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키워드 인터뷰] 한재림 감독이 밝힌 ‘더 킹’의 #들개 #스테이크 #여검사 #데칼코마니
- 입력 2017. 01.26. 16:10:35
- [시크뉴스 최정은 기자] “(영화에) 권력을 시각화하는 것들이 있죠. 깃털은 화려하지만 금방 가라앉고 쓰레기처럼 지저분해져요. 그런 게 권력의 상징, 권력의 이면이잖아요.”
지난 18일 서울 종로구 팔판동 모처에서 영화 ‘더 킹’(제작 우주필름)의 각본 연출을 맡은 한재림 감독(43)을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그는 전작 ‘관상’(2013)으로 관객 913만 명 이상을 동원했다. ‘더 킹’이 전작만큼의 관객수를 달성할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리지만 정작 영화를 만든 한 감독은 “큰 욕심을 내지 않는다”고 말했다.
“정치검찰 한강식의 힘은 추상적인 힘이어서 그걸 시각적으로 표현하는 게 뭘까를 고민했다. 들개는 정치검찰을 표현하는 상징적 의미이자 태수의 설명을 위한 장치다. 한 번도 거기 있지 않은데 몽환적이고 뿌옇고 스모그가 있고 가상의 존재였다면 여검사가 찾아갔을 때 들개는 밝은 조명에서 모습을 드러낸다.”
영화는 주인공 박태수를 연기한 조인성의 내레이션을 비롯해 다큐적 기법을 사용한 개성 있는 연출로 여느 영화와는 차별점을 뒀다. 관객으로서는 보는 재미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
“다큐적 기법을 사용했다. 내레이션을 쓰는데 영화적인 게 아닌 문학적 기법이다. 그러면 영화가 지루해지고 루즈해질거라 생각했다. 이런 설명들이 그리 중요한 게 아니라 태수의 성장이 중요하다. 시각적으로 재미있게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런걸 통해 관객이 재미를 느끼고 즐기면 좋을 거다.”
데칼코마니로 보여주는 화면 역시 인물의 관계를 한눈에 알기 쉽도록 보여준다. 보는 재미 역시 더했다.
“익히 아는 한국 현대사를 객관적으로 보여주고 싶었다. 늘 보던 모습인데 데칼코마니로 해놓으면 새롭게 보인다. 그렇게 해보자는 시도였다. 인물들의 관계를 드라마적 데칼코마니로 양면 대칭으로 보여준다.”
정의를 위해 발 벗고 나서는 여검사 안희연의 등장은 인상적이다. 검사 안희연 역을 맡은 김소진이란 배우의 연기 역시 관객의 이목을 집중시킨다. 박태수를 연기한 조인성과의 호흡도 좋다.
“‘꼰대들, 남자들의 권력 과오 등을 한 여자가 당당히 박살 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했다. 실제 검찰이 여검사들이 많이 생기면서 굉장히 더 좋아지고 민주적이어졌다고 들었다. 남자 검사들이 술을 마시고 마초적이고 그런 게 많이 없어지면서 긍정적이고 좋은 현상이라 생각했다. 이런 꼰대들을 박살내는 사람들은 신선한 뉴페이스의 여검사였으면 했다. 사실 전형적 역할이었으면 해서 신선한 페이스에 사투리를 사용하는 인물로 설정했다. 서울사람이고 또박또박 표준어로 이야기를 하면 전형적일 것 같았다. 김경진 의원도 그렇잖나.”
극 중 정우성은 늘 혼자 식사를 한다. 늘상 스테이크를 써는 그의 모습에서 권력의 욕망이 느껴진다.
“한강식(정우성)이 스테이크를 먹는 장면은 정치검찰들이 어떻게 사건을 유린하고 음미하는지에 대한 상징이다. 고깃덩이가 들어오듯 재벌 등이 들어오고 어떤 고기를 먹을까를 선택하면 밑의 사람들이 요리를 하는 거다. 이후 사건을 공개하면 대서특필이 되는 거고.”
조인성은 학창시절부터 검사가 된 후까지 박태수의 30년 세월을 연기한다. 박태수의 변화를 중심으로 하면서 통일성을 주기 위해 작은 소품을 이용하기도 했다.
“목포 장면에서 콜라가 많이 나온다. 그 당시에도 있고 지금도 있는 걸 쓰자고 했다. 그래야 통일성이 있다고 생각했다. 그런 포인트를 주지 않으면 혼란스러울 것 같다. 모던 클래식 빈티지 소품을 많이 넣었는데 당시(고증)보다 태수의 변화에 초점을 맞췄다.”
영화는 리듬감 있게 전개된다. 이는 편집 과정에서 많은 고민을 거친 결과다.
“리듬감·템포가 중요한 영화라 거기에 대해 고민을 많이 했어요. 그건 되게 감각적인 거죠. 많이 해보는 수밖에 없어요. 혼자 계속 편집을 해봤어요. 음악을 넣기도 하고 리듬감을 넣으려 태수나 대통령의 변화 등을 보여줬어요.”
[최정은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NEW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