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의상감독 say] 윤여정 공효진 ‘쎈언니’의 반전 매력 ‘패셔니스타의 여유’
- 입력 2017. 01.03. 17:16:05
- [매경닷컴 시크뉴스 한숙인 기자] 한국 영화계는 여배우가 주연급으로 살아남기 어려운 구조를 이루고 있다.
영화 '미씽 : 사라진 여자' 공효진, '고령화 가족' 윤여정
잔혹 느와르가 대부분을 차지하는 영화계에서 여배우를 원톱 혹은 투톱으로 내세운 영화는 흥행성적이 뛰어난 독립영화만큼이나 드문 일이 됐다. 이처럼 여배우에게 유독 잔혹한 한국 영화시장에서 지난해 화제작 ‘죽여주는 여자’ ‘미씽 : 사라진 여자’의 타이틀 롤을 맡은 윤여정과 공효진은 여배우에게 쉽지 않았을 법한 역할을 맡아 울림을 줬다.
영화 ‘고령화 가족’ ‘미씽 : 사라진 여자’(이하 ‘미씽’)에서 윤여정 공효진과 작업을 한 김정원 영화의상감독은 윤여정과 공효진 모두 ‘열린 마음’을 가진, 의상 작업에서 소통이 잘되는 대표 배우로 꼽았다. 또 영화 ‘계춘할망’ ‘죽여주는 여자’에서 의상 작업을 했던 최은정, 함현주 의상감독 역시 윤여정에 대해 열린 마음의 소유자라며 젊은 자신들보다 받아들이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다고 작업 소감을 전하기도 했다.
이처럼 언뜻 자기주장이 강해보이는 윤여정과 공효진의 작업이 의상감독들에게 좋은 기억으로 남아 있는데 대해 김정원 감독은 ‘패션을 아는 자의 여유’를 이유를 꼽았다.영화 '고령화 가족' '미씽 : 사라진 여자'
김 감독은 “윤여정 배우는 정말 쿨한 성격의 소유자이십니다. 옷을 정말 잘 아세요. 후배 김민희한테 전화해서 옷을 사달라고 한다는 말을 이해할 수 있을 거 같아요. 옷을 진짜 잘 알고, 옷을 정말 많이 입어본 것 같은 느낌입니다. 젊었을 때부터 옷을 좋아해 본인이 이것저것 다 시도해보고 일상성으로 돌아와 ‘이게 나야’로 정해진 것처럼 보였습니다”라며 윤여정과 작업을 하면서 받은 느낌에 대해 말했다.
이런 과정을 거쳐 습득된 패션에 대한 이해력을 통해 구축된 수용력이 거침없이 캐릭터를 받아들일 수 있게 하는 이유가 되는 것 같다는 것.
공효진은 공블리라는 애칭이 있을 정도로 패션에 대해서는 사족이 필요 없을 정도다.
의상감독에게는 공포의 대상이 될 법한 남다른 감성의 소유자지만 김 감독은 “어떤 것을 제안해도 받아들여주는 배우”라며 공효진과 작업이 흥미로웠다고 말했다.
“본인이 어떻게 하겠다고 주장하지 않고 옷에 대한 거부감이 없다”라며 “‘미씽’에서 중간 중간 이미지 가 전환되는, 머리가 잘리는 장면, 사창가에 면접 보러 가는 장면, 아이를 잃은 후 날선 느낌으로 유모차 미는 장면 등 각기 다르게 설정된 상황과 의상에 맞춰 모습이 다르게 바뀌었습니다. 선을 세게 직선적으로 쓰면 연기도 그렇게 맞춰지더군요. 자연스러운 애드립 같은, 그런 느낌을 받았습니다”라며 작업 과정에서의 기억을 떠올렸다.
김정원 감독은 공효진과 함께 윤여정 역시 김민희 배두나 등 패셔니스타라고 불리는 배우들과 작업했던 의상감독이 하나같이 말하는 ‘옷에 대해 너무 잘 알아서 오히려 편한 그런 감성을 가진 배우’라고 김 감독은 말했다.
김정원 감독은 덧붙여 “공효진은 윤여정 배우의 젊은 시절이 저렇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라며 공효진에 대해 받았던 남다른 느낌을 전했다.
“윤여정 배우는 정말 강해 보이잖아요. 공효진도 똑 같은 패턴이에요. 자기주장이 강해보이지만 주변 배려 정말 많이 해요. 뒤끝 없고, 아주 깔끔하고. 주변 사람들이 자신들 때문에 불편하게 생각하는 거 없나, 이런 거를 계속 관찰하고 있는 거 같은 느낌이었어요”라며 패셔니스타라는 공통점 외에 배우로서 작품에 임하는 자세의 유사점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배우에게 가장 필요한 덕목은 변신을 두려워하지 않는 마음가짐이다.
윤여정은 영화 ‘고령화 가족’ ‘장수상회’ ‘계춘할망’ ‘죽여주는 여자’에서 각기 다른 노년의 이미지를 마치 자신인양 소화해내며 배우의 진정성을 일깨웠다. 공효진 역시 ‘미쓰 홍당무’ ‘지금 이대로가 좋아요’ 등 공블리로 통하는 드라마와 달리 영화에서는 다양한 역할을 맡으며 배우로서 영역을 확장해왔다.
배우들에게 의상은 영화 혹은 드라마에서 자신이 맡은 캐릭터를 좀 더 자신감 있게 소화할 수 있는 자원이다.
그럼에도 패션에 대한 남다른 감성을 이유로 영화의상이라는 영역을 침범하지 않는 배우로서 보여주는 포용력이 윤여정이 69세에도 타이틀 롤을 맡으며 전성기 못지않은 인기를 끌고 있는 있는, 37세 공효진의 미래가 기대되는 이유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한숙인 기자 news@fashionmk.co.kr/ 사진=영화 ‘고령화 가족’ ‘미씽 : 사라진 여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