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교사’ 파격적 외피로 둘러싼 인간의 감정 [종합]
입력 2016. 12.21. 16:18:59
[시크뉴스 최정은 기자] 영화 ‘여교사’(감독 김태용, 제작 외유내강)가 다음 달 5일 개봉된다.

‘여교사’의 언론시사회가 김태용 감독, 김하늘 유인영 이원근 등이 참석한 가운데 서울 성동구 CGV왕십리에서 21일 오후 2시에 열렸다.

‘여교사’는 계약직 여교사 효주(김하늘)가 정교사 자리를 치고 들어온 이사장 딸 혜영(유인영)과 자신이 눈 여겨 보던 남학생 재하(이원근)의 관계를 알게 되고, 이길 수 있는 패를 쥐었다는 생각에 다 가진 혜영에게서 단 하나를 뺏으려 하며 벌어지는 일을 그린다. 표면적으로 삼각관계를 보여주지만 그 안에 담긴 여성의 심리를 다룬다.

단편영화 ‘얼어붙은 땅’(2010)으로 국내 최연소 칸 영화제에 입성해 장편 데뷔작 ‘거인’(2014)으로 제36회 청룡영화상 신인감독상·제 35회 한국영화평론가협회 신인감독상을 수상한 김태용 감독이 연출하고 ‘베테랑’(2015) ‘베를린’(2012)의 외유내강이 제작, ‘사도’(2014) ‘히말라야’(2015) ‘내 아내의 모든 것’(2012) 등의 제작진이 참여했다.

김하늘은 여교사 효주 역을 맡았다. 효주를 뒤흔들 후배 여교사와 무용 특기생 남제자 재하를 각각 유인영 이원근이 연기했다.

이날 김 감독은 "두 번째 영화 개봉인데 첫 영화보다 떨린다"며 "이 영화를 준비하며 많은 스태프와 배우가 고생했다. 이 영화를 위해 용기낸 배우들에게 고맙다"고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그는 "생존을 위해 뭔가를 포기해야하는 사람들에게 관심이 많다"며 "생존을 위해 자존감을 포기한 여자의 이야기를 표현하고 싶었다. 사람들의 열등감이 어디까지 갈 수 있나를 표현하고 싶었다. 맑은 국민 여교사 이미지의 김하늘의 새로운 모습을 보고싶었던 것도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계급 문제란 건 뉴스나 매체에서 많이 볼 수 있다"며 "큰 정치판 뿐 아니라 일상에도 계급 문제가 존재하고, 계급 문제에 대응하는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고 전했다.

영화가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을 받은 것에 대해서는 "영화를 출발할 때 예상하고 시작해 당연하게 받아들였다"고 짧게 말했다.

그는 영화의 감정 신에서 식사하는 행위가 등장하는 이유를 묻는 질문에 "밥 먹는 행위에서 가장 인간적인 감정이 나온다고 생각한다"며 "전작 ‘거인’에서는 식사가 밥 먹으며 한 템포 쉬고가는 위안의 장치였다면 이 영화에선 밥 먹는 순간에도 긴장을 놓지 못하는 직장인의 모습을 드러내고 싶었다"고 전했다.

열등감을 깊이 표현한 것에 대해선 "내가 본 열등감을 느끼게 하는 사람들이 아쉬울 게 없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며 "그 친구에게 딱 하나 빼앗아 만족을 느끼는게 뭘까를 많이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효주가 영화의 마지막에 자존감이 무너진 상태에서 관계를 갖는 것에 대한 의도를 묻는 질문에 그는 "인간이란 게 얼마나 나약한가를 생각했다"며 "정신이 돌아오며 회한의 감정이라 생각했다. 체육관에서 목격한 뒤 효주는 자신도 모르는 삶을 살았고 그걸 떠올리며 그 감정을 느낀 얼굴을 클로즈업 했다"고 말했다.

이원근을 섹슈얼한 소년으로 표현한 것 아니냐는 의견에 그는 "소년도 남자도 아닌것이 몸도 크고 선생님이 반할 만한 인물 알 수 없는, 어린 아이들의 영악함을 표현했다"며 "지금도 이원근의 눈빛을 보면 뭘 생각하는지 모르겠다. 그런 이미지가 섹슈얼한 이미지로 확장됐다면 다행이다. '여교사'란 제목에는 의미를 부여하기 보단, 여교사의 이야기다. 열등감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는데 그게 치열한 현장이 교육 현장이라 생각해 그 대상이 된 여교사를 제목으로 했다"고 말했다.

기존에 맑은 여교사 이미지를 가졌던 김하늘은 "기존과 많이 다른 색깔의 선생님이지만 다른 모습을 보여줘 많이 응원을 받고 싶다"고 바람을 전했다.

이어 그녀는 "효주의 표정을 보고 낯선 느낌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선생님을 좋아한 경험에 대해 묻는 질문엔 "유치원때 여자 선생님을 좋아해 어머니 물건을 갖다 드렸다"며 "좀 커서는 과학 선생님을 좋아했다"고 말했다.

그녀는 "효주가 삶이 무미건조한 친구"라며 "그 친구 앞에 혜영이 나타나고 재하란 친구가 나타나 욕망 질투 등 여러 감정이 나왔을 때 어떤 감정인지 매 순간 생각하며 연기했다. 그런 효주에게 조금이라도 반짝이는 순간을 주는 인물이 재하였던 것 같다. 그래서 어쩌면 정말 효주가 끝까지 재하를 좋아해서인지를 생각하며 연기했다"고 말했다.

이에 김 감독은 "마지막 클라이맥스에서 효주가 자기도 모르게 홀렸는데 그걸 누군가에게 들킨, 자존감이 무너진 순간"이라며 "그 묘한 지점이 클라이맥스의 힘이란 생각을 갖고 만들었다. 영화는 영화라 우려나 고민이 제작사 등에서 있었지만 치정극, 살인을 다룬 수위에 맞췄을 때 이 영화가 사회적으로 큰 논란이 될 거라 생각지 않는다. 영화를 포장한 건 선생-제자의 삼각관계지만 영화가 감춘 건 인간의 기본적 본성에 관한 열매가 있어 심리적 공감을 하는 부분이 더 클거라 생각한다"고 설명을 덧붙였다.

이원근은 "내가 처음으로 찍은 영화"라며 "감회가 새롭고 떨린다"고 영화를 보고 기자회견에 참석한 소감을 밝혔다.

이어 그는 "오디션을 봤다"며 "이후 발레리노 역할을 위해 감독님과 발레 선생님이 많이 도와주셔서 책임감을 갖고 했다"고 말했다.

그는 "첫 영화 현장이어서 드라마와 다른 부분에 의해 힘들었는데 감독님과 선배님이 많은 말씀을 해 주셔서 즐겁게 촬영했다"며 "가벼운 부분도 있고 얄미운 부분도 있다. 찍으면서 영광스런 현장이었다"고 소회를 전했다.

유인영은 "감독님의 전작 '거인'을 인상깊게 봤다"며 "여성이 주인공인 영화에 출연한다는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그녀는 "처음 시나리오를 읽었을 때는 사실 내가 왜 악역이라고 하는지 잘 이해가 안 됐다"며 "기존에 내가 한 역할들이 센 역할이 있었다. 처음에 난 오히려 맑고 순수한 캐리거라 생각했다. 악의가 있어 하는 행동이 아니어서 어느정도 이해가 되고 보는 분들에게 그런 행동을 용서받을 수 있지 않을까했다. 영화를 보니 확실히 얄미운 부분이 있긴 하더라. 전체적으로 그런 부분도 어느 정도 공감을 받았으면 한다"고 바람을 전했다.

끝으로 김 감독은 "지난해 부터 많은 여성 캐릭터 영화가 나오는데 많은 여성 캐릭터가 얼마나 재미있고 사회적 확장이 되는지를 알게 하는 영화"라고 말했다.

김하늘은 "지금껏 했던 그 어떤 작품보다 가장 얘기를 하고 싶고 듣고 싶은, 감정을 공유하고 싶은 감정이 최고로 드는 영화"라며 "내 캐릭터나 영화에 대해 나도 궁금하고 더 흥미롭게 촬영했다. 우리 영화를 보면 관객이 또 어떤 감정이 들지도 궁금하고 기대해 줬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유인영은 "개봉 까지 1년이 걸렸는데 가장 개봉이 기다려지고 떨리게 한 작품"이라며 "많은 분들이 영화를 보며 표면적인 자극적이고 파격적인 부분 외에도 많은 부분 공감하고 즐겼으면 한다"고 바람을 전했다.

이원근은 "훌륭한 스태프, 감독 배우들과 함께 하게 돼 설레고 떨린다"며 "영광스럽고 감사해 뭐라 말씀을 드릴 수가 없다. 사회적으로 어떤 시선이 있을 수 있지만 영화에 많은 메시지가 담겼다. 그런 것들도 많이 다시 한 번 생각해 달라"고 당부했다.

러닝타임 96분. 청소년관람불가.

[최정은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권광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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