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 마이 금비’ 오지호·허정은, 금비의 아픔이 시청자에게 ‘희망·도전·기적’이 되길 [인터뷰]
- 입력 2017. 01.14. 17:28:14
- [시크뉴스 조혜진 기자] “남다른 의미가 있었던 것 같아요. 결혼하고 나서 첫 작품을 딸(허정은)과 함께 하는 게 큰 행운이었던 것 같습니다. 끝나면 항상 드는 생각이지만 섭섭하긴 하지만 후련하기도 합니다. 다만 정은이를 못 본다는 것에 대한 아쉬움은 조금 있어요. 그래서 전화번호를 달라고 했는데, 자꾸 안 주네요. (웃음) 감독님이 고생 정말 많이 하셔서 이 공을 돌리고 싶어요. 큰 추위가 오기 전에 끝나서 다행이고, 정은이가 중간에 아프기도 했는데, 잘 견뎌줘서 고마워요. 다들 정말 고생 많이 했습니다”
‘오 마이 금비’에서 조금 모자란 아빠 모휘철 역을 연기한 오지호의 말이다. 이미 그에게서는 ‘오 마이 금비’를 떠나 보낸다는 애틋함, 아쉬움과 금비 역을 연기한 허정은에 대한 고마운 마음을 그대로 전해졌다.
KBS2 수목드라마 ‘오 마이 금비’(연출 김영조, 안준영, 극본 전호성)의 두 주인공 오지호와 허정은의 종영 인터뷰가 지난 11일 서울 여의도 KBS 별관 대본연습실에서 진행됐다. 드라마 속에서 아빠와 딸을 연기했듯 두 사람은 여전히 티격태격하는 귀여운 부녀의 모습으로 인터뷰 장소에 들어섰다.
‘오 마이 금비’는 아동 치매에 걸린 딸과 그 딸을 보살피는 평범한 아빠의 이야기로 니만피크병이라는 희귀병을 주제로 쓰여 졌다. 니만피크병에 걸린 유금비 역에 아역 허정은이 열연하고 금비의 아빠 모휘철 역에는 오지호가 호흡을 맞췄다. 두 사람은 시청자를 울리는 감성 가득한 연기로 또 하나의 ‘웰 메이드 드라마’를 탄생시켰다.
오지호 “드라마 끝나고 많은 지인 분들이 메시지를 주셨다. ‘배우로 인해 희망을 갖게 된다’라는 말을 해 주시더라. 그런 것 같다. 저도 항상 드라마를 할 때 그렇지만 감동을 드리고 싶다. 금비를 보면서 희망을 갖게 되고, 도전하게 되고. 그러면 계속해서 기적 같은 일들이 벌어질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우리 드라마는 ‘희망, 도전, 기적’의 드라마라고 생각한다”
허정은 “따뜻한 가족드라마였던 것 같다. 드라마가 끝나서 많이 섭섭하긴 하지만 감독님, 배우님들이랑 같이 해서 즐거웠다. 처음에 할 때는 기억 잃어버리는 것도 없었고, 말도 어눌하게 하지 않았다. 그래서 연기하기가 쉬웠는데, 가면 갈수록 기억을 잃어버리니까 너무 어려웠다. 그래도 감독님이랑 삼촌이 많이 도와줘서 많이 어렵지 않게 했다”
‘오 마이 금비’는 탄탄한 연기력과 신선한 소재에도 불구하고 대진운이 정말 좋지 않았다. 동시간대 SBS에서는 ‘푸른 바다의 전설’이 방송 중이었고, MBC에서는 ‘역도요정 김복주’가 경쟁작으로 자리 잡았다. 각자의 개성이 뚜렷한 방송이었던 만큼 시청층 또한 명확하게 갈렸고, ‘오 마이 금비’ 역시 시청률로는 엄청난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
오지호 “제가 작품을 하면서 이렇게 찬사를 많이 받은 적이 없다. 그동안 작품이 잘 된 것은 많지만, 작품에 대한 이야기만 하시지 저에 대한 이야기는 많이 들은 기억이 없다. 이번엔 평가들을 잘해 주셔서 너무 기분이 좋고, 감사하다. 사실 KBS ‘연기대상’ 무대 같은 경우에도 시청률도 따지면 우리는 올라가지 못했던 자리일 수 있다. 그래도 정은 양 때문에 올라간 것 같다”
다양한 시청층을 보유하고 있는 ‘오 마이 금비’이기 때문에 보는 시청자마다 ‘결말’에 대한 해석 또한 달랐다. 많은 궁금증을 낳았던 결말에 대해서 오지호 역시 처음에는 ‘어떤 이야기일까’ 고민이 컸다고 한다.
오지호 “희망적으로 간 것이라고 생각한다. 처음에 저도 대본을 봤을 때, 너무 애매했다. 이게 어떻게 된 건지 정확하게 파악할 수도 없고, 이해도 잘 안 됐다. 그래서 대본을 오랫동안 봤던 기억이 있다. 나중에 수정본이 나오게 되면서 약간 장면 배열이 바뀌었다. 그러면서 제가 이해했던 건, 금비의 기억이 사라지는 거다. 병을 치료하기 위한 생체가 됐다고 나온다. 금비는 모든 기억을 잃는다. 연구를 계속하면서 7년 동안 계속 기억을 되찾아 주는 과정을 그렇게 그렸다고 생각한다. 금비 주위의 모든 사람들이 7년 동안 금비를 위해 계속해서 그 노력을 이어간다는 의미가 아닐까”
촬영 중간 가장 힘들었던 때를 꼽아 달라고 하니 금비를 연기한 허정은은 ‘장염’ 때문에 아팠을 때를 꼽았다. 실제로 3, 4일 동안 계속 밥을 먹지 못하고 미음을 먹으며 연기했다고 한다.
오지호 “한 3, 4일 정도 정은이가 밥을 못 먹고 미음만 먹었다. 그때 굉장히 힘들어했다. 세트 촬영이었는데, 막바지라 새벽 늦게까지 찍었다. 하필 그때 박진희 씨가 떡볶이 차를 부른 거다. 못 먹는다고 잠깐 진희 언니를 미워했다. 먹는 것 때문에 좀 힘들어했다. 힘든데 밥도 못 먹고, 대사는 많고. 평소에는 제 대사까지 외워서 NG가 없는 애다. 근데 그때는 NG가 좀 나더라.”
허정은 “대사도 많고, 잠도 제대로 못 잤다. 밥도 잘 못 먹었다. 특히 장염 걸렸을 때 힘들었다. 그냥 되게 많이 힘들었다. (웃음) ‘구르미 그린 달빛’ 때는 말을 못하니까 표정을 되게 과장되게 해야 했다. 그게 힘들었던 것 같다. 다음에는 그냥 노는 역할을 하고 싶다. 놀이터 가서 놀고, 맛있는 거 먹고, 놀이공원 가서 놀고. 그런 역할이면 좋겠다”
그런가하면 오지호는 인터뷰가 진행되는 내내 허정은의 연기력에 대해 감탄을 금치 못했다. 실제로 지난 제작발표회에서는 “우리의 필살기는 허정은이다”라고 고백했으며 이어진 기자간담회에서도 “내가 필살기는 허정은이라고 말했는데, 그게 적중한 것 같다”고 말한 바 있다.
오지호 “진짜로 연기를 잘한다. 이 친구가 가지고 있는 힘이 크다. 자기가 정확히 뭘 하고 있는지는 잘 모른다. 아직 10살인 아이가 이렇게 연기할 수 있는 건 정말 놀라운 거다. 대중들에게 슬픔과 기쁨을 전달할 수 있는 능력이 정말 좋다. 정은이 덕분에 이 드마라가 슬픔과 감동, 희망까지 다 줄 수 있는 드라마가 된 것 같다”
허정은 “그냥 ‘금비는 이랬겠지’, ‘전에는 어땠을까’ 이런 생각을 하면서 연기했다. 그러니까 자연스럽게 눈물이 났었던 것 같다. 금비의 마음을 조금 이해했던 것 같은데, 그런 생각을 하면 그냥 눈물이 났다”
탄탄한 스토리로 사랑받은 드라마지만 오지호와 허정은 두 사람 모두 마음 한켠에 아쉬움은 자리 잡았다. ‘조금 더 연기를 잘할 수 있었는데’ 하는 아쉬움이 가장 컸다.
오지호 “20회 정도만 했으면 정은이의 아픈 시기를 당겨서 서서히 보여드릴 수 있었을 것 같다는 아쉬움이 있다. 급작스럽게 뒷부분에 몰려 있었기 때문에 그 부분들에 대해 감정을 제대로 느끼기에 벅차다는 생각이 들었다. 갑자기 강도가 너무 세지니까 개인적으로 조금 아쉬움이 남는다. 한 10회 정도 서서히 아프면서 부모의 아픔이 길게, 잘 느껴졌으면 나중에 기적이 일어났을 때의 감동과 여운이 길고 크지 않았을까”
허정은 “그냥 거의 다 아쉽다. 제가 연기를 금비 생각에 맞춰서 완벽하게 하지는 못한 것 같다”
끝으로 두 사람은 시청자와 드라마를 사랑해 주신 모든 팬들에게 담담한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오지호 “오지호 인생작이 또 나왔다고 말씀해 주시는데 너무 감사드린다. 저도 ‘오 마이 금비’ 하면서 너무 기쁘고, 마지막 회차에 와서는 마음이 무겁기도 했다. 무사히 스탭분들과 잘 끝내서 감사드린다. 이번엔 감사할 분들이 많은 것 같다. 특히 허정은 양한테 감사드리고. 또 다음 작품에서 좋은 연기 보여드리겠다”
허정은 “제가 연기를 잘하진 않지만 잘한다고 칭찬해 주셔서 감사드린다. 그동안 ‘오 마이 금비’ 사랑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고맙습니다”
[조혜진 기자 news@fashionmk.co.kr/사진=KBS 홍보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