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드·탄핵, 정치 문제에 휘둘린 패션계 수난사 [2016 패션 핫이슈①]
- 입력 2016. 12.20. 15:41:28
- [매경닷컴 시크뉴스 한숙인 기자] 97년 외환위기가 시작된 이래 경기 불황은 20여 년 간 지루하게 이어져왔지만, 올해는 유독 ‘불황’이라는 단어의 함의를 절감케 했다.
2월 10일 개성공단 폐쇄, 7월 8일 종말고고도지역방어체계 사드(THAAD) 배치 결정 등 굵직한 정치·군사적 문제가 불거진 데 이어 대통령 탄핵 가결까지 국내 정치 상황마저 최악으로 치달으면서 내수시장은 물론 차이나드림까지 무너져 내렸다.
이처럼 국내외적으로 불안한 시국으로 2016년은 패션계 불황 20년사의 최대 고비로 기록될 운명에 처했다. 2016년을 마감하는 현 시점에서 가장 심각한 문제는 올해 불거진 상황과 그에 따른 패션계 전반의 악재가 내년도에 얼마나 더 확산 및 확대될지 예측치를 내놓는 것조차 두렵다는 것이다.
◆ 자본주의 누른 이데올로기
2017년을 핏빛 전망을 불러일으킨 2016년 위기의 키워드는 자본주의를 잠식한 정치 이데올로기다.
중국과 미국이 팽팽한 긴장을 형성한 가운데 결정된 한국 내 사드 배치는 그동안 한국 소비시장을 떠받쳐온 중국 특수를 일시에 몰아내는 듯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엔터테인먼트 업계는 중국시장을 겨냥해 기획된 드라마의 중국내 방영이 불투명해지면서 직격탄을 맞았다. 이는 드라마의 개별 분야 문제로 끝나지 않고 이에 따른 패션 뷰티의 부가가치를 창출을 차단함으로써 제작 및 제품 협찬 기업들을 혼란에 빠뜨렸다.
이 같은 간접 영향뿐 아니라 중국내 진출 기업들의 운신 폭을 좁힌 것은 물론 중국 진출을 모색 중이던 업체의 경우 사업계획 자체가 무산되는 등 극단적인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 또한 한국을 찾는 관광객 역시 눈에 띄게 감소해 백화점 및 쇼핑가가 중국인 관광객으로 북적거리는 모습을 찾아볼 수 없게 됐다.
사드 배치 후폭풍에 비하면 북한 개성공단 폐쇄 여파는 견딜만한 수준으로 받아들여질 정도다.
개성공단 입주 기업에게는 기억하고 싶은 한해로 남게 됐지만, 몇 차례 이어진 폐쇄 협박으로 생산 소싱처로서 개성은 이미 신뢰기 무너진 상태라는 시각이 지배적이었다. 그럼에도 신원 인디에프 좋은사람들 등 비교적 생산 규모가 컸던 업체들의 타격은 피할 수 없게 됐다
◆ 탄핵 후폭풍 소비 마비
전무후무한 정치 스캔들 최순실 게이트가 터지고 곧이어 대통령 탄핵으로 이어지는 등 정치 파국은 소비시장에 씻지 못할 상처를 남겼다.
대학생을 비롯한 각계각층의 시국선언과 주말마다 장사진을 이루는 촛불 집회 행렬은 멍들어가는 한국 사회를 되살리려는 국민의 염원을 드러냈다.
정치적 군사적 이유든 그동안 오래 축적된 취약한 경제 구조 든 올해는 이런 모든 요소가 촛불 집회와 함께 일시에 폭발해 자본주의의 에너지원인 소비를 위축하고, 경제 성장률이 하향조정을 이어가다 결국 역 신장 예측까지 나오는 등 초유의 사태를 맞았다.
강북 로드 상권의 부흥을 주도한 삼청동은 끝없이 오르는 부동산 가치 대비 한정된 수요와 청와대 인근이라는 지리적 위치로 인해 촛불집회가 진행되는 주말마다 유입 경로가 차단되면서 쇠락으로 완전히 방향을 잡은 듯한 모양새다.
최근 삼청동 중심 거리에 자리 잡은 까페나 상점들이 문을 닫는 등 위축의 징후를 보이고 있다. 삼청동의 이 같은 변화는 로드상권 몰락으로 이어지는 수순일 수 있다는 시각에서 심각성이 제기되고 있다.
현재 신사동 가로수길이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고는 하나, 이미 자본의 논리로 움직이는 대기업 패션계열사 혹은 프렌차이즈 등이 대부분을 장악하면서 트렌드 발신지로서 역할은 이미 퇴색된 지 오래다.
따라서 올해를 기점으로 로드샵은 소비시장에서 이미 기능을 잃었다는 극단적인 견해도 제기되고 있다.
[한숙인 기자 news@fashionmk.co.kr/ 사진=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