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만닥터 김사부’ 양세종, 그가 말하는 ‘진짜 낭만’에 대하여 [인터뷰]
입력 2017. 01.24. 16:22:53
[시크뉴스 조혜진 기자] “저에게 낭만은 ‘정의’인 것 같습니다. 이 드라마에서 하고자 하는 이야기 또한 그거였고. 시청자 분들이 ‘낭만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한 번쯤은 더 생각할 수 있게 하는 드라마였으면 좋겠어요”

‘낭만닥터 김사부’에서 도인범 역을 맡아 열연한 양세종의 말이다. 극중 까칠하고 자기중심적인 역할을 맡았지만, 실제 성격은 이와 전혀 다른 천진난만한 26살의 배우였다.

SBS 월화드라마 ‘낭만닥터 김사부’(연출 유인식, 박수진, 극복 강은경)에서 도인범 역을 맡아 열연한 양세종을 23일 서울 논현동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양세종이 연기한 도인범은 거대병원장 도윤완(최철호)의 아들이자 동주(유연석)의 친구로 등장한다. 초반엔 방송 분량이 많지 않았으나 후반부로 갈수록 분량이 늘어나고, 제법 ‘성장기’를 확인할 수 있는 역할로 시청자들에게 눈도장을 찍었다.

SBS ‘사임당 빛의 일기’가 사전제작 되면서 이미 한 차례 드라마 경험은 있었으나 정식 ‘지상파 출연작’은 ‘낭만닥터 김사부’가 처음이었던 양세종. 첫 연기, 첫 브라운관 진출에 떨릴 법도 하지만, 그는 탄탄한 대본과 호흡 좋은 스탭, 배우들 사이에서 행복한 감정만 만끽하고 돌아왔다고 한다.

실제로 양세종의 말 한 마디, 한 마디에는 함께 한 배우와 스탭들을 향한 애정 어린 시선과 마음이 그대로 녹아들어 있었다.

“아직도 많이 보고 싶다. 선배님들뿐만 아니라 함께 고생한 스탭 형, 누나들, 감독님, 작가님. 다들 너무 보고 싶다. 좋은 분들이셔서 잠을 한 시간, 두 시간 자는 것과는 상관없이 촬영장을 가는 것 자체가 행복했다. 그 자리에 있는 것 자체가 좋았다. 그렇게 좋은 분들과 함께 할 수 있었다는 것에서 많이 행복했고, 끝난 게 아쉽다. 후회되는 느낌보다는 많이 허하고, 그분들과 함께 있었던 기억, 추억들을 잊지 못할 것 같다”



브라운관에 얼굴을 처음 비추는 만큼 주변의 시선이나 반응들도 뜨거웠다. 거기다 원래의 본인과는 전혀 다른 캐릭터인 도인범을 맡아 연기했기 때문에, 자신을 잘 아는 친구들 조차도 ‘너 너무 어색해’라고 말했을 정도.

“일상이 저하고 인범이가 너무 다르다. 제일 친한 친구들이 브라운관으로 처음 저를 접했을 때, 계속 전화가 오더라. 다들 ‘익숙하지 않다’ ‘낯설다’라는 말을 많이 했다. 그렇게 연락이 오고 나서는 몇 주 동안은 연락이 없었다. 그때부터는 제가 아니라 도인범으로 보였던 거다. 이후로는 ‘어떻게 되냐’고만 물었다. 사실 주변에 친구들, 지인들이 많지 않아서. (웃음) 만나는 사람들도 정해져 있고, 혼자 있는 시간을 좋아한다”

극중 도인범이 ‘의사’였고, 드라마 자체가 ‘의학 드라마’였기 때문에 고도의 집중력과 고급 어휘력을 요구했다. 첫 브라운관 진출작에 베테랑 배우들도 어려워하는 의사를 연기해야 했던 양세종은 그 역할을 소화하기 위해 주변 인물에서 해답을 찾았다.

“돌담 병원 내려오고 나서 하는 첫 수술이 어려웠다. 복강경, 라파로 영상도 많이 보고 시뮬레이션도 해 봤다. 병원에 가서 직접 관찰도 하고, 걸음걸이는 어떻고, 간호사 누나들한테 하는 말은 어떤지 면밀히 관찰했다. 특히 운이 좋았던 게, 같은 헬스장에 다니는 사람 중에 의사 한 분이 계셨다. 정말 젊은 분이셨다. 극 중 도인범과 굉장히 비슷했다. 신경질적인 표정에 올라간 눈 꼬리, 어떤 일을 하고 있는데도 다른 것들을 계속 신경 쓰는 느낌까지 인범이 같았다. 그 분의 도움을 많이 받았고, 첫 수술을 한 이후에는 모든 장면 연기할 때 조금 더 수월했다. 이제 이 다음 행동, 이 다음 수술 도구가 뭔지 아니까”

한석규 서현진 유연석이라는 화려한 캐스팅에 시청률 또한 월화극 1위를 기록하며 승승장구했다. 실제 촬영장 안에서도 양세종은 연기 선배들에게 많은 것을 배우고, 느꼈으며 시청률 또한 모두 선배들의 덕이라고 말했다.

“작품이 잘 된 이유는 사실 저보단 선배님들이 다 하신 거다. 전 그 작품을 같이 할 수 있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했다. 정말 선배님들이 다 하셨다. 연석 선배는 그냥 그 자체로도 분위기를 좋게 만드신다. 사람 자체가 위트 있고, 매력적이다. 많이 알려 주셨고, 연기를 함께 하는 게 너무 재밌었다. 한석규 선배님을 보면서는 ‘내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생각할 것’이라는 점과 ‘조금 더 넓게, 깊게’ 생각하는 법을 배웠다. 대단한 선배님들과 함께 했으니 앞으로 더 멀리 갈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다짐했다. 그런 것들을 몸으로 직접 느꼈다”



‘낭만닥터 김사부’는 어떻게 보면 도인범이라는 인물의 ‘성장기’라고도 할 수 있다. 극 초반 무조건적으로 아버지를 따르던 인범은 마지막에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며 ‘돌담병원’에 남길 원한다.

“시작과 끝이 갑자기 바뀐 느낌은 아니었다. 가장 중점을 둔 게 외적인 압박, 갈등을 어떻게 구체적으로 끌고 가냐에 중점을 뒀다. 처음과 끝이 자연스럽게 주변 사람들로 인해서, 인범이 눈에 보이는 환경들로 인해서 점차 바뀌어 나갔던 것 같다. (인범이는) 김사부로 인해서 가치관이 바뀐 거다. 김사부님이 나한테 해 준 말들, 그가 환자를 대하는 자세. 그런 것들을 보면서 점차적으로 몸으로 느꼈을 것 같다”

인범이의 성장기를 살아본 양세종은 실제 본인과 극중 캐릭터는 전혀 다르다고 말했다. 도인범이라는 캐릭터가 가지고 있는 ‘압박과 갈등을 대하는 자세’에서 자신과는 차이가 있다고.

“(저와는) 180도 다르다. 사실 그래서 도인범이라는 캐릭터에 더 애착이 간다. 저는 평상시에 어떤 압박이 오거나, 외적으로 오는 갈등들을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고 맞서거나 회피한다. 거의 대부분 표현을 하는 것으로 해소한다. 아무리 상대방이 갑이어도, 이거는 누가 봐도 아니라는 것이 있으면 저는 제 표현을 다 한다. 근데 인범이는 아버지한테 압박을 받았을 때 항상 알겠다는 말로 응한다. 그게 가장 달랐다”

양세종이라는 배우를 세상에 알리고, 또 빛을 보게 해 준 작품, 캐릭터와 이제는 이별해야 한다. 아쉬움을 가득 담은 그는 ‘많은 가르침을 준 작품’으로 ‘낭만닥터 김사부’를 정의했다.

“막 보내고 싶지는 않다. 그냥 보내고 싶다는 생각보단, ‘인범아, 고맙다’ 라는 말을 해주고 싶다. 실제로도 도인범이라는 캐릭터를 만나게 됐다는 것에 많이 감사하다. ‘낭만닥터 김사부’는 저에게 ‘많은 가르침을 준 뜻 깊은 것’ 같다. 실제로 정말 ‘낭만닥터’ 하면서 행복했던 시간이 훨씬 많았고, 연기에 대해서 깊이 있게, 더 상상 이상으로 생각해야겠다는 것도 배웠고. 촬영하면서 매순간이 좋았기 때문에 정말 기억에 많이 남는 것 같다. 잊지 못할, 그런 큰 기억인 것 같다”

큰 드라마 하나를 끝내고 다가오는 설에는 드디어 가족들과 시간을 함께 갖게 됐다는 양세종은 친한 친구들과 와인 마시기를 ‘할 일’ 목록 중 하나로 꼽았다.

“일단 첫 번째로는 어머니, 가족과 함께 보낼 거다. 두 번째는 와인과 향수를 보러 다닐 것 같다. 세 번째로는 된다면 친구들을 만나지 않을까. 아주 베스트 프렌드들. 와인을 잘 샀다면, 그걸 그들과 같이 먹는 것? (웃음)”



끝으로 ‘미래의 양세종에게’ 한 마디를 부탁하자 뜻밖의 대답이 돌아왔다.

“(어쩔 수 없이)사람이 살아가면서 외적인 부분들을 생각하게 된다. 저 같은 경우는 외적인 부분들에 대해 생각을 아예 안 한다. 예를 들어서 나는 ‘앞으로 몇 개월 뒤 모습, 앞으로 이런 사람이 되어야지, 이런 배우가 되어야지, 작품 하게 되어서 너무 좋다’ 이런 것들은 저한테 외적인 요소라고 생각한다. 항상 핵심적인 것들, 지금 꼭 해야만 하는 것들 위주로 본다. 그래서 아직 저에 대해서 잘 모르겠고, 끊임없이 생각해야 하는 것 같고, 잘 모르겠다. 그냥 항상 저한테 하는 말은 ‘너 자신에게 부끄럽거나, 후회할 일은 하지 말자’다. 먼 미래에 나를 돌아봤을 때, 후회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조혜진 기자 news@fashionmk.co.kr/사진=권광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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