래퍼‧프로듀서들의 힙합 뒷담화 [2016 인터뷰 말말말②]
입력 2016. 12.16. 16:03:27
[시크뉴스 이상지 기자] 2016년 대한민국 힙합은 뜨거운 불길 속에 있다. 힙합 장르는 더이상 언더그라운드가 아닌, 미디어를 장악하는 대세로 자리 잡은지 오래다.

한국 힙합의 극적인 발전과 함께 그에 따른 부작용이 속출한 한 해였다. 과거 흑인 힙합에서 보여지던 돈, 여자, 차 자랑이 전부인줄 착각하는 신인 래퍼들이 많아지고 있다. 이를 대중이 무분별하게 받아들일 경우 자랑하는 행위를 힙합의 본질로 착각하게 만들 수 있는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다는 것이 힙합에 몸담고 있는 사람들과 가요계 전반의 시각이다.

또한 힙합정신이라는 말이 너무나도 올드해진 시점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힙합 및 가요계는 이제는 힙합이라는 아이템을 가지고 새로운 콘텐츠를 기획하는 매력적인 뮤직비즈니스를 제안할 때라는 것. 아이돌 시장이 그러했듯이 국내를 넘어 K-힙합이 그려갈 새로운 청사진 구상의 절실함을 피력하고 있다.

이를 위한 구체적인 실행 방안 및 방향성에 대한 래퍼들과 프로듀서들의 생각은 각기 달랐다. 부정적인 시각과 긍정적인 방향성이 교차한 가운데 그들은 한국 힙합이 걸 새로운 희망에 대해 일관되게 ‘독창성’을 강조했다.

◆ 래퍼 고유의 색, 뮤지션과 연예인 사이

힙합의 대중화가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는 만큼 진짜 뮤지선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일 필요가 있다. 래퍼 겸 프로듀서 레드락은 “힙합이 아무리 유행이 되었다고 해도 아티스트와 대중이 입장은 다르다. 힙합이라는 장르가 다양한 대중이 접근하기는 했지만 개성이 강한 음악을 받아들이기 힘들어 한다. 그 와중에 래퍼들은 자신만의 색깔을 계속해서 찾아갈 거다. 진짜 아티스트가 힙합을 보여줄 때가 됐다”고 말했다.

래퍼 킬라그램 역시 “LA 힙합과는 좀 다르게 한국 힙합은 실력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다. 랩 자체를 잘하는 게 한국에서는 굉장히 중요하다. 내가 인기를 얻을 수 있는 걸 보니까 유니크한 것에도 관심을 가져준다는 생각이 든다. 점점 개성 있는 목소리를 대중이 원하고 있는 듯하다”고 전했다.

◆ 프로듀서들의 과제, 카피 아닌 고유색 찾기

앞으로 한국 힙합 음악에 기대를 걸 수 있는 음악성은 어떨까. ‘K-POP’ 차트를 넘어 빌보드를 강타할 수 있는 ‘K-힙합’이 출연할지는 미지수다. 아직까지 외국의 힙합을 카피하는 수준에 머물러있다는 게 교포출신 프로듀서들의 공통된 견해이기 때문이다.

LA 출신 사이커델릭 레코즈의 커크 김 대표는 “앞으로 한국만의 고유한 콘텐츠를 만들고 싶다. 미국 친구들이 하는 음악을 카피하는 게 아닌, 오리지널 한국 힙합을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원샷 이엔티의 한케빈 대표는 “우리나라에서도 점차적으로 흑인 문화를 받아들이는 추세다. 특히 10대들이 열광하고 있는데 사실 진짜 흑인의 이야기는 우리나라 사람들 정서로는 받아들이기 힘들다. 지금처럼 앞으로도 보컬이 들어간 랩이 꾸준히 사랑받을 전망”이라며 한국형 힙합에 대한 전망을 내놨다.

한국의 인디 레이블도 대중성과 예술성 사이에서 고민하고 있었다. 필굿뮤직 관계자는 “우리 소속사의 가수들은 힙합 트렌드에 크게 연연하지 않는다. 앞으로도 아티스트 고유의 색깔을 구축하려고 노력할 것"이라며 앞으로의 레이블의 방향성에 대해 귀띔했다.

이들의 말처럼 힙합이 대세로 자리 잡은 이 시점에서 래퍼들이 새로운 예술성을 획득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이상지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권광일 기자, 원샷이엔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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