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빙’ 조진웅이 펼쳐낼 마음의 지도, 新형태 심리 스릴러로 관객 마음 잡나 [종합]
입력 2017. 02.03. 12:03:41
[시크뉴스 최정은 기자] 영화 ‘해빙’(감독 이수연, 제작 위더스 필름)이 다음 달 관객을 찾는다.

‘해빙’의 제작보고회가 이수연 감독, 배우 조진웅 김대명 이청아 등이 참석한 가운데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3일 오전 11시에 열렸다.

‘해빙’은 얼었던 한강이 녹고 시체가 떠오르자, 수면 아래에 있던 비밀과 맞닥뜨린 한 남자를 둘러싼 심리스릴러. 우연히 살인의 비밀에 휘말려 점점 두려움에 휩싸여가는 한 남자와 살인사건과 연결된 듯한 의심스러운 말과 수상쩍은 행동을 하는 주변 인물과의 팽팽한 관계를 다룬다. ‘4인용 식탁’(2003)을 통해 시체스 영화제에서 신인감독상인 시민 케인 상을 수상하며 국내외에서 호평 받은 이수연 감독의 신작이자 조진웅 신구 김대명의 연기 변신으로 기대를 모은다.

조진웅은 살인사건의 비밀 한가운데로 걸어 들어가게 된 내시경 전문의 승훈 역을 맡았다. 김대명은 지나치게 친절한 집주인 성근, 이청아는 간호조무사 미연을 연기한다.

이 감독은 "'해빙'은 얼음이 녹는다는 뜻"이라며 "이 제목을 쓰게된 건, 제목과 같이 해빙이 되면서 얼음 밑에 있던게 떠오르듯 무언가가 떠오르면서 펼쳐지는 이야기다. 중의적으로 이 제목을 택했다. 심리 스릴러라고 국내에서 많이 이야기하는데 우리 영화는 제목처럼 무의식에 숨겨진 사건이 수면 위로 떠오르는 한 남자의 심리 지도를 따라가는 이야기다. 처음에 '떡밥'을 주고 끝에서 답을 정확히 맞춰간다. 장르적 재미를 느낄 '퍼즐 놀이'로 생각하면 될 것"이라고 영화를 소개했다.

이 감독은 신구를 캐스팅한 이유에 대해 "시나리오를 쓰면서는 배우를 떠올리지 않는데 그러면서도 끝내 지우지 못하는 배우들이 있다"며 "신구 선생님이 그랬는데 안 할 수도 있어 떨치려 했지만 그러지 못했다. 결국 캐스팅이 성사돼 개구리 처럼 방 안에서 뛰었다. 신구 선생님을 코믹하거나 부드러운 이미지로 기억하시는데 그런 이미지를 보여주는 걸 보고 유연성이 있다고 느꼈다. 그러면서도 급격한 감정의 전환을 보여주고 자상하면서도 거친 저음으로 변조하는 목소리도 좋았다. 꼭 작업을 같이 해보고 싶었는데 실제 만나니 악역이 처음이라고 해서 더 좋았다"고 설명했다.

그녀는 "수면마취 하면 안 되는 이유가 유튜브에서 굉장히 유행한 적이 있었다"며 "그런 걸 보며 '저 때 살인 고백을 하면 어떨까. 그리고 그걸 듣는게 의사이자 그 사람과 아는 사람이라면'이라는 가정을 했다. 이야기를 그렇게 구성하고 마무리 단계에서 '한강 순환 구조대'의 이야기를 읽게 됐다. 한강 시체가 따뜻한 봄이 되면 가스 소리를 내며 둥둥 떠오른다는 거다. 구조대가 4월에 가장 많은 시체를 건져올린다고 하더라. 그게 벚꽃이 날리는 봄의 풍경과 어우러지면서 이야기가 연결됐다"고 시나리오를 쓴 계기를 밝혔다.

이어 그녀는 "장르적으로도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데 이 이야기에서 전체적 '상징'은 한국에서의 빠른 산업화에서 해결하지 않고 묻은 건 반드시 값을 치른다는 것"이라며 "실제 신도시에 가보면 개발지역과 그렇지 않은 곳이 분명히 나뉘어서 이전에 산업화 전 해결 못하는 게 그대로 산적한 상태에서 한쪽에서 맞춰가는 모습이 하나하나 은유를 따진다면 전체 사회를 조망하고 그림을 그리는 것과 연관돼 있고 그것의 축소판임을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녀는 "연기 디렉팅을 잘 하는 비결을 캐스팅을 잘 하는 것이라는 말을 어떤 감독님이 했는데 그게 맞다"며 "'더 테러 라이브'를 통해 김대명이라는 배우를 봤다. 굉장히 자연스러운데 섬뜩한 걸 갖고 있었다. 대명 씨의 연기론이랄까, 자연스러움이라는 연기적 장점이 있는데 장르 영화에서 그런 부분이 훨씬 빛을 발한다"고 김대명의 장점에 대해 칭찬했다.

조진웅은 영화를 선택한 이유에 대해 "굉장히 재미있게 (시나리오를) 봤다"며 "그 공간에 내가 던져졌을 때 어떨지 나도 모르겠더라. 이걸 쓴 분이 누군지 궁금했고 이걸 풀어내면 재미있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내과 전문의로서 내시경을 하면서 환자에게 어떤 영향을 주느냐에 집중하면 된다"며 "그것만 하면 끝인데 중얼거린다. 그 중얼거림은 늘상 하는 것이기에 그냥 웃고 나가는데 그 중얼거림 가운데서도 뭔가 오는 게 있을 거다. '몸통' '머리는 아직' 등의 개연성 없는 말을 듣고 반응하고 받아들이는지를 생각하게 하는 것, 그런 것이 신구 선생님의 매력"이라며 신구와 호흡을 맞춘 장면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촬영 현장에서는 한 줄 한 줄 잘 표현하려 고심했다"며 "이번 영화는 더 그런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어 그는 "이 시나리오를 보면 이정표가 잘 되어있고 재미있고 맛있는 영화"라며 "심리 비밀 키워드가 있고 어려울 것 같지만 그냥 보면 된다. '재미있는 심리 스릴러 영화 한 편이 이렇게 나오는 구나' 해서 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제작기 영상을 통해 공개된 의사 가운이 어울리는 모습에 대해 "다행히 어려운 의학 용어는 없다"며 "의사의 가운은 많은 것을 숨겨줘 누가 입어도 어울린다"고 말했다.

그는 또 "연출부 한 명이 내시경을 실제 받으며 찍어왔다"며 "정말 많은 참고가 됐다. 의식적으로 내시경을 어떻게 하고 디테일하게 녹아있는 것이라 그 분에게 감사하다"고 말했다.

주인공으로서의 부담감에 대해 그는 "원톱 영화는 아닌데 맨 앞에 인기는 할 것"이라며 "그런걸 생각하면 의식적으로 할 것 같다. 편안하게 여느 작업 하듯이 했다. 오히려 굉장히 부담스러운 건 우정출연이다. '잠깐 놀다가라'고 하는데 만회할 장면이 없고 그런게 더 어렵다"고 밝혔다.

김대명과의 호흡에 대해서는 "'미생'을 뜻깊게 봤다"며 "극 중 그의 선량함과 친절함이 내겐 정말 무섭게 느껴졌다. 그런 게 여유롭게 느껴지니 어느 순간 무장해제가 되더라. 실제 그는 정말 착한 사람이다. 술을 한 잔 하는데 술을 잘 한다더라. 살면서 가장 일탈을 한 걸 물어보니 연극영화과를 간 것이라더라. 그렇게 선량한데 대사를 그렇게 하니까 미묘한 매력이 느껴졌다"고 전했다.

김대명은 "시나리오를 봤을 때 흔히 볼 수 없는 이야기였다"며 "여러 줄기가 있는데 의심이나 서로에 대한 이야기를 통해 구성되는게 흥미로웠다. 개인적으로 감독님과 조진웅 선배님의 팬이어서 함께 작업한 게 즐거운 시간이었다"고 출연 계기를 밝혔다.

그는 "우리 영화의 특징인데 캐릭터의 선과 악을 나누는 의미가 없다"며 "난 친절한 모습으로, 다른 인물의 또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것으로 영화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육점이라는 공간에서 촬영한 것에 대해서는 "장시간 촬영하다보니 조명에 고기가 녹아 고기 비린내가 풍겼는데 시간이 지나니 익숙해지더라"며 "처음에 감수하는 분이 오셨는데 생각보다 고기가 잘 안 잘리더라. 칼이 예리하고 다치기 쉬워 초반에 힘들었다. 나중에는 익숙해 졌다. 중간에 감수하는 분이 손 연기를 조금 해주시기도 했다"고 비하인드 스로리를 전했다.

조진웅과 호흡을 맞춘 것에 대해 그는 "항상 발자취를 따라가며 영화를 여러번 봤다"며 "비등한 에너지로 부딪혀야 하는데 현장에서 소시민의 모습이 되어 있어 신기했다. 내가 연기하는데 있어 정말 큰 힘이 돼 주셨다"고 감사의 마음을 표했다.

이청아는 "조진웅 선배의 악역이면서도 섹시한 모습을 보다가 이 시나리오에서는 굉장히 신경질적이지만 주변사람에게 친절하고 예의를 지키는 인물로 분한다는 걸 보고 흥미로웠다"며 "에어콘을 틀고 낮잠을 자다 가위를 눌렸다 깨는 느낌, 눅진하고 끈끈, 서늘한 느낌이 있었다. 실제 이야기인지 주인공의 시점인지 고민하다 시나리오를 다 보고 꼭 해야겠다, 감독님을 만나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등이 흥건하게 젖는 느낌이었다"고 출연 이유를 전했다.

그녀는 "항상 선한 의도가 많은 인물을 연기했는데 이번 영화도 인물들이 선과 악을 나누기 애매하다"며 "이 인물은 속의 의도와 표현이 좀 다른 인물이다. 승훈(조진웅)이 우리 병원에 왔을 때도 의도된 친절을 보인다. 지금껏 보여준 것과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캐릭터"라고 말했다.

그녀는 조진웅과의 호흡에 대해 "사실 어려웠다"며 "처음 뵀을 때 이 캐릭터를 어떻게 표현할지를 갖고 계셨다. 나는 이런 네거티브한 인물을 처음 해 보는데 (조진웅) 선배님은 나를 좀 '요즘 애들'로 봐줬으면 하고 좀 칭얼대고 싶었는데 늘 뒤에서 거슬리지 않게 있고 싶었다.

이번 영화로 캐릭터 변신에 도전한 그녀는 "다른 작품을 통해 조금씩 악역을 해보기도 했다"며 "'해빙'에서는 감독님과 초반에 많이 고민을 했다. 영화라는 게 관객이 집중해서 보는데 내가 기존에 갖고 있던 밝은 이미지를 지워야 했다. 오히려 그런 부분에서는 신인이 했으면 더 좋을 역할이라 생각하기도 했다. 항상 작품을 고를때 '재미있겠다' '성장하겠다' 두 가지를 본다. 성장하겠다는 확신이 있어서 편하게 임했다. 물론 촬영은 재미있고도 힘들게 했다"고 말했다.

끝으로 이 감독은 "모든 영화가 새로움을 표방하는데 우리 영화 '해빙'은 기존에 한국에서 보지 못한 새로운 형태의 스릴러"라며 "장르의 쾌감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해 기대감을 높였다.

[최정은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권광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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