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조’ 유해진 “‘정(情)’이 담긴 이야기에 이끌렸죠” [인터뷰]
입력 2017. 01.12. 00:14:54
[시크뉴스 최정은 기자] “제가 인간의 ‘정(情)’이 담긴 걸 좋아해요. 나중에 정이 생기고 그랬던 부분, 그런 부분이 (시나리오에) 그려진 것 같아요. 살아가는 모습이죠.”

11일 서울 종로구 소격동 모처에서 만난 유해진(48)은 영화 ‘공조’(감독 김성훈, 제작 JK필름)에 대해 ‘정’이 느껴지는 이야기이고 그런 점 때문에 끌렸다고 강조했다. 친근한 남한의 형사를 연기한 그는 이번 영화의 캐릭터를 소화하기 위해 준비한 것을 묻자 “특별히 한 건 없고 현재 서울에 사는 한 사람이면 좋겠다는 생각이었다”고 말했다.

‘공조’는 남한으로 숨어든 북한 범죄 조직을 잡기 위해 남북 최초의 공조수사가 시작되면서 임무를 완수해야만 하는 특수부대 북한형사와 임무를 막아야만 하는 생계형 남한형사의 예측할 수 없는 팀플레이를 다룬다. 유해진은 북한형사의 임무를 막아야만 하는 생계형 남한형사 강진태 역을 맡아 특수부대 북한형사 림철령을 연기한 현빈과 호흡을 맞췄다.

영화에 대해 유해진은 ‘깔끔하게 봤다’며 잠시 고민하다 ‘갈비탕’이라는 음식에 비유했다.

“깔끔하게 본 것 같다. 음식으로 표현하자면 깔끔한 갈비탕을 먹은 느낌이다. 물론 고기가 이에 끼는 것도 있지만 시원하게 먹었다는 느낌이다. 대중을 상대로 하는 오락영화를 보는 시선으로 그렇다.”

남북 영화로서 타 영화들과의 차별점으로 그는 ‘남북 공조 수사’라는 신선한 소재와 자신이 남한 형사 역을 맡은 점을 꼽았다.

“남북 공조수사를 한다는 자체도 그렇고 그 안에 정이 있다는 건데 어떻게 보면 '이장과 군수'(2007)와 비슷한 게 있다. 당시 내가 군수 역할이었는데 그런 효과이지 않을까 싶다.”

극 중 남한 형사 역을 맡은 그는 북한 형사 림철령을 연기한 현빈과의 브로맨스를 보여준다. 그는 촬영 초반부터 자신에게 다가가 준 현빈에 대해 고마움을 표했다.

“초반에 우리 집에 찾아와 먼저 가까워지려고 했기에 되게 가까워졌다. 서먹해 하며 쓸데없는 에너지 낭비를 한 게 아니어서 고마웠다. 매니저가 ‘빈이 형이 이러는 걸 처음 본다’고 하더라. 고마웠다. 같이 자고서 동네 식당을 갔다. 김치찌개를 먹었는데 참 잘 먹더라. 그 모습이 인상 깊었다. 여행 이야기 등 여가 이야기를 많이 했다. 덕분에 현장에서 편했다.”

그가 작품에서 형사 역을 맡은 건 지난 2002년 ‘광복절 특사’에 이어 두 번째다.

“예전에 ‘광복절 특사’ 때 쫓기는 역할도 많이 했는데 재미있다. 직업보다는 이야기가 재미있어서 영화에 출연했다.”

이번 영화가 남북관계를 다루다 보니 정치적인 면이 주목받을 수도 있는 점에 대해선 “남북한이 아닌 개인의 드라마”라 말했다.

“남한과 북한이 아니라, 개인 대 개인으로 그려진 드라마라 좋았다. '너와 나'의 관계를 그렸다고 본다. 그렇게 무겁지 않다. 항상 작품을 고를 때 시나리오의 이야기가 재미있다는 걸 본다.”

북한 형사 역을 맡은 현빈은 사투리에서부터 액션까지 준비할 것이 많았다. 이를 곁에서 지켜본 그는 “현빈이 고생을 많이 했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항상 사투리 지도를 해주는 분이 계셨다. 현빈은 뭐든 열심히 한다. 현빈 씨가 먼저 캐스팅이 된 뒤 내가 됐는데 액션도 사투리도 고생한 만큼 나왔더라. 현빈 씨가 로프를 타고 뛰어내릴 때가 정말 멋있었다. 현빈이 고생한 것에 비하면 (내 것이) 어렵다고 할 건 아니다. 현빈은 어려운 게 많지 않나. 맞바람에 파편과 먼지 앞에서 눈 뜨기도 쉽지 않은데 총을 쏘는 장면을 해냈다. 욕심을 내더라. 항상 옆에서 조심하라고 했다.”

아내 처제 딸과 함께 사는 남한 형사 강진태를 연기한 그는 그들과 함께 촬영한 신을 통해 행복감을 느꼈다고.

“(집이) 세트였는데 세트에서 찍는 시간이 행복했다. (아내 역을 맡은) 장영남 씨는 나와 오랜 친구고 극단에서 같이 고생한 친구라 그런지 지금도 친하고 현장에서 보면 정말 반갑다. 영남 씨 윤아 씨도 진짜 자매처럼 편하고 그래서 따뜻했던 인상이다. 진짜 현실적인 가정의 모습이고 행복한 공간의 느낌이었다.”

극 중 웃음을 주는 장면에 대해선 “상황을 믿고 연기를 한다”고 말했다.

“어떤 상황이든지 그 상황에 녹아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야 원하는 게 나온다고 생각한다. 웃음에 포인트를 주고 연기를 하면 생각보다 그게 잘 안되는 것 같다. 그 상황이라 믿고 연기를 하는 거다. 상황 때문에 그런 게 나올 때가 있다.”

백수인 처제 박민영을 연기한 임윤아와의 호흡은 웃음을 자아내는 동시에 일상에서의 ‘우리’를 보는 것 같은 친근감을 준다.

“노력했다. 웃음도 웃음이지만 처제와의 자연스러운, 식구라는 개념도 있었다. 친근감이 느껴지게 한다.”

재치 있는 연기로 웃음을 주는 그는 대중이 기대하는 웃음을 넘어, 도전을 이어감으로써 연기 생활을 지속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반응이 안 좋았다고 해서 안 하면 안 되는 것 같다. 때론 내게 익숙하지 않은 모습이라도 계속 도전을 해야 하지 않나 한다. 지금까지 내가 할 수 있었던 것도 '극비수사'(2015)에서처럼 안 어울릴 수 있는 걸 해왔기 때문에 할 수 있지 않았나 한다.”

이번 영화를 촬영하면서도 그는 전작에서와 마찬가지로 떠오르는 아이디어를 놓치지 않고 의견을 내는 방식으로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나뿐만 아니라 다른 배우들도 마찬가지다. 주어진 것만 하는 것보다 같이 참여한다는 의미다. 스쳐 가는 좋은 아이템이 있으면 그때그때 이야기를 하고 의견을 모은다.”

베스트 신으론 앞서 “멋있었다”고 말한, 현빈이 로프를 타는 모습이 담긴 액션신을 꼽았다.

“현빈의 로프 신이 시원했다.”

김 감독은 앞선 기자간담회를 통해 “유쾌한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고 밝혔다. 배우들에게 준 연기에 있어서의 디렉션 역시 이와 맥락을 같이했다.

“(그런 디렉션이) 있었다. ‘라이트 했으면 좋겠다’고 하더라.”

극 중 김주혁은 지독한 악역을 보여준다. 작품에서 호흡을 맞춘 그는 유해진은 김주혁에 대해 ‘눈이 점점 더 좋아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적과의 동침’(2011)을 같이 했었다. 같은 연기자끼리 연기를 잘하는 걸 알지만 '눈이 점점 더 좋아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연기자는 눈이 중요한데 주혁 씨는 더 깊어지는 것 같다. 그게 좀 쑥스러우니까 다른 말로 돌려서 했는데 보면서 다른 대사를 할 때도 잘 나올 것 같은 느낌이 있었다.”

그는 자신의 연기에 대해 어떻게 평할까. 지난해 ‘럭키’로 흥행에 성공했고 이제는 그 같은 결과는 잊고 새롭게 도전해야 한다는 마음이다. 매번 후회한다는 그는 어떤 배우라도 그렇듯 자신의 연기에 대해 100% 만족하지 못한다. 그렇기에 발전 또한 가능한 것 아닐까.

“‘럭키’때 좋은 게 있었고 슬슬 기억에서 멀리해야 한다. 행운이었고 새로운 도전을 해야 할 때라 생각한다. (내 연기에 대해) 그때그때 평을 못한다. 그만큼 주관적으로 못 보는데 남들의 시각을 듣고 뭐라 말은 못 하지만 좀 열심히 해야겠다고 생각한다. 항상 열심히 한다고 하는데 매번 후회하고 그렇게 되는 것 같다.”

그에게 관객이 이 영화를 어떻게 느꼈으면 하는지 물었다.

“오락영화니까 와서 감독님 의도 대로, 큰 생각 없이 보고 갔으면 한다. 명절날 즐겁게 보낼 수 있었으면 한다. 요즘은 그런 게 더 필요한 것 같다.”

같은 날 개봉하는 ‘더 킹’에 대해선 함께 잘 됐으면 하는 바람을 드러냈다.

“부담은 있다. 서로 잘 됐으면 좋겠다. 서로 윈윈하면 좋지 않으냐.”

그의 올해 계획은 ‘신나게 살기’다.

“신나게 살아야 되겠다고 생각했어요. 어떤 분에게 새해 인사를 하다가 ‘올해 신나는 일이 많았으면 좋겠다’고 보냈는데 그 말이 참 좋더라고요. 신나게 산다는 게 참 좋은 거고, 그 안에 많은 게 포함돼있는 건데 ‘나도 신나게 살아볼까’하는 소망이 있어요.”

[최정은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CJ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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