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헌 탐구생활, 완벽주의-애드리브-아재개그-일 그리고 일상 [인터뷰②]
입력 2016. 12.13. 22:46:10
[시크뉴스 최정은 기자] “강동원이 술을 길게 마셔서 긴가 봐요.”

배우 이병헌(47)의 ‘아재 개그’에 웃음이 터져 나왔다. 최근 유행하는 ‘아재 개그’를 구사한 그는 “나름 센스 있었다고 생각했다”며 자신의 개그가 아재 개그로 불리는 걸 걱정했다. 앞서 기자회견 등을 통해 자신의 애드리브가 보편성을 잃었다고 걱정한 그는 평소에도 개그를 많이 한다고 밝혔다.

“지금이야 아재 개그가 유행이라지만, 유행이 지나고 나면 구세대 개그 아니냐. 옛날에는 빵빵 터졌는데 최근 아재 개그란 말을 많이 듣는다. 아재 개그가 유행이라 그런가 아니면 내 유머가 나만의 것이 돼버렸나 싶다.”

1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소격동 모처에서 이병헌을 만나 영화 ‘마스터’(감독 조의석, 제작 영화사 집)를 주제로 이야기를 나눴다. ‘마스터’는 건국 이래 최대 규모의 조 단위 사기 사건을 둘러싸고 이를 쫓는 지능범죄수사대·희대의 사기범·그의 브레인의 속고 속이는 추격을 다룬 범죄오락액션 영화다. 이병헌은 희대의 사기범 진현필 역을 맡아 ‘놈놈놈’(2008) 이후 8년 만에 국내 영화에서 악역 캐릭터를 연기했다.

이날 애드리브·아재 개그 등의 이야기가 나온 건 그가 영화를 촬영하며 재치 있는 아이디어를 많이 냈기 때문. 그는 웃음이 터질만한 장면에서 기대를 했고 자신의 개그에 관객이 공감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자신의 애드리브가 보편성을 잃었기 때문이라 여긴다고 했다.

“개인적으로 가장 기대한 장면이 있었는데 시사회 때 내가 본 배급 시사회관에서는 조용하더라. ‘안 통했구나’ 싶었다. 언론시사회를 한 곳에서는 웃음이 나왔다는데 ‘양면테이프’가 웃겼나? 그 단어가 ‘왜 이렇게 정신 못 차리니’하는 느낌인데 난 내가 낸 또 다른 아이디어인 ‘질풍노도’가 더 웃긴 것 같다. 뭔가 한마디 하고 싶었다. 그 캐릭터가 어디로 갈지 모른다. 정신 차리고 우리 편이 되어야한다고 하는데 끝까지 왔다 갔다 한다.”

그에게 ‘완벽주의’로 알려져 있다는 말을 꺼내자 “그렇지 않다”며 촬영단계를 순조롭게 하기 위해 준비 단계에서 부족함을 채우는 것뿐이라 설명했다.

“안 그런데 왜 사람들이 그렇게 아는지 모르겠다. 말로만 아니라고 한다고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다. 조건·상황에 맞는 대로 하고 대신 촬영에 들어가기 전까지 수긍이 안 되거나 아니라 생각하면 반드시 잡고 가야 한다는 생각이다. 이후 상황에 맞춰서 한다. 몇 개월 거쳐 작품이 하나 만들어지는데 ‘촬영하다 되겠지’ 생각하면 찜찜한 느낌으로 촬영하게 돼서 최대한 촬영 직전까지 이야기를 해서 좋게 만들어낸 다음 그걸 토대로 촬영하자고 한다. 촬영할 때 마음을 좋게 하려 전 단계의 부족함을 채우는 것에 집중한다.”

그는 정말 꾸준히 작품활동을 한다. 국내외를 오가며 세계를 무대로 활동하는 그는 ‘소처럼 일한다’는 말이 딱 들어맞을 정도로 열정이다. 그에게 이렇게 일에 집중하는 이유를 물었다.

“정말 체력이 따라준다면 더 하고 싶은 생각도 있다. 지금 아니면 일을 못 한다거나 내년까지 밖에 못한다 하는 상황은 아니다. 예전엔 2년에 한 편을 한 적도 있었다. 그땐 쉬고 싶어 쉰 게 아니다. 이유가 뻔한 것 아니겠나. 시나리오가 그만큼 없거나 내가 마음이 가는 시나리오가 없거나. 그렇기에 계속 안 한 것이고 오는 것이 없고 해서 2년 만에 한 거다. 요즘엔 나도 질문을 많이 받아서 ‘왜 이렇게 쉬지 않고 일하나’하고 이유를 생각해 보니 한국 영화가 질 좋은 영화들이 많다. 예상 못 한 이야기, 그 뒤틀림들을 해외 가보면 극찬한다. 그래서 끊임없이 선택하는구나 싶고 좋은 게 없으면 선택을 안 할 거다.”

일에 집중하는 중에도 그는 시간이 나면 집을 방문하며 가정에 충실하려한다.

“중간에 30분만 남아도 집에 다녀온다. ‘남한산성’은 평창에서 찍는데 거기서 안자고 집에 온다. 그 시간만이라도 좀 같이 있으려 한다. 아내도 아내지만 아이 눈에서 멀어지는 게 싫어서다. 쉴 때 미국에 한 번 갔다 왔다. 어머니도 모시고 가족과 다 같이 갔다. 사실 동네 놀이터에 자주 나가는데 우리 아파트에 놀이터가 없어 옆 동네 아파트로 간다. 거기서 동네 사람들과 친해졌다. 그들도 다 아이들을 데리고 나오고 공통화제가 아이들 얘기니까. 할아버지 할머니도 있지만 대부분 엄마니까 그 안에 섞이지 못하고 있다가 몇 개월인지 몇 살인지 물어보며 자연스럽게 아이 이야기로 친해졌다. 우리 아이는 21개월인데 ‘태권브이’ 노래를 불러줄 때 좋아한다.”

극 중 진회장은 ‘눈치가 부처님’이라고 할 정도로 눈치가 빠른 인물이다. 실제 이병헌의 모습은 어떨까.

“종목에 따라 다른 것 같다. 아무리 사람이 눈치가 빠르다고 해도 모른 것에 빠르진 않은 것 같다. 시나리오에 나오는 어떤 감정을 파악할 땐 나름 잘 관찰한단 느낌이 드는데 때에 따라 ‘저렇게 눈치가 없느냐’는 소리도 듣는다. 다른 사람은 이해하는데 나 혼자 못해서 계속 물어볼 때가 있다. 어떤 때는 나도 아는 척 넘어간다.”

이번 영화의 촬영 현장에서 그는 후배들과 촬영을 했다. 하지만 책임감에 얽매이기보단 연기에 더 집중하며 부담감을 떨쳤다.

“연기를 책임감을 가지고 해서 된다고 한다면 책임감만 잔뜩 느끼면 좋은 연기가 되겠죠. 때로는 책임감이 오히려 부담감이 돼 연기에 방해가 될 때가 있어요. 연기할 땐 오로지 내 감정에 집중하죠. 오히려 책임감에 대해 생각할 땐 굳어져 풀려고 해요.”

[최정은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CJ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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