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LOOK] 김윤석 변요한 vs 강동원 이효제, 타임슬립 2인 1역 ‘패션 연결고리’
입력 2016. 12.12. 17:56:09

영화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 '가려진 시간'

[매경닷컴 시크뉴스 한숙인 기자] 영화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가 ‘가려진 시간’에 이어 ‘가을=멜로’라는 공식을 깨고 판타지 멜로라는 생경한 듯 친숙한 장르로 겨울 극장가에 때 아닌 멜로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두 영화는 첫사랑의 영원함을 타임슬립을 매개체로 그려냄으로써 흔하게 묻힐 수 있는 멜로에 긴장감을 부여한다. 특히 막강한 티켓파워를 가진 김윤석과 강동원이 각각 자신의 청년 역의 변요한, 아역의 이효제와 한 사람으로 그려지는 2인 1역 설정이 타임슬림을 더욱 비현실적인 판타지와 긴박감 넘치는 스릴러로 흥미를 더했다.

‘가려진 시간’은 엄태화 감독의 미학적 접근법으로 배우 강동원의 장점을 십분 활용해 판타지 영화로 관객들 뇌리에 강한 인상을 남긴다. 반면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홍지영 감독)는 여성 감독 특유의 서정적 감성 풀이로 멜로에 초점을 맞추는 다른 방식을 취한다.

이처럼 서로 다른 관점으로 판타지 멜로를 풀어가지만 2인 1역을 설명하는 장치로서 패션은 유사한 접근 방식을 취한다.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는 한수현이라는 하나의 캐릭터에 20대 변요한과 50대 김윤석으로 30년의 간극이 존재한다.

따라서 80년대 코드를 대표하는 코듀로이 재킷은 변요한이, 중년 패션의 상징인 셔츠와 타이는 김윤석에게 입혀져 각기 다른 세대를 반영한다. 그러나 습관적으로 입는 데일리룩의 톤을 달리한 데님셔츠와 워시드 컬러의 그레이 티셔츠 등은 동일한 취향으로 30년의 간극을 금세 메운다.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 영화의상을 담당한 채경화 감독은 “한수현은 2, 50대 모두 직업이 의사다. 의사라는 직업적 특성이 갇혀있는 느낌이라고 생각해 클래식에 집중했다”라며 “늘 입던 셔츠를 입는, 과거에 그 옷을 입고 있는 게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다”라며 세월의 흐름 속에 조금씩 달라지기는 했지만 같은 패션 취향을 가진 하나의 인물임을 표현하려 했다는 의도를 설명했다.

‘가려진 시간’은 어른도 아이도 아닌 성민의 특수한 상황을 설명하기 위해 이효제와 강동원이 불과 며칠이라는 짧은 시간 차를 두고 13살과 20대 중반쯤 남성으로 등장하는 다소 복잡한 구조를 띤다.

따라서 후드티 혹은 후드 집업, 군더더기 없는 기본 티셔츠 등 비슷한 아이템과 컬러 역시 브라운 그린 그레이 등을 공유한다.

단 다른 차원의 시간에서 10여년을 훌쩍 넘긴 강동원은 낡고 닳은 질감으로 소재의 차이를 둬 동일한 시대이면서 동시에 전혀 다른 차원을 산 성민이라는 인물을 표현했다.

이처럼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는 데님셔츠로, ‘가려진 시간’은 후드 집업 스웨트셔츠로 각각 김윤석과 변요한, 강동원과 이효제를 하나의 인물로 묶었다.

‘가려진 시간’은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와 2인 1역, 타임슬립 비슷한 장치들이 전제돼있지만, 30년의 시간차를 둔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와 달리 ‘가려진 시간’은 2016년이라는 동일한 시간에서 벌어지는 사건들이라는 점에서 같은 듯 전혀 다른 디테일이 숨어있다.

‘가려진 시간’ 영화의상을 담당한 윤미라 실장은 “성민이 성인이 돼서 처음 수린이 앞에 나타는 장면에서 어린 성민과 동일 인물이라는 생각이 들게끔 하는 장치를 의도적으로 심어주고 싶었다”라며 후드 아이템과 브라운 그린 그레이 등의 컬러를 선택한 이유를 설명했다.

이처럼 두 영화는 판타지 멜로라는 동일한 장르에 2인 1역이라는 캐릭터 설정까지 유사해 의상 설정의 기본 축은 동일하지만, 극이 전개되는 전혀 다른 시간 설정에서 극명한 차이를 드러낸다.

핸드폰 사진함이 아닌 앨범 속 현상된 사진 속 내 모습이 낯설게 느껴지고 왠지 모르게 한쪽 가슴이 아려오는 느낌을 이 두 영화는 판타지 멜로를 매개체로 각기 다른 색체로 풀어냈다.

[한숙인 기자 news@fashionmk.co.kr/ 사진=영화 ‘가려진 시간’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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