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조’ 현빈 탐구생활, 작품-관객-연기 그리고 유해진 [인터뷰②]
- 입력 2017. 01.15. 18:39:14
- [시크뉴스 최정은 기자] “객관적으로 ‘영화 전체를 봐야지’ 하고 극장에 앉았는데 그게 안 돼요. 저도 그날(언론시사회) 처음 본 거였고 내가 한 게 어떻게 완성돼 나온 지를 보게 되니까. 이후 한두 번 더 보지 않을까 싶어요. 영화를 전체적으로 보고 싶은 마음도 있고 개봉 후에 하루 (극장에) 가지 않을까요? 늘 그랬어요. 개봉하면 한번 가요. 현장 반응이 보고 싶어서 몰래 한 번씩 가죠.(웃음)”
작품을 개봉할 때면 관객의 진짜 반응을 보고 싶어 몰래 극장을 찾는다는 배우 현빈(36·본명 김태평). 언론시사회를 통해 영화를 보며 촬영한 것들이 어떻게 나왔는지에 자연스레 집중하게 됐다는 그는 영화 전체를 보기 위해, 그리고 관객의 반응을 보기 위해 한두 번 더 극장을 찾을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 11일 서울 종로구 팔판동 모처에서 현빈을 만나 영화 ‘공조’(감독 김성훈, 제작 JK필름)를 주제로 이야기를 나눴다. ‘공조’는 남한으로 숨어든 북한 범죄 조직을 잡기 위해 남북 최초의 공조수사가 시작되면서 임무를 완수해야만 하는 특수부대 북한형사와 임무를 막아야만 하는 생계형 남한형사의 예측할 수 없는 팀플레이를 다룬다. 현빈은 특수부대 북한형사 림철령 역을 맡아 북한형사의 임무를 막아야만 하는 생계형 남한형사 강진태를 연기한 유해진과 호흡을 맞췄다
북한형사 역에 도전한 그에게 시나리오를 읽고 림철령이라는 캐릭터를 어떻게 설정했는지 물었다.
“북한형사를 어디서 접할 수 있는게 아니어서 시나리오에 최대한 충실하려 했다. 철영이란 캐릭터가 어떤 사람인지를 초반에 볼 수 있는 게, ‘차에서 대기하라’는 말을 무시하고 들어가는 그런 장면이다. 그가 맞다고 생각하는 것에 결정 후 행동으로 옮기지 않나. 그런 게 철영이 보이는 모습이다. 그런걸 하나하나 찾아나가며 준비한 거였다. 배우라는 직업 자체가 다양한 직업, 다양한 사람을 미세하게나마 직간접적으로 접하는 게 좋은 것 같다.”
영화의 촬영에 들어가기 전 그는 김성훈 감독과 만나 캐릭터에 대한 이야기를 주고받으며 필요한 부분에 대해선 수정에 들어갔다.
“특별히 어떤 주문이 있던 건 아니다. 내가 생각한 것과 감독님이 생각한 철영이 똑같았고 난 동시다발적으로 진행하고 있던 상황이어서 시나리오에 있는 대사적 부분에서 철영이 딱딱할 수 있는, 단조로울 수 있는 부분들의 대사 톤 같은 걸 많이 상의했다. 너무 무거워 보이면 자칫 멋있게 보이려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게 있다. 그런 게 감정 기복이 크게 드러나지 않아 연기할 때도 미세하게 조절해야 하는 부분이 있다. 표출도 어렵지만 이런 연기에 대해서도 분명히 힘든 부분이 있어 그런 것들을 감독과 많이 이야기한다.”
촬영 초반에 그는 유해진의 집에 찾아가 함께 술을 마시고 이야기를 나누며 가까워졌다.
“(가까워지기 위한) 의도라기보다 그날 그게 자연스러웠다. 촬영 신이 같이 찍는 게 일찍 끝났고 다 같이 선배들과 같이 있던 분들과 반주를 한잔했다. 그러다 이런저런 얘기를 하고 더 다양한 이야기가 하고싶었다. 인사를 하며 뿔뿔이 헤어지는 와중에 가다가 전화를 드려 ‘시간 되시느냐’고 물은 뒤 찾아가게 됐다. 나도 안 해본 행동이라 낯설기도 했지만 지금 생각하면 잘한 생각 아닌가 싶다. 촬영하며 많이 가까워진 것도 있고 캐릭터를 봐도 도움이 됐다.”
유해진보다 앞서 캐스팅이 된 그가 시나리오를 보며 생각한 남한형사 진태의 이미지는 유해진과 얼마나 닮아있을까.
“다 떠나 선배님과 언젠가 하고 싶었고 하지 않을까 했는데 내 생각보다 빨리 와 좋았다. 후배들은 그렇지 않을까. 누구나 다 한 번쯤 같이 하고 싶은 선배인 것 같다. 유해진 선배가 한 연기가 쉽지 않다고 생각한다. 같이 호흡을 하고 볼 수 있는 게 굉장히 후배 입장에서 배우고 느끼는 게 많다. 그런 점에서 다들 하고 싶어 하지 않을까. 선배님의 연기, 상황에서의 센스를 배우고 싶다.”
악역을 맡은 김주혁에 대해서도 현장과 영화를 통해 본 그의 소감을 들었다.
“잘 어울렸다고 생각한다. 기존에 못 봤던 모습이다. 차기성이란 인물을 만드는 과정을 듣기도 보기도 했고 캐릭터를 잘 만들지 않았나 싶다.”
‘공조’의 관람 포인트로는 캐릭터·액션·코믹요소를 꼽았다.
“첫 번째로 캐릭터들이 각자 영화 안에서 맡은 임무는 수행했다. 캐릭터를 보는 재미가 있을 것 같다. 볼거리가 많은 것 같다. 두 번째는 액션과 코믹. 기존에 연기한 분들의 못 봤던 모습을 볼 수 있는 장면도 있고 그런 부분은 보면서 재미있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작품의 성공 여부는 배우들이 만들어낼 수 있는 게 아니잖나. 잘 될 것 같다. ‘럭키 가이’와 함께했으니까.(웃음)”
극 중 기억에 남는 장면으로는 철영의 집이 나오는 장면을 꼽았다. ‘철영의 입장에서 보면 웃음과 짠함이 동시에 느껴지는 장면’이라는 그의 말에 관객도 공감이 갈 터다.
“집 안의 공간에서의 신들을 좋아한다. 실제 촬영을 할 때도 그랬다. 철영이 어찌 보면 꿈꿨을, 앞으로 (자신에게) 올 수도 있을 (상황이 담긴) 공간이었다. 그런데 철영에게 올 수 없을 일이니 그런 걸 보며 한국이란 공간, 진태란 집의 공간 등 모든 게 낯선데 가족이 뭔가를 하는 게 좋아 보이면서도 슬퍼 보이는 공간이었다. 그 신들이 웃기면서도 철영 입장에서는 짠하다.”
한쪽에 치우치지 않고 다양한 작품을 제의받는다는 그는 자신의 다른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작품에 눈길이 간다고.
“다양하게 들어온다. 공포는 못 본 것 같다.(웃음) 늘 기본적으로 작품을 택할 때 안 했던 것들을 찾는다. 안 했던 이야기, 메시지, 모습이 첫 번째다. 그게 큰 폭이든 사소하게 다르든 ‘다르다’는 게 일단 선택의 기준이다. 그리고 흥미가 있어야 한다. 읽고 ‘하고 싶다’ 하는 게 세분화를 하면 ‘내가 잘할 수 있다’와 ‘잘할지는 모르지만 도전하고 싶다’ 하는 게 있다. 그게 작품을 선택하는 첫 번째 기준이다. ‘공조’는 두 가지가 같이 있다. 절제된 연기, 눈으로 이야기하고 싶어 하는 것을 표현할 수 있겠다는 게 있었고 많은 것을 시도해야 했다는 점에서 도전이었다.”
끝으로, ‘공조’로 새해를 시작한 그의 올해 계획을 들었다.
“일차적으로 홍보를 잘하고 영화를 잘 개봉했으면 해요. ‘공조’ 개봉 후 초반이 되면 거의 같은 무렵 ‘꾼’ 촬영이 끝날 것 같아요. 촬영을 잘 마무리하면 쉬고 싶어요. 여행을 갔으면 하는 바람이 있어요. 지난해 정신없이 달려왔죠. 두 작품을 연달아 하면서 회사 관련 일도 복잡한 게 있어 좀 쉬고 싶어요. ‘꾼’이 가을이나 겨울에 개봉할 것 같아요. 그때 또 일을 할 것 같고 아직 결정된 건 없는데 그사이에도 한 작품 정도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어요.”
[최정은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이미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