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철민이 본 ‘솔로몬의 위증’ 속 최우혁과 그의 ‘선택’ [인터뷰]
입력 2017. 02.01. 17:09:27
[시크뉴스 조혜진 기자] “시청자 분들이 다들 저보고 ‘밀크보이’라고 부르시던데요? (웃음)”

백철민이 연기한 ‘솔로몬의 위증’ 최우혁은 교내 재판이 진행되는 도중 머리 위에 우유를 맞는다. 그대로 얼굴로 쏟아지는 우유를 그대로 받아내는데, 이를 보고 시청자들은 백철민을 ‘밀크보이’라 부르기 시작했다.

드라마 종영 전인 20일 종합편성채널 금토드라마 ‘솔로몬의 위증’(연출 강일수, 극본 김호수)에서 최우혁을 연기한 백철민을 만났다. 드라마 속에서 많은 학생을 괴롭히고, 때리고, 눈물 흘리게 했지만 실제 그의 모습은 이와 다르게 순하고, 매력적인 인상을 가지고 있었다.

‘솔로몬의 위증’은 일본 소설가 미야베 미유키의 장편소설 ‘솔로몬의 위증’을 원작으로 만들어진 12부작 드라마로 크리스마스에 벌어진 동급생의 추락사에 얽힌 진실을 찾기 위해 나선 학생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최우혁은 교내 재판의 피고인으로서 정국고의 폭군으로 통한다. 부자인 아버지와 집안을 믿고 ‘부자병’을 발판 삼아 학우들을 괴롭힌다. 드라마 캐릭터 소개 글에는 ‘개망나니’ ‘괴물’이라고 표현될 정도로 악질이지만 어릴 때부터 지속적인 가정폭력에 노출된 또 다른 피해자이기도 하다.

오랜 시간 최우혁으로 살았던 백철민은 ‘종영 소감’을 묻는 질문에 잠시 대답을 머뭇거렸다. 아마도 이제는 볼 수 없을 친구들, 현장에 대한 그리움 때문일 것이다.

“‘솔로몬의 위증’이 끝나고 나니까, 막상 끝났다고 해서 개운하고, 시원한 감정은 전혀 없다. 그냥 정말 ‘찡하다’고 해야 하나. 작품을 하면서 다들 고생도 많이 했고, 알게 모르게 저도 막 힘들어서 짜증도 많이 냈었던 것 같다. 끝나고 나니까 다들 너무 고맙고, 그런 감정들이 많이 생기는 것 같다”

이 드라마는 특히나 대진운이 좋지 않았다. 탄탄한 스토리와 어린 청춘 배우들의 호연, 감각적인 연출로 정평이 난 강일수 PD가 메가폰을 잡았지만, 케이블TV tvN ‘쓸쓸하고 찬란하神-도깨비’와 경쟁을 피할 수 없었다.

“아쉽기도 한 상황이었지만, (한편으로는) 저희 드라마만의 색이 잘 표현됐다고 생각한다. 사실 이런 작품을 하게 돼서 걱정을 많이 했다. 심각한 얘기도 많고, 무거운 소재를 다루는 얘기기 때문에 걱정을 많이 했었는데, 촬영하면서는 제가 더 흥미를 갖게 되더라. ‘다음 이야기가 어떻게 될까’ 싶은 생각. 그런 작품에 함께 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하게 생각하고, 그런 기회를 가졌다는 것만으로도 너무 행복하다”


우혁은 마음 속 오랜 아픔을 가지고 있을 뿐 아니라 스토리 전개상 계속해서 화를 내는 장면이 많았다. 언제나 욱하고, 손이 먼저 나가고, 소리를 지르는 캐릭터를 연기하면서 백철민 역시 체력적으로나 감정적으로 소모가 컸다.

“어떻게 보면 체력 소모가 많이 요구되는 장면들도 많았고, 촬영장에서도 저만 뭔가 나쁜 사람인 것처럼 보였다. 동료 배우들이 장난으로 한두 마디씩 하는 것들이 누적되니까 나중에는 서운하더라. 그래도 다들 아시겠지만, 우혁이에게도 많은 변화가 있었고, 사죄하는 마음으로 사람들 앞에서 눈물도 보였다. 우혁이를 연기할 수 있어 좋았다”

‘백철민의 최우혁’이 탄생하기까지 총 6번의 오디션이 있었다. 첫 오디션에서는 최우혁과 교내 재판 판사로 등장하는 김민석 역을 같이 보러 갔으나 감독은 백철민을 보자마자 “넌 우혁이야”라고 점찍었다고.

“오디션을 6번 봤다. 원래는 우혁이랑 민석이라는 캐릭터를 같이 봤는데, 보자마자 감독님이 그냥 우혁이만 보라고 하셨다. 원래 우혁이라는 캐릭터가 피부도 어둡고, 되게 묵직한 남자다운 캐릭터로 생각을 하셨는데, 저를 보시고 좀 바뀌신 것 같다. ‘너 같은 애가 애들 괴롭히고 하면 사람들이 더 안 좋게 볼 거다’ 라고 말씀해 주셨다”

그러나 정작 드라마 촬영에서 요구한 디렉션은 ‘남자답게’, ‘터프하게’였다. 처음 해보는 터프한 연기에 본인도 너무 어색했다는 백철민은 끝내 ‘이성의 끈을 놓는 것’을 택했다.

“그렇게 말씀하시고 남자다운 것들을 정말 많이 요구하셨다. (웃음) 터프한 면을 계속 요구하셨다. 술을 따라주는 장면에서도 조심성 있게 따르는 게 보이면 바로 NG가 났다. 무조건 얘는 다 과격하고, 일상적인 건 할 수가 없는 캐릭터였다. 튀어야 했다. 처음에는 정말 어색했다. 정말 실제로 터프한 사람이라도 행동으로 하는 건 흔치 않은 일이지 않냐. 하다 보니까 마지막에는 적응이 됐고, 그냥 제 이성의 끈을 놨던 것 같다”


직접 최우혁을 연기한 배우의 입장에서 봤을 때, 캐릭터의 어떤 모습이 가장 이해가 되지 않았을까. 자칫 심각해질 수 있는 질문에도 꽤 유쾌한 대답이 돌아왔다.

“(사실) 재판에 나가는 것 자체가 이해가 안 갔다. 이렇게 터프하고, 앞뒤 생각 안 하는 아이가 갑자기 앞뒤를 생각하면서 자기의 무죄를 밝히려고 재판에 참여했다는 자체가 신기했다. (웃음) 이해가 안 갔다는 것보단 제가 이런 아이였다면 안 갔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렇게 됐으면 드라마가 안 만들어졌겠지만”

끝으로 시청자분들에게 그리고 미래에 자신에게 쓰는 메시지를 부탁하자, 쑥스러운 미소를 지으면서도 꿋꿋하게 말을 이어갔다.

“‘솔로몬의 위증’ 너무 좋은 작품이니까 못 보셨으면 다시 보시면 좋겠다. 정말 의미 있는 드라마라고 생각한다. 저에게는 미래에 ‘내가 지금 한 말을 5년 뒤, 10년 뒤 언제라도 나중에 보고 다시 생각했으면 좋겠다’고 말하고 싶다. 지금처럼 열정, 인성은 변하지 않았으면 좋겠고, 그때와 지금이 조금이라도 달라졌다면 초심을 다잡고 잃지 않았으면 좋겠다”

[조혜진 기자 news@fashionmk.co.kr/사진=이음컨텐츠, JTBC ‘솔로몬의 위증’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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