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의상 SECRET] ‘로봇, 소리’ 로봇, 세상 까다로운 ‘여배우’
입력 2017. 01.06. 16:54:26

영화 '로봇, 소리'

[매경닷컴 시크뉴스 한숙인 기자] 사라진 딸을 찾아 헤매는 아버지의 10년 여정을 담은 영화 ‘로봇, 소리’의 타이틀롤은 아빠 해관 이성민도 딸 유주 채수빈도 아닌 로봇 ‘소리’다.

소리의 실제 목소리를 맡은 심은경이 더 화제가 됐을 정도로 영화 속 로봇의 존재감은 막강하다. 휴머니즘을 표방하는 영화의 주인공을 맡은 로봇은 의상팀에게 어떤 여배우들보다 손 많이 가는 배우로 기억되고 있다.

‘로봇, 소리’의 영화의상을 맡은 김정원 감독은 “로봇이 외부로 노출되면 안됐습니다”라며 영화에서 핵심 역할이 로봇이었기 때문에 로봇 촬영 자체가 스포일러여서 어떻게든 감춰야만 했다며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야외 촬영에서 로봇을 감추는 것만큼이나 스스로 운신하지 못하는 로봇을 마치 스스로 감정을 가진 생명체처럼 보이게 하기 위한 의상팀의 노력은 정말 눈물겨웠다.

김 감독은 “로봇이 노출되면 안 돼서 쉬는 시간마다 계속 덮어주는 것은 기본이고, 옷을 입히는 것으로 끝나지 않고 촬영 틈틈이 목이 끼고 찢어지는 등의 돌발 상황을 수습해야 했죠”라며 “로봇이 여배우보다 더 까다로웠습니다”라고 고충을 토로했다.

이처럼 로봇과 촬영하면서 의상팀의 애환이 컸지만, 단순 로봇이었음에도 마치 실제 배우같이 느껴지는 순간도 있었다는 것.

극 중 해관이 로봇의 옷을 골라주면서 회색 후드를 대충 주려하자 로봇이 “난 핑크”하고 말하는 장면이 있다. 김 감독은 “이 장면에서 로봇 성별이 여자임을 말해주죠”라며 로봇이 여자아이처럼 귀엽게 느껴졌던 순간이었다면서 로봇에 대해 느꼈던 남다른 감정을 전했다.

[한숙인 기자 news@fashionmk.co.kr/ 사진=영화 ‘로봇,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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