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번 주 아내가 바람을 핍니다’ 이상엽이 사랑한 ‘준영-권작가-현우’ [인터뷰①]
- 입력 2016. 12.07. 09:25:02
- [시크뉴스 조혜진 기자] “시원섭섭하기도 한데, 아쉬움이 제일 큰 것 같아요. 한 작품이 끝나면 자주 보던 사람들을 못 보게 되잖아요. 이 작품을 같이 한다는 건 한 이야기에 모두가 집중을 하고 있었던 건데, 각자 일상으로 돌아가서 자신의 얘기, 서로 다른 이야기를 한다는 거니까요. 좀 더 잘할 걸, 하는 아쉬움이 있어요. 조금 더 스탭들이랑 친하게 지낼 걸, 좀 더 연기를 잘할 걸, 더 배우들이랑 친하게 지낼 걸. 이미 친하지만 더 친해지고 싶어요. (웃음)”
‘이번 주 아내가 바람을 핍니다’ 이상엽
JTBC 금토드라마 ‘이번 주 아내가 바람을 핍니다’(연출 김석윤, 극본 이남규, 김효신, 이예림)가 지난 3일 종영한 가운데 극중 안준영 역을 맡아 열연한 이상엽을 6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이번 주 아내가 바람을 핍니다’는 ‘불륜’이라는 파격적인 소재를 통해 현실을 냉철하고 사실적으로 그러냈다. 남편이 아내의 불륜을 알게 된 뒤 SNS에서 익명의 사람들과 교감하는 내용을 그린 작품.
이상엽이 연기한 안준영 역은 극중 현우(이선균)의 후배이자 결혼한 아내가 도망가 혼자 살고 있는 싱글남이다. 하지만 주변인들에게 이에 대해 말하지 못해 그저 ‘유부남’으로 살고 있는 인물. 인사치레로 칭찬 좀 들은 것 가지고 자기는 ‘PD 할 얼굴이 아니다’라고 말하는 허세와 자부심이 강한 캐릭터기도 하다.
“준영이는 저랑 되게 비슷하다. 까불기도 하고, 소심하기도 하고, 지질하기도 하고, 집착하기도 한다. 우는 거 빼곤 거의 비슷한 것 같다. 제작발표회에서 준영이가 많이 지질하다고 말했지만, 일부러 지질하게 연기하려고 생각하지는 않았다. 그 상황에 맞게 연기하고 싶었다. 시작할 때는 지질하다고 표현했지만, 막상 끝나고 보니까 참 사랑스러운 캐릭터다, 준영이라는 아이가. 연기하기도 너무 재밌었다”
자신과 비슷한 준영이었고, 시작부터 감독님이 자신에게 캐릭터를 맞춰서 주셨기 때문에 연기하기 즐거웠다는 이상엽이지만 단 하나 힘들었던 건 ‘가볍지 않은 준영의 대시’를 표현하는 것이었다.
“권작가(보아)와 마음을 어느 정도 드러내고 대시를 할 때부터는 감독님이 이게 가벼워보이지도 않으면서 준영을 잃지 않길 원하셨다. 통속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않았으면 하셔서 그 감정선을 잘 타는 것이 어려웠다. 그래도 드라마가 끝나고, 그 장면들이 나오고 보니까 자연스럽게 알게 되더라. 가장 ‘투영(준영, 보영)’스러운 모습을 찾으셨던 것 같다”
권보영 역의 보아는 ‘아시아의 별’이자 아이돌 가수다. 이런 그녀와 호흡을 맞추는 것에 대해 이미 많은 질문 세례를 받았었던 이상엽은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은 딱 한 가지였다고 확실하게 짚었다.
“감독님이 디렉션 자체를 많이 주지 않으셨다. 중요한 장면들만 지도하셨고, 나머지는 다 저희에게 믿고 맡기셨다. 그래서 저와 감독님이 보아에 대해 제일 잘 느꼈을 것 같다. 저 혼자 뭘 잘한다고 완성이 되는 것이 아니라 배우들 간의 호흡이 정말 중요한 작품이었다. 그런 면에서 보아가 잘 리드해 줬고, 중심을 잘 잡아 줬다. 사실 제가 얘기하고 싶었던 건 진짜 잘했고, 멋진 배우였고, 연기하기에도 편하고 좋았다는 거다. 다들 ‘진짜 잘했냐’ ‘어땠냐’고 물어 보시는데, 어려운 캐릭터를 표현하기에 많이 힘들었을 텐데 정말 잘해줬다”
권보영 작가 역의 보아와의 호흡이 좋았던 만큼 ‘깍두기 고백’ 장면이나 ‘포장마차 대시’ ‘시골집 재회’ 등 여러 가지 명장면이 탄생했고, 시청자들 역시 ‘투영 커플’에 대한 사랑과 애정을 보여줬다. 이상엽 스스로는 ‘깍두기 고백’ 장면을 명장면으로 꼽았다.
“‘깍두기 고백’ 장면. 권작가의 대사가 많이 와 닿았다. ‘피곤해’라는 말이 정말 현실적이라고 생각했다. ‘저런 현실적인 대사를 어떻게 저렇게 현실적으로 할까’, 생각했다. 두 사람의 얼굴을 한 번에 보여주기 위해 만든 앵글도 처음 보는 구도라 신기했다. 우리나라 역사상 그런 깍두기 고백 장면이 또 있을까, 싶다”
보아와의 호흡만큼이나 극중 절친한 선후배로 등장하는 현우(이선균)와의 합 또한 중요했다. 이번 드라마로 이선균과 처음 연기를 함께 한 이상엽은 그를 통해 많은 것을 배웠다며 감탄하고 또 감탄했다.
“선균이 형은 늘 고민하고 있다. 도현우와 드라마에 대해 생각하고, 수연 걱정, 준영 걱정, 아라 걱정을 하고 있다. 저에게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면서도 이 작품을 단 한 순간도 놓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더라. 그런 프로다운 모습이 정말 멋있었다. 대기실에서 정말 많은 이야기를 나눴는데, 드라마에 대한 애착이 대단했다. ‘이렇게까지 생각하는구나’라며 감동 받은 순간이었다”
‘이번 주 아내가 바람을 핍니다’는 자칫 자극적일 수 있는 ‘불륜’이라는 주제를 현실적이고 사실적으로 풀어내며 또 하나의 ‘웰 메이드 드라마’가 탄생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상엽은 ‘이번 주 아내가 바람을 핍니다’가 하고자 했던 말로 ‘소통’을 꼽았다.
“전적으로 제 생각이지만, ‘소통’이라고 생각한다. 세 커플에게 모두 필요했던 것 같다. 윤기와 아라도 아라가 먼저 윤기에게 진심으로 얘기를 했으면 싶었다. 물론 원래 바람둥이라 고쳐지지 않았을 수도 있겠지만, 변화의 여지가 있을 수 있으니까. 권보영과 안준영도 마찬가지다. 두 사람이 이전 사람과 헤어진 이유 역시 ‘소통의 부재’ 때문이었고, 두 사람이 이어진 것 역시 ‘소통’이 됐기 때문에 가능했다. 현우와 수연도 마찬가지의 문제고. 그래서 소통이라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고 생각한다”
[조혜진 기자 news@fashionmk.co.kr/사진=이미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