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기 때문에’ 차태현 “‘차태현 장르’라는 말, 최고의 찬사다” [인터뷰①]
입력 2016. 12.29. 14:46:34

차태현

[시크뉴스 조혜진 기자] “제가 너무 같은 이미지로 보이게 연기하면 보시는 분들이 지겨우실 수 있으니까 변화를 주려고 노력해요. 사실 예능도 그런 생각에서 시작한 것이기도 하고. 저는 예능도 프로그램이지만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거기서 보여주는 모습들이 영화랑 다르니까요. 기자 시사회 끝나고 ‘차태현 장르’라는 기사가 난 걸 봤어요. 그 말을 기사에 쓰셨는데, 너무 기분이 좋더라고요. 이 길만 걸어온 사람에게는 최고의 찬사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너무 감사하죠”

벌써 22년차 배우다. 22년 동안 연기자의 길을 걸어온 차태현은 한결 같은 미소와 친근한 이미지로 관객과 시청자들의 뜨거운 사랑을 받고 있다.

28일 서울 종로구 소격동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차태현을 만났다. 영화 ‘사랑하기 때문에’(감독 주지홍, 제작 (주)AD406, 배급 NEW)에서 작곡가 이형 역을 맡아 연기한 차태현은 이번에도 여지없이 ‘차태현 장르’를 만들었다는 호평을 얻었는데, 연기 변신을 위해 욕심을 내기보단 꾸준하게 한 길만 걷는 것을 택했다.

영화 ‘사랑하기 때문에’는 유명 작곡가 이형(차태현)이 자신의 여자 친구 현경(서현진)에게 프로포즈하기 위해 가던 길에 교통사고를 당하게 되면서 여러 사람의 몸에 ‘빙의’ 돼 벌어지는 일들을 그리고 있다.

수많은 영화 드라마에 출연하며 높은 인지도를 가지고 있는 차태현이지만, 영화를 할 때마다 아쉬움이 드는 것은 사실이다. 이번 ‘사랑하기 때문에’ 역시 찍고 보니 드는 아쉬움이 많다.

“영화라는 게 볼 때마다 만족하는 부분과 아쉬운 부분이 따로 있는 것 같다. 일단 이번 영화에서 좋았던 점은 나오시는 분들이 다들 너무 연기를 잘해주셨다. 사실 처음 시작할 때 감독님하고 얘기하기도 제가 많이 나오면 안 될 것 같다고 말씀드렸다. 유명하신 분들이 워낙 많이 나오시니까, 그분들의 자리를 채워드리고 싶었다. 아무래도 그 스토리 중간에 제가 등장하는 게 방해가 될 것 같았고, 재미도 반감시킬 것 같았다. 실제로 제가 주연인데, 많이 안 나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시는 분들은 그런 느낌이 없다고 하시더라. 그게 꽤나 중요한 포인트라고 생각했는데, 만족스러웠다. 아쉬운 점은 처음 시나리오에서는 유재하 씨 노래로만 채워져 있었는데, 그걸 두 곡만 사용했다는 점? 그게 가장 큰 아쉬움이다. 저작권 측면에서 허락을 못 받은 점도 있지만, 사실 다 써도 된다고 해도 못 썼을 것 같긴 하다. 결과적으로는 ‘그대 내 품에’ 하나만 더 들어갔어도 느낌이 굉장히 달랐을 것 같다는 아쉬운 점이 있다”



‘사랑하기 때문에’의 소재는 큰 흐름을 차지하고 있는 유재하를 제외하고도 ‘빙의’라는 것이 존재한다. 차태현은 이미 영화 ‘헬로우 고스트’를 통해 빙의를 당한(?) 적이 있기 때문에 이번 영화가 그렇게 새롭거나, 신선하지 않은 장르였다.

“저는 확실히 ‘헬로우 고스트’가 있어서 그런지 새로운 느낌은 없었다. 어떻게 보면 새로울 수도 있지만, 저에게는 새롭지 않았다. 하지만 저를 연기한 다른 분들에게는 완전히 새로운 장르 아니냐. 그리고 완성된 영화를 보니까 저 분들이 저를 따라하는 모습이 꽤나 새롭게 다가오더라. 그들이 저를 연기하기 위해 많은 고민이 있었다는 것이 눈에 보였다. 촬영을 하고 옆에 있을 때는 잘 느껴지지 않았던 것들을 볼 수 있었다. 다른 분들은 다 저보다 대선배님들이셔서 어떤 조언은 전해드리지 않았지만, 윤혜 같은 경우는 남자 연기하는 것을 힘들어했다. 제가 연기를 많이 보여주고, 따라하는 것들을 많이 연습했다. 아, 특히 내가 만든 애드리브를 다른 사람이 연기해서 그게 많은 사람들한테 웃음을 줬을 때 굉장히 희열이 있더라. 성우 형이 거울 만지면서 얘기했던 ‘아, 얘 이거 어쩌면 좋니’ 이런 것들?”

이번 영화는 말 그대로 ‘가족 영화’다. 영화 속 에피소드 자체도 10대부터 노인까지 다양한 스토리로 구성했고, 관객들이 인상 깊게 본 장면 또한 제각각이다.

“이 영화는 반응이 재밌었다. 확실히 청소년부터 어르신들까지 나오니까 어느 부분이 좋다는 게 다르게 반응이 오더라. 저 같은 경우는 시나리오 봤을 때 어르신 부분이 되게 (감정적으로) 왔었는데, 대화 없는 부부의 문자가 재밌었다는 분도 있고. 개봉이 연기가 되면서 원래 잡혀 있던 시사를 취소할 수 없어서 1318 시사, 청소년 시사가 있었다. 그때 저희가 무대인사도 가고 했었는데, 그 친구들만 봤는데도 반응이 나쁘지 않았다. 다양하게 공감하는 것 같아서 재밌더라”

앞서 말한 대로, ‘사랑하기 때문에’는 영화 개봉이 일정 기간 연기됐었다. 다양한 영화들이 한꺼번에 개봉하고 개봉관을 잡기 시작하면서 밀렸기 때문. 차태현은 이게 오히려 더 좋았다고.

“요즘은 영화들이 많이 바뀐 게, 아예 개봉 시기를 모르고 들어가는 경우도 태반이다. 배급률 또한 우리가 생각하는 그대로 되는 게 아니다. 그것들을 잡아주는 분들은 전문가니까, 그들이 생각하면서 잘하고 있지 않을까. (웃음) ‘사랑하기 때문에’도 원래 개봉은 올해 말이었다. 크랭크 업 후 1년 정도 걸린 것 같다. 보통은 6개월 정도 잡으면 되는 것 같고, 저도 6개월이 가장 좋다. 하지만 이 영화는 새해 첫 영화라는 점에서 오히려 더 의미 있어 진 것 같다. 처음부터 생각을 했던 시기가 1월이기도 하고, 감독님도 원하셨다. 약간의 딜레이가 생기면서 시사회를 많이 했고, 개봉 전에 공개할 수 있어서 더 좋았다”

전지현, 공효진, 박하선, 강예원, 남상미, 송혜교, 서현진, 김유정 등 최고의 여배우들과 호흡을 맞춘 차태현은 상대 배우와의 시너지가 좋기로 유명하다. 자신이 튀려고 하는 것보단 주변인들을 잘 받쳐주는 느낌. 그는 자신의 연기 비결로 ‘리액션’을 꼽았다.

“기본적으로 제가 뭘 더 해서 보여드리려는 생각을 안 한다. 리허설 할 때랑 현장 촬영에 들어갈 때랑 당황스러워 하지 않는 배우 중 하나가 저인 것 같다. 그렇게 기분이 나쁘지도 않다. 어릴 때 드라마를 많이 했는데, 장르가 코미디가 많았다. 그러다 보니 그들의 애드리브를 많이 보면서 성장했다. 그걸 당황하는 배우가 있고, 받아 치는 배우가 있는데, 저는 받아 치는 배우다. 그래서 선배님들과 서로 안 가르쳐 주고 다른 애드리브를 하기도 했었는데, 그런 재미를 많이 느껴서 주도하는 것보단 작고 소소한 것들을 많이 이끄는 편이다”



쉬지 않고 ‘소’처럼 일하는 배우 중 하나인 차태현은 “충전의 시간을 가지고 싶지는 않냐”라는 기자의 질문에 “전 영화나 드라마 촬영만 끝나면 그 캐릭터에서 바로 빠져나오던데요? 여행을 좋아하는 편도 아니라서 괜찮습니다”라며 오히려 휴식을 거절해 폭소를 유발했다.

“많은 배우들이 작품을 끝내고 캐릭터에서 나오기 위해 충전 겸 휴식 차 여행을 떠난다고 하더라. 근데 나는 촬영만 끝나면 그냥 캐릭터에서 나온다. 특별히 여행을 좋아하는 편도 아니라서 여행을 가고 이런 게 전혀 없다. 쉬려고 공백기를 가지는 건 따로 없다. 다만 일부러 공백기를 가졌을 때가 있는데, 수찬이 처음 가졌을 때였다. 그때 와이프와 함께 아이를 보느라 8개월 정도 일을 일부러 안 잡았다. 우리는 일이 없을 때 충분히 시간이 있으니까 함께 육아를 할 수 있지만, 사실 일반 회사원들은 정말 힘든 일이다. 그때 ‘수찬이 나오면 일을 해야지’ 생각했는데, 나오고 나서도 일이 없더라. 타이밍을 놓쳐서. (웃음)”

[조혜진 기자 news@fashionmk.co.kr/사진=N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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