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스터’ 강동원 “잔인·자극적이었다면 안 했을 것” [인터뷰④]
- 입력 2016. 12.15. 16:37:54
- [시크뉴스 최정은 기자] “건드리려면 엄청 깊이 들어갈 수 있는 영화에요. 더 많은 대중이 봤으면 해서 더 가볍게 터치하며 주제의식을 확실히 드러냈죠. 깊게 들어가고 잔인하고 자극이었으면 안했을 것 같아요. 그게 아니라 좋았고 ‘감시자들’(2013)의 조 감독의 리듬·템포감을 보고 좋을 것 같아 해보고 싶었어요.”
지난 14일 오후 서울 종로구 팔판동의 한 카페에서 배우 강동원(36)을 만났다. 영화 ‘마스터’(감독 조의석, 제작 영화사 집)에서 엘리트 형사 김재명 역을 맡은 그는 희대의 사기범 진 회장을 연기한 이병헌, 타고난 브레인을 자랑하는 박장군을 연기한 김우빈과 호흡을 맞췄다.
그는 ‘마스터’라는 영화가 지닌 특징을 설명하며 그로 인해 영화에 출연하게 됐음을 밝혔다. 아울러 더 깊이 들어가 진중하게 다룰 수 있는 영화임에도 좀 더 가볍고 경쾌하게 다룬 점을 장점으로 꼽았다.
살이 쉽게 찌지 않는 체질인 그는 힘들게 체중을 늘렸지만 필리핀에서의 촬영으로 인해 금방 빠져버렸다.
“‘가려진 시간’때 보다 10kg을 찌웠는데 필리핀 촬영 때 식중독 때문에 탈수가 와서 3kg이 빠졌다. 액션을 해야 해서 빠진 것도 있고. 운동을 다들 많이 해 따라 하다가 빠지기도 했다. 힘든 와중에 저녁내기를 하자고 해서 하고 싶더라. (웃음) 찌울 때는 일단 잘 먹고 운동을 엄청 했다. 그냥 살만 찌워도 안 되고 살이 잘 안 쪄서 근육 량을 계속 늘려 힘들기도 했다. 탈의신이 없어 티가 안 났다.”
약 한 달간의 필리핀 촬영 당시 날씨와 악취가 배우와 스태프를 괴롭혔다. 가장 많은 액션 신을 소화해야 했던 강동원은 국내에서도 사투를 이어갔다.
“필리핀에서 가장 힘들었다. 지하 터널에서 액션 신을 이틀 동안 찍었는데 너무 힘들었다. 필리핀 때보다 더 습했고 사운드 때문에 환풍기를 안 틀어 매연과 습도가 어마어마했다. 가만히 있어도 땀이 줄줄 흘렀는데 액션을 하려니 힘들었다. 그때 ‘사운드 만들 것 아니냐’고 했더니 그때부터 틀더라.” (웃음)
촬영 현장에서의 애드리브는 하지 않는다고 단호히 답한 그는 대신 논리적으로 맞지 않는 부분을 수정하는데 집중한다고 전했다.
“(애드리브를 할 때는) 없다. 논리적으로 안 맞는 부분을 수정할 땐 있다. 예를 들어 신 바이 신으로 수정하다보면 전체 흐름에서 구멍이 날 때가 있다. 메인 캐릭터마저 따라갈 때가 있는데 메인캐릭터가 왜 여기 있지 할 때가 있다. 자주 벌어지는 일인데, 객관적으로 봐줄 사람이 없다. 현장에선 모두 주관적이다. 특히 시나리오를 엄청 많이 읽은 사람은 거기서 객관적이기 쉽지 않다. 완벽주의는 아니다. 관객이 재미있어야하기에 놓친 게 있으면 얘기해야한다고 생각한다. 앞부분을 하나도 못 찍고 필리핀에 갔는데 촬영 전부터 계속 이야기했던 구멍이 있던 지점에 문제가 생겼다. 자칫 잘못하다가 흐름이 끊길까봐 놓친 부분은 심각하게 회의했다.”
이번 영화에서 가장 악인 같은 인물을 꼽아달라는 말에 그는 ‘다 나쁜 놈’이라며 웃었다.
“다 나쁜 놈들이다. 진 회장이 살인교사도 하고 가장 나쁜 놈인데 그 위에 또 나쁜 놈이 있을 거다. 그들은 살인 지시는 안했기에 따지기 애매한데 어쨌든 사람을 죽인 캐릭터가 가장 나쁜 것 같다.”
모범적인 경찰로 변신한 그는 이번 영화를 찍고 캐릭터 선을 잘 잡았던 것에 스스로에게 점수를 줬다고. 동시에 큰 특징 없이 모범적인 경찰이라는 단편적인 캐릭터로 규모가 큰 영화를 끌어가면서 부담감을 느껴 쉽지만은 않았다.
“(촬영) 하면서 느꼈던 것 중 캐릭터 선을 잘 잡았단 생각을 계속 했다. 일관성이 있으니까. 사실 그렇게 큰 영화를 끌고 간 적이 없어 캐릭터에 대한 부담감이 조금 있었다. 단편적 캐릭터로 처음부터 끌고 가야하니 관객이 이입을 해야 하는데 자칫 잘못하면 심심할 수도 있어 이것저것 생각도 하고 계산도 해서 머리가 많이 아팠다. (연기에 있어서) 좋았던 부분도 있었고 숙제도 많이 갖고 갔었고 좋았던 지점은 전혀 새로운 연기를 했다고 생각해서 기존에 해왔던 것과 달라 만족한다. 아예 호흡 리듬 다 바꿨다. 아쉬운 점은 계획하고 디자인한 것에 비해 몸이 잘 안 따라왔다는 거다. 보완해야 할 점이다.”
꾸준히 작품 활동을 이어가는 그는 앞서 일을 즐긴다고 밝힌 바 있다. 바쁜 스케줄 속에서 열심히 작품 활동을 하면서도 일상의 여유를 즐기는 등 완급조절을 해가며 스스로를 잘 컨트롤하는 모습이다.
“쉬니까 다른 일이 많더라. 차라리 영화를 찍으며 지방에 머물러있는 게 더 쉬는 듯한 느낌이다. 서울에 있으면 만나자는 사람이 많고 서울에 있는걸 아니까 안 만날 수 없다. 지방에 촬영 가있으면 포기하니까. 가끔 찾아오기도 하지만.” (웃음)
늘 작품 선택에 있어 도전하는 모습을 보인 그는 이번 영화를 통해 생애 첫 형사 역할에 도전해 또 다른 캐릭터로 관객을 찾았다.
“캐릭터보다 시나리오전체를 보고 그 안에서 캐릭터가 뭐가 도움이 될지를 본다. 그러다보니 좀 새로운 영화도 하게 되는 것 같다. 특별히 큰 의미를 두지도 않고 재미있어서 하는 건데 ‘이런 장르를 개척할거야’하는 그런 건 없다.” (웃음)
연기 활동을 즐기는 그지만 작품을 위한 홍보로 인해 많은 일정을 소화하는 것에 대해선 확실한 소신을 밝혔다.
“그렇게 스트레스는 안 받는다. 일할 때 촬영할 때 스트레스가 일단 없으니까 촬영 할 때 항상 즐겁다. 홍보할 땐 너무 힘들다. 너무 많이 부딪힌다. 올해 세 작품을 개봉했는데 1년의 반을 홍보만 해서 힘들었다. 다른 쪽에선 한다고 하면 우리는 또 안할 수 없는 거니까. (홍보 효과에 대해선) 장단점이 있다고 본다. 조심스럽긴 하지만 사실 한국 영화의 예산이 적어 배우 의존도가 크다. 배우로서 배우 커리어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아니다. 배우가 영화 세일즈를 하는 게 한국 영화 시장에 맞춰 하는 거겠지만 조금 무리가 있다 생각한다.”
마찬가지로 앞서 말한 해외진출 계획에 대해서도 배우로서 해외시장 진출을 이뤄 한국 영화의 발전으로 이어졌으면 하는 바람을 드러냈다. 해외에서 접한 시설에 대해서도 부러움을 감추지 않았다.
“데뷔 때부터 항상 염두에 뒀다. 오디션이 들어와 준비해 테이프를 넘기거나 가서 대충 대화는 되는 상태라 늘 오픈마인드다. 할리우드에 진출한 병헌 선배도 있지만 배우가 먼저 진출해야 한국영화도 갈 수 있다 생각한다. 같이 가서 더 시장을 확대시켜야 하지 않나 한다. 지금 현장이 힘들고 열악하긴 하다. 다른 나라를 가 봐도 한국 현장이 유난히 열악하다는 생각이 드는데 중국 현장의 경우 제작비가 훨씬 많다보니 엄청나게 좋다. 일본만 해도 스튜디오가 정말 좋더라.”
촬영 현장에서 시간이 날 때 배우들은 함께 술자리를 하며 회포를 푼다. 강동원 역시 그런 자리를 즐기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술을 잘 못 마셔요. 촬영 끝나고 모여 위스키 한 두 잔 하고 자면 스트레스가 풀렸죠. 그냥 방에 가면 허해요. 와인을 가장 좋아해요. 위스키도 좋아하고 별로 안 가려요. 소주는 몸에서 좀 안 받긴 하는데 받고 안 받는 게 있어요. 술 때문에 병원에 몇 번 실려 갔는데 특정 종류는 안 받더라고요. 위경련으로 실려 갔는데 두 번째까지는 아리송했어요. 세 번째 실려 가서는 ‘아니구나’ 했죠. (웃음)”
[최정은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CJ엔터테인먼트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