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의상 SECRET] ‘마이웨이’ ‘조선명탐정’, 기모노 입히는 사람 따로 있다?
- 입력 2017. 01.05. 11:41:56
- [매경닷컴 시크뉴스 한숙인 기자] 사극과 시대극 속 의상은 주조연급 배우에 견줄 만큼 시각적인 각인 효과는 물론 영화의 리얼리티와 설득력 있는 갈등을 부여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영화 '조선명탐정 : 사라진 놉의 딸'
이런 이유로 영화의상감독들은 하나같이 사극에 대한 강한 열망을 드러낸다. 사극 속 의상은 시대적 고증을 꼼꼼하게 살피고, 스토리에 맞게 재해석을 더하고, 배우의 신체조건에 맞게 다듬는 복잡한 과정을 거친다. 이렇게 한 편의 영화가 완성됐을 때 고생한 만큼의 보람을 느끼게 한다는 것.
사극에서 단연 한복이 대부분을 차지하지만, 중국 일본의 끊임없는 침략으로 얽힌 역사 탓에 중국과 일본의 전통복식은 극의 갈등을 틀어쥐는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특히 여성의 보디라인이 드러나는 실루엣, 화려한 컬러와 자수 장식의 일본 기모노는 단아한 이미지의 한복과는 다른 맥락으로 스토리가 전달하고자 하는 인물 간의 성격 혹은 극 중 인물의 심리 변화 등을 시각적으로 명확하게 전달한다.
이처럼 기모노는 화려함 만큼이나 영화 속에서 많은 것들을 설명해준다. 이렇듯 중요한 기모노지만 우리 옷이 아니기에 극중에서 한복 고증 보다 더 정통성 논란의 대상이기도 하다.
김정원 영화의상감독은 “한복도 색, 치마 저고리 마고자 조합 등 제 아무리 고증을 한다고 해도 현대의상이 아니기에 저희 눈으로 모든 것을 감지하기가 쉽지 않죠. 그런 것처럼 기모노는 더 알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동경 의상실에 그 시대 고증에 맞춰서 제작했습니다”라며 영화 ‘마이웨이’ 당시 일본 의상 제작과정을 밝혔다.
덧붙여 기모노와 관련한 흥미로운 이야기를 꺼냈다. “제작을 맡겼던 의상실에서 기모노 입히는 기술자가 같이 와야 된다고 했습니다. 기모노 입히는 것과 관련해 자격증이 있다고 하더군요. 그런데 예산으로 충당할 수 없어서 입힐 수 있을 때까지, OK할 때까지 그곳에 가서 직접 배웠습니다. 일본 의상은 종류별로 입히는 방법이 다 다릅니다”라며 본의 아니게 영화의상을 하면서 기술 하나를 습득하게 됐다고 뒷이야기를 전했다.
기모노는 일본 내에서 자격증 제도가 있을 만큼 입는 방법이 무척 까다롭다. 일명 키츠케로 불리는 기모노 도우미는 일본이 등장하는 사극이나 시대극의 영화에서 의상팀 내 별도로 배치되기도 한다.
김정원 감독은 “‘조선명탐정 : 사라진 놉의 딸’ 이연희가 기모노를 입어야 하는데 입히는 기모노 도우미에게 무슨 일이 있어서 현장에 없다고 급하게 연락이 온 적이 있습니다. 결국 서울에서 영화 찍다가 부안까지 내려간 적이 있죠”라며 에피소드를 공개했다.
사극과 시대극은 의상의 역할이 큰 만큼 영화의상감독의 고충이 요구되지만 결과로 보상한다. 따라서 사극이나 시대극을 관람할 때 의상을 찬찬히 살펴보면 스토리 뒤에 숨겨진 더 많은 이야기를 찾아낼 수 있다.
[한숙인 기자 news@fashionmk.co.kr/ 사진=영화 ‘조선명탐정 : 사라진 놉의 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