객이 많이 지칠 수도 있다. 그런 시간이 있었는데 진지한 역할, 악역도 하고 싶다고 앞서 말하기도 했다. 악역을 했을 때 내게 악의 모습이 발견하면 행복하기도 했다. 그런 의미에서 철구는 내게 아주 소중한 캐릭터"라고 말한 뒤 눈물을 보였다.

영화에서 무대의 돌발상황을 다룬 것과 관련해 촬영 당시 실제 돌발상황이 벌어진 일을 묻자 장현성은 "연극 연습실을 하나 마련해 달라는 게 크랭크인 할 때 조건이었다"며 "한 장면 한 장면 세공한 듯 한땀 한땀 장인의 정신으로 따서 만들었다"고 말했다.

채서진은 "대학로에서 연극을 하다 우유를 쏟아 당황해 있었는데 옆의 선배들이 도와줘 넘어간 기억이 있다"며 "촬영을 하면서도 선배들의 실수 경험담을 들었는데 그게 영화 시나리오보다 더 재미있는 것도 있었다"고 전했다.

유지수는 "에피소드가 많다"며 "무대는 라이브라 웃음이 터져서 관객들과 한바탕 웃고 처음부터 다시 시작한 적도 있다. 소극장에서 앞의 한 아주머님이 대사 하는 배우에게 화장실 위치를 물어 대사하다 말고 손가락으로 가리킨 적도 있다"고 일화를 전했다.

이어 예상 관객수에 대해 박철민은 "100만 들면 기절할 것"이라며 "'판도라' 관객 천 만 이상의 가치다. 식상한 공약 아닌, 가슴에 담은 공약을 해보기 위해 찾은게 촛불 100만개를 사 촛불집회에 나온 분들에게 나눠드리자고 했다. 제작자도 공약에 찬성했다"고 말했다.

끝으로 장현성은 "좋은 작품을 하나 만들어 진심으로 뭔가를 하나 이뤄내고 싶은 이야기를 이 작품에서 하느라 힘을 들이고 공을 들였다면 이 영화를 하고 나서는 단 한 분이라도 더 볼 수 있게 만들어드리고 싶은 심정"이라며 "예산이나 홍보 여건이 좋지 않다. 옹색하고 초라한데 관객에 이런 말을 드렸다. '이 영화를 보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약간의 수고만 해주시면 새로운 형식의 새로운 감동을 주는 잊을 수 없는 영화가 될 거라 자부한다"고 당부했다.

류 감독 역시 "작은 영화가 살아날 수 있는 길이 한국 영화계에서 쉽지 않다"며 "잘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러닝타임 93분. 15세 관람가.

[최정은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권광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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