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 채서진 “또래에 비해 차분한 면, 연아 역 캐스팅에 큰 도움” [인터뷰①]
- 입력 2016. 12.19. 17:04:44
- [시크뉴스 최정은 기자] 데뷔 2년 차 배우 채서진(23·본명 김고운). 빼어난 미모로 어린 시절 이미 포털사이트 검색어에 오르고 사진이 공개되기도 한 그녀는 어느새 20대 초반 대학생이다.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 ‘커튼콜’ ‘긍정이 체질’까지, 올해 그녀가 출연한 영화만 2편에다 웹드라마가 1편. ‘충무로 기대주’라 불리는 그녀는 서구적인 마스크에 차분한 모습으로 나이에 비해 진중하고 성숙한 이미지를 풍긴다.
19일 오후 서울 종로구 팔판동 모처에서 채서진을 만나 영화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감독 홍지영, 제작 수필름)를 주제로 이야기를 나눴다.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는 과거로 돌아갈 수 있는 10개의 알약을 얻게 된 남자가 30년 전의 자신과 만나 평생 후회하고 있던 과거의 한 사건을 바꾸려 하는 이야기를 다룬 판타지 드라마. 기욤 뮈소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1000대 1의 경쟁률을 뚫은 채서진은 과거의 수현의 연인이자 현재의 수현이 만나고 싶어 하는 여인 연아를 연기했다.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의 오디션이 열린다는 소식을 들은 회사에서 오디션을 보자고 했다. 우선 (원작인)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가 내가 고등학교 때 접한 소설이었다. (소설을) 다시 읽어 보고 시나리오를 읽었는데 정말 술술 읽혔다. 시나리오가 정말 재미있더라. 홍 감독님을 내가 ‘부산국제영화제’ 때 ‘초인’이란 영화로 갔을 때 처음 뵀다. 좋게 봐주셔서 기억에 남았다. 이번 영화의 감독님이 홍 감독님이란 얘기를 듣고 더 좋았다. ‘부산국제영화제’ 때 ‘영화 너무 잘봤다’며 ‘20대 여배우의 주요한 축이 될 것 같다’는 얘길 해주셨는데 시작하는 입장이라 그 한 마디에 정말 힘이 많이 돼 감사했고 기억에 남았다. ‘기억하실까’하며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오디션을 보러 갔는데 기억해주시더라. ‘초인’에서 여고생으로 나오는데 그때 맨 처음 보시고 이번 영화 오디션을 본 뒤 연아가 27살이고 (내가) 너무 어려 어울릴까 하는데 얘기해보니 조금 생각이 바뀌신 듯하더라. 또래에 비해 차분하고 느리고 진중한 면을 좋게 봐주셨다.”
극 중 연아는 원작 소설에서 일리나라는 인물이다. 소설을 영화화하는 과정에서 이름이 바뀐 것 외에도 그녀의 주변 환경이나 상황에 조금씩 변화를 줬다. 기욤 뮈소의 소설을 좋아한다는 그녀에게 이번 영화와 소설의 차이, 연아를 연기하며 차이를 둔 점 등을 물었다.
“일부러 차이를 두려 한 건 아니다. 감독과 연아란 캐릭터에 관해 이야기를 많이 나눴다. 제인 구달이라는 분을 연아의 모티브로 했다더라. 평생 침팬지를 연구한 분인데 나중에 침팬지의 통념을 깨고 사회운동으로 확장했다. 연아도 돌고래 조련사지만 돌고래를 동물 이상으로 대하고 사고 후 동물학회에서 일하는 등 삶의 그래프가 비슷하다. 소설에선 수의사지만 영화에선 여성 최초 돌고래 조련사다. 뭔가를 최초로 한단 건 용기가 따르는 것 같아 능동적인 캐릭터로 만들고 싶었다. 그래서 감독님이 그렇게 직업을 바꿨다. 소설에선 일리나가 자살을 하잖나. 영화에선 그 부분의 설정을 바꾼 게 좋았다. 자기만의 길을 꿋꿋이 가면서 부드러움으로 수현을 포용하는 모습이 연아의 성격과 잘 맞다. (영화에서) 연아 캐릭터를 좀 더 능동적이고 주체적으로 그린 게 좋았다. 차이라면 우선 배경이 한국판으로 바뀌어 거기 나오는 팝송이 김현식의 노래로 바뀌고 그런 소소한 게 재미있더라. 한국의 정서로 잘 바꾸신 것 같았다. 85년도의 그 분위기와 현재가 왔다 갔다 한 게 오히려 더 가깝게 느껴지고 더 좋았다. 엄마 사진첩을 뒤지며 그 감성을 익히려 했다.”
이번 영화를 통해 첫 상업영화에 도전한 그녀는 긴장과 부담을 피할 수 없었다. 그녀는 연아를 연기한 자신에게 어느 정도의 점수를 줄까.
“너무 부족하다. 30~40점? 20점 주고 싶은데 그래도 첫 상업영화라 그동안 고생하고 노력을 많이 했으니 ‘앞으로 더 잘할 수 있을 거야’하는 응원점수로 40점 주고 싶다. 연아 캐릭터가 이해 안 가는 지점은 없었다. 충분히 감독님과 얘기를 나눴고 캐릭터에서 보단 첫 상업 영화 주인공을 하고 있고 분량은 적지만 수현이 시간여행을 하는 모티브가 되는 것이기에 7년 동안의 연인으로서 사랑스럽고 관계가 예뻐 보여야 했다. 그래야 수현이 30년 후 그녀를 못 있고 돌아오는 게 설득력이 있을 것 같아 부담감이 있었다. 첫 상업영화라 책임감 긴장감 그런 게 조금 컸다.”
김윤석 변요한과 현장에서 함께 한 그녀는 두 선배의 연기를 직접 보며 프로페셔널한 모습에 에너지를 받았다고.
“현장에 와서 윤석 선배와 요한 오빠가 연기하는 걸 보는 것만으로도 많은 에너지를 받았다. 긴장돼 있다가도 두 분이 부딪히는 에너지를 봤다. 어마어마한 에너지로 프로다운 모습을 보여주시니 항상 단련됐다.”
김윤석의 경우 전작을 통해 강렬한 이미지를 보여준 바 있어 어려울 법하다. 그런 대선배를 직접 만나기 전 긴장과 걱정이 있지 않았을까.
“당연히 있었다. 윤석 선배의 작품을 다 챙겨봤다. 무게감 있는 작품을 항상 해 오셔서 긴장을 많이 했는데 현장에서 정말 친절하고 다정하셨다. 윤석 선배가 나오는 장면이 아니어도 모든 장면에 애정을 갖고 지켜봐 주시고 내게도 일상적인 얘기들, 질문을 많이 해 주셨다. 이야기의 절반이 딸 이야기였다. ‘딸바보’ 같은 모습을 갖고 있다. 작품 속에서 멋있는 배우이자 대선배님이지만 딸이야기를 할 땐 딸을 정말 사랑하는 아빠의 모습이다. 그런 모습을 보며 나도 윤석 선배 덕분에 오히려 긴장을 풀었다.”
변요한과는 다소 진한 러브신이 있었다. 영화에 꼭 필요한 신이었고 아름답게 표현해야 했기에 부담이 있었을 터.
“부담이 안 된다면 거짓말이다. 요한 오빠에 대해, 수현이에 대해서도 믿음이 있었던 것 같다. 러브신이라 해서 크게 특별히 생각지 않았던 게, 연기의 연장 선상이었고 요한 오빠가 잘 이끌어줬다. 그 전 촬영에 이미 있었고 컷 들어가면 요한 오빠가 수현으로서 하는 행동들이 나도 편하고 내가 연아로서 하는 행동도 요한 오빠가 잘 받아줬다. 이미 어느 정도 마음의 준비가 됐던 것 같다. NG 없이 갔다. 카메라 구도상 바뀐 게 있어 다시 찍긴 했어도 연기로 인한 NG는 없었다.”
이제 막 본격적으로 날개를 펼치는 그녀는 장차 어떤 배우가 되고자 하는 꿈을 꿀까.
“계속 기대되고 보고 싶은 배우였으면 좋겠어요. 전무송 선생님이 ‘좋은 배우가 되는 건 좋은 사람이 되는 것과 같다’고 얘기해 주셨어요. 그것과 정말 일치되는 삶을 살고 계시고요. 제가 발전하고 보는 눈이 넓어지고 커지면 제 연기도 그만큼 발전하리라 생각해요. 앞으로 제가 더 크고 좋은 사람이 됐으면 해요.”
[최정은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이미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