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 채서진 탐구생활, 한예종-연기 그리고 언니 김옥빈 [인터뷰②]
- 입력 2016. 12.19. 17:58:32
- [시크뉴스 최정은 기자] 데뷔 2년 차 배우 채서진(23·본명 김고운). 그녀는 지난 2006년 언니인 김옥빈의 드라마 '오버 더 레인보우' 촬영장에 놀러 갔다가 대사 없는 이미지 컷인 회상장면에 얼굴을 비친바 있다. 그로부터 8년 후 그녀는 영화 '두근두근 내 인생'(2014)을 통해 배우로 정식 데뷔했다.
19일 오후 서울 종로구 팔판동 모처에서 채서진을 만나 영화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감독 홍지영, 제작 수필름)를 주제로 이야기를 나눴다.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는 과거로 돌아갈 수 있는 10개의 알약을 얻게 된 남자가 30년 전의 자신과 만나 평생 후회하고 있던 과거의 한 사건을 바꾸려 하는 이야기를 다룬 판타지 드라마. 기욤 뮈소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1000대 1의 경쟁률을 뚫은 채서진은 과거의 수현의 연인이자 현재의 수현이 만나고 싶어 하는 여인 연아를 연기했다.
그녀의 본명은 김고운. 그녀가 본명이 아닌 가명을 택한 이유를 물었다.
“활동하면서 조금 예쁜 활동명을 갖고 싶었고 큰 언니와의 분리가 어느 정도 필요하다 싶기도 했다. 어려서부터 동생으로 검색어에 올라 수식어가 많이 따라다녔다. 김고운이란 이름으로 활동했어도 상관없었을 것 같다. 그런데 연예계 들어서며 이름을 갖고 싶었다.”
어린 시절부터 ‘김옥빈 동생’으로 잘 알려진 그녀. 배우로 데뷔한 뒤 이 같은 꼬리표가 부담으로 작용하진 않을까.
“떼고 싶다고 하면 (표현이) 너무 자극적이다. 활동한 지 얼마 안 돼 질릴 정도는 아니다. 떼고 싶다기 보단 언니와 생긴건 많이 닮았지만 이미지가 많이 다르다고 얘기해줬다. 신기하다. 언니가 조금 카리스마 있고 보이쉬한 매력이 있는데 난 조금 여성스럽다고 하더라. 내 입으로 말하기 좀 그런데 (웃음) 좋게 말하면 청순하다. 언니와 상반된 이미지다.”
그녀는 서울공연예술고등학교를 졸업해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기과에 재학 중이다. 그녀가 배우의 꿈을 꾼 건 언제부터일까.
“확실히 배우가 돼야겠다고 마음먹었던 건 대학에 들어온 직후다. 고3 때 다들 진로를 결정하잖나. 나도 실력에 맞춰 우선 들어가자 해서 지원했고 운이 좋아 한예종에 들어갔다. (연기를) 배우는 데 정말 재미있더라. 한 장면에 대해 심도있게 분석하고 파트너와 맞춰보고 약간 다투기도 하면서 한 장면을 만들기 위해 그렇게 심도 깊게 하는 게 그렇게 할 기회가 다시 없을 것 같다. 학교 다닐 때 파트너와 그렇게 하며 짜릿함을 느꼈다. 단편 영화도 많이 찍었는데 재미있었다. 서로 다른 사람이 모여 하나의 목표를 위해 다 같이 한다는 게, 완성되면 다 같이 상영하며 보고 그런 과정이 정말 재미있었다. 단편영화도 현장이 다 달라 여기저기 배우는 게 달랐다. 그 시간이 내게 많이 밑거름이 된 것 같다.”
즐거운 학교생활을 하다 활동을 위해 잠시 학교를 쉬고 있다는 그녀에게 그녀와 마찬가지로 데뷔를 한 동기가 있는지 물었다.
“학교에서 외부활동 인정이 안 된다. (외부활동은) 좋지만 학점은 알아서 채우라고 해서 휴학을 했다. 동기들이 ‘처음 스타트를 잘 끊어줘 고맙고 열심히 해 달라’ ‘차차 올라오겠다’며 응원해 준다. ‘초인’이란 영화가 다 학교 사람들과 한 건데 나도 장편영화는 처음이었고 연출 등도 다들 처음이었다. 정말 패기로만 뭉쳐서 했다. 그때 상대 배우였던 오빠가 ‘질투의 화신’에서 치열 역을 맡은 김정현이다. 서로 개봉 뒤 각자 좋게 가고 있어 좋더라. 볼 때마다 응원하게 되고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의 vip 시사회에 초대했는데 촬영이 있어 못 온다더라. 그런데 촬영이 있어 못 온다는 그것도 좋더라. 한예종 선후배가 다 끈끈한 게 있다. 커리큘럼이 워낙 힘들고 그래서 그런지 끈끈하다.”
학교에서 동기들과 함께 하나의 목표를 갖고 만들어가는 게 좋았다는 그녀의 말에 최근 개봉한 영화 ‘커튼콜’에 출연한 그녀의 모습이 떠올랐다.
“‘커튼콜’은 정말 행복한 촬영 현장이었다. 예산이 조금 적고 그러다 보니 다들 도시락을 먹으며 빠른 시간 안에 찍어내야 했다. 촬영 전 연습실을 하나 빌려 정말 연극무대를 하는 것처럼 연습했다. 이런 경험을 언제 하겠나 싶었다. 연극과 영화를 동시에 하는 경험이었다. 다들 대학로에서 연기 경험이 있는 선배다 보니 막내로서 도움과 사랑을 많이 받았다.”
언니 김옥빈과는 같은 직업을 가진 만큼, 연기에 관한 이야기도 많이 나눈다. 함께 출연하고 싶은 작품에 관해 물으니 영화에서도 자매로 출연하고 싶다고.
“워낙 연기 얘기를 많이 나눈다. 대화 자체를 많이 하는 편이다. 같은 일을 하다 보니 연기 이야기로 빠질 수밖에 없다. 같은 작품에 출연하고 싶다는 생각은 한 번도 안 해봤다. 요즘 그런 질문을 많이 해줘 생각을 해봤는데 ‘로스트 인 더스트’라고 서부 도둑들 이야기인데 정말 재미있다. 캐릭터 하나하나가 재미있고 형제 이야기다. 한다면 그렇게 나올듯하다. 자매로.”
차분하고 진중한 느낌의 그녀에게 실제 성격에 관해 물었다. 가녀린 외모의 소유자인 그녀는 의외로 운동을 즐기는 활동적인 성향을 지녔다.
“말투가 아무래도 차분하고 느리고 그러다 보니 여성스럽다는 말을 많이 듣는 것 같은데 은근 활동적인 걸 좋아하고 덤벙댄다. 땀내는 걸 좋아한다. 등산을 좋아한다. 클라이밍을 가끔 하고 여름엔 수상스키 수영 등을 즐긴다.”
앞으로 도전하고 싶은 역할로는 사극과 로맨틱 코미디를 꼽았다. 땀 흘리는 걸 좋아한다는 그녀는 액션에 있어서도 적극적으로 관심을 보였다.
“사극도 찍고 싶고 살아보지 않은 시대, 그런 시대를 공부하며 역할을 하면 좋을 것 같다. 워낙 사극을 좋아한다. 로맨틱 코미디도 하고 싶고 다 하고 싶다. 사극 폐인들만 아는 ‘명성황후’‘태왕사신기’ ‘다모’ 등을 인상 깊게 봤다. 액션도 배우진 않았지만 어려서 합기도를 1년 배웠고 (웃음) 우리 집안이 체력이 좋다. 초등학교 때 육상부에서 달리기를 했다. 맡겨만 주신다면 정말 즐겁게 배울 수 있을 것 같다.”
‘가려진 시간’의 신은수, ‘판도라’의 김주현 등과 함께 총무로 기대주로 꼽히는 것에 관해 이야기하자 그녀는 단지 작품을 통해 캐릭터를 잘 보여주고자 하는 마음을 드러냈다.
“관심을 가져 주시는 건 좋지만 그런 수식어가 아무래도 부담스러워요. 연연하지 않으려 해요. 그냥 영화로써, 연아로서 잘했으면 해요. 연아로서 예뻐 보이고 수현과 케미가 잘 맞았으면 하죠.”
[최정은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이미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