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태현이 말하는 1박 2일-연기-아역 그리고 ‘아들 수찬이’ [인터뷰②]
입력 2016. 12.29. 15:28:08

차태현

[시크뉴스 조혜진 기자] “연기 변신을 왜 하지 않냐는 질문을 정말 많이 받아요. 하지만 저한테는 이런 종류의 시나리오가 월등하게 많이 들어오고, 가끔 들어오는 악역은 재미가 없어요. 딱 봐도 내가 범인이라는 것이 너무 보이는 시나리오라서 마음에 들지 않더라고요. 식상하기도 하고. 그래서 아직 만나질 못한 것 같습니다. 제가 저의 이미지 변신을 위해서 억지로 마음에 안 드는 역할을 하고 싶진 않아요. 하지만 근래 드는 생각은 장르를 바꾸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는 느낌? 스릴러에 나오는 제 모습이 저도 궁금해서요. 요즘은 작품 고르는데 더 오랜 시간 공을 들이고 있습니다”

영화 ‘사랑하기 때문에’(감독 주지홍, 제작 (주)AD406, 배급 NEW)에서 이형 역을 맡아 열연한 차태현은 서울 종로구 소격동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사랑하기 때문에’는 작곡가 이형이 자신의 여자 친구 현경(서현진)에게 고백하러 가던 중 교통사고를 당하면서 생긴 독특한 ‘빙의’ 능력으로 자신의 진정한 사랑을 찾아나가는 이야기다.

차태현은 영화 ‘엽기적인 그녀’, ‘파랑주의보’, ‘복면달호’, ‘바보’,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과속스캔들’, ‘헬로우 고스트’, 드라마 ‘종합병원2’, ‘프로듀사’ 등을 통해 시청자들에게 친근하고 편안한 배우로 자리 잡았다. 특히 KBS ‘1박 2일’은 그를 어린이부터 어르신들까지 모두에게 다가갈 수 있게 만들어준 소중한 프로그램이다.

영화, 드라마와 ‘야외 버라이어티’를 이어간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체력적으로나 심적으로 부담이 컸을 터. 거기에 배우라는 직업이 가지는 이미지에 줄 영향력이 어마어마하기 때문에 많은 배우들이 예능프로그램 출연을 고사한다. 하지만 그는 애초에 시작할 때부터 3년 이상은 할 생각으로 예능프로그램을 골랐다.

“(다른 배우들과는) 내가 다르다는 것을 인정한다. 남들은 다 안 한다고 말하는 것을 아무렇지도 않게 하는 것을 보면, 확실히 다른 것 같다. 나는 그런 것들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처음에 ‘1박 2일’ 하게 됐을 때도 예능을 하긴 해야 하는데, 나는 1년으로 끊어서 하고 싶지 않았다. 못해도 3년은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일단 그것 자체가 그들과 다른 것 같다. (웃음) 때마침 뒤에 잡힌 영화 스케줄이 아무것도 없는 상황이라 자연스럽게 예능을 할 수 있었다. 근데 그 예능이 ‘1박 2일’이 될 것이라고는 상상하지 못했다. 그냥 ‘무한도전’이나 ‘런닝맨’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여행을 좋아하지 않았고, 그 프로그램을 재밌게 보지도 않았다. 근데 딱 섭외가 들어오니까 ‘내가 좋아하지도 않고, 잘 보지도 않는 프로그램에 내가 들어가면 어떨까’ 생각이 들더라. 궁금했다”



막연한 궁금증으로 시작한 프로그램이지만 드라마 한 편을 시작하면 궁금이 절망으로 바뀌게 된다. 체력적으로 너무 힘에 부쳐 생각이 많아진다고.

“드라마가 겹칠 땐 굉장히 많이 생각한다, 자꾸 (양쪽에) 피해를 주니까. 드라마는 생방으로 하다 보니까 예능은 하다 보면 목쉬고, 몸 망가지고 하는데, 그게 화면으로 다 보인다. 그런 것들이 고민이 많이 될 때가 있다. 그럼에도 (‘1박 2일’ 하면서) 드라마 두 개 하고 영화는 세 편을 하니까 몸도 적응되는 것 같다”

특히 올해는 ‘1박 2일’의 해라고 불러도 좋을 만큼 활약이 컸다. 크고 작은 구설수들이 있었지만 멤버들끼리 똘똘 뭉쳐 이를 이겨냈고, 김종민은 연말 시상식에서 대상까지 수상했다. 차태현은 “KBS에서 정말 대단한 결정을 한 거다”라며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종민이가 ‘연예대상’ 받은 건 정말 대단한 일을 한 거다. KBS에서 큰 결정을 했다고 생각한다. 매번 받는 사람 말고 다른 사람을 준다는 것 자체가 참 쉽지 않은 결정이다. 예능을 하다 보니까 그렇게 줄 수밖에 없는 상황들이 벌어지더라. 매번 받는 분들이 독보적으로 잘하신다. 예능을 하는 친구들은 라인을 타기 위해 노력하지 서로 1인자가 되려고 하지 않는다. 정말 훈훈한 경쟁이라고 생각한다. (최근에는) 양세형 씨 치고 올라오는 거 봤는데, 너무 좋더라. 밀착 인터뷰는 정말 천재라고 생각했다. 너무 쇼킹했고, ‘무한도전’ 들어가는 것 봤을 때도 ‘너무 잘한다, 재석이 형 뿌듯하겠다’ 싶었다”

그런가하면 ‘1박 2일’에 숨은 공신은 따로 있다. 바로 차태현의 아들 수찬. 수찬은 깨알 같이 등장하는 아주 작은 분량 속에서도 시선 강탈하는 재주를 가지고 있다. 유독 아들과 사이가 좋은 ‘아빠’ 차태현은 올해 들어서 수찬이와 함께 영화를 보러 다니기 시작했다며 최근에는 ‘판도라’를 봤다고 밝혔다.

“저를 TV에 나오는 사람이라고 아는 것 같다, 수찬이는. 내가 너무 이것저것 나와서 잘 모르는 것 같기도 하고. (웃음) ‘1박 2일’ 같은 경우는 같이 보고 있다. 그러다 자기가 나오면 너무 좋아한다. 나를 딱 째려보면서 자기 얘기했다고 좋아하더라. 최근에는 수찬이랑 영화를 보러 가기 시작했다. 가끔 만화를 보러 같이 가거나 그랬는데, 올해부터는 수찬이랑 단둘이 영화를 자주 본다. 저는 워낙 영화를 혼자 자주 보러 다니고, 취미였는데 좋은 친구가 생겼다. ‘닥터 스트레인지’도 봤고, ‘판도라’도 봤다. 영화를 보러 가기 전에 예고편을 보여주고 수찬이의 의사를 묻는다. ‘판도라’ 같은 경우는 핵이라는 것만 알더라. 영화 보면서 핵폭탄 얘기만 엄청 했던 것 같다”



아이를 키우고 있는 아빠여서 일까. 차태현은 유독 어린 아역들과의 호흡이 잘 맞는 편이다. 영화 ‘과속 스캔들’이 그랬고,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역시 그랬다. 이후 ‘사랑하기 때문에’에서는 김유정과 호흡을 맞췄고, 촬영 중인 ‘신과 함께’에서는 김향기와 만났다.

“아역들은 연기를 너무 잘한다. 마치 여우주연상을 뽑듯 누굴 잘한다고 꼽기가 힘들다. 영화 ‘신과 함께’에서는 향기랑 같이 하는데, 우리가 ‘김 선생님’이라고 부른다. 그 정도로 잘한다. 올해는 자연스럽게 (아역들이) 미니시리즈 주인공을 하고, 성공을 시켰다. ‘사랑하기 때문에’만 해도 고등학생 스컬리 역을 동안인 성인 연기자가 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유정이라는 얘기를 듣고 너무 좋았다, 고등학생 역 연기를 고등학생이 한다는 게. 유정이가 워낙 잘하기도 하고. ‘신과 함께’도 향기한테 맞는 연령대다. 역시나 잘 어울리더라”

2016년을 마무리하는 작품이자 2017년을 시작하는 작품이 된 ‘사랑하기 때문에’와 현재 한창 촬영 중인 ‘신과 함께’까지 다복한 배우였던 차태현은 내년 목표로 ‘영화 대박’을 꼽았다.

“‘사랑하기 때문에’랑 ‘신과 함께’가 다 개봉하는 해라서 기대를 많이 하게 되고, 두 개 다 잘됐으면 좋겠다. 특히 ‘신과 함께’는 진짜 잘됐으면 좋겠다. (사실) ‘사랑하기 때문에’는 당연히 잘됐으면 좋겠지만, 이런 영화 자체가 제작이 잘 안 된다. ‘신과 함께’는 완전히 새로운 시도니까 이런 영화가 더 잘 돼야 또 다른 시도를 할 수 있을 것 같다. 올해 ‘부산행’이 잘 되고 너무 좋았다. 혼자 박수 치면서 나왔다. 우리나라도 드디어 좀비물을 이렇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이 너무 좋았고, ‘판도라’도 좋은 시도였다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그런 영화가 많이 나와야 다양한 장르를 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조혜진 기자 news@fashionmk.co.kr/사진=N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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