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LAB] ‘너드 패션’ 소녀시대 버전, 이상해야 더 시크한 ‘그들만의 코드’
입력 2017. 02.15. 11:22:18

소녀시대

[시크뉴스 한숙인 기자] 패션의 흡수력은 끝이 보이지 않는다. 학교나 회사에서 있는 듯 없는 듯 그림자 취급을 받았던 ‘너드(Nerd)’에 패션이 추가된 ‘너드 패션’이 트렌드 핫 키워드로 급부상했다.

지능지수는 높지만 사회성이 부족한 사람들의 의미하는 너드는 미국 영화나 드라마에서 컴퓨터 앞에서 모든 일을 처리하는 사람들이 대표적 모델로, 관례적으로 통용되는 드레스코드와 트렌드 흐름을 거부한 철저하게 자신의 취향에만 몰두하는 경향을 보인다.

IT가 주력 산업으로 급부상하면서 너드로 분류되던 이들이 경영자로서 성공과 함께 전 세계 젊은이들의 롤모델로 급부상하면서 이들의 평소 의상에 ‘너드 패션’이라는 명칭이 붙고 추종자까지 생기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너드 패션은 이처럼 유행과 사회적 관습과 거리를 둔 코드로, 스티브 잡스와 마크 주커버그가 대표적 인물.

애플 스티브잡스는 일반적으로 포멀 코드를 하고 오르는 신제품 발표회에 매번 블랙 터틀넥 풀오버 상의와 리바이스 501 데님팬츠를 고집스럽게 유지했으며, 페이스북 마크 주커버그 역시 면 소재의 회색 티셔츠와 데님팬츠가 그의 트레이드마트로 2014년 한국 방문 당시 대통령 접견에서 어떤 옷차림을 할지 화제가 되기도 했다.

그러나 패션계는 자칫 사회적 낙오자로 비춰질 수 있는 특정 아이템 혹은 브랜드에만 집착하는 이들 취향에 다양한 색감과 소품을 섞고 레이어드라는 마법의 비법을 넣는 명민함을 발휘했다.

소녀시대 수영의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모인 멤버들의 모습이 담긴 사진에 ‘너드 패션’으로 드레스코드를 맞춰 시선을 끌었다. 이들 중 태연 티파니 수영이 위트와 시크로 중무장한 너드 패션으로 탁월한 패션 감각을 보여줬다.

태연은 디스트로이드 스키니진과 데님재킷의 청청패션에 팬츠 위로 올려 신은 야구양말과 이너웨어의 빨간색 농구티셔츠, 여기에 회색 베레모와 커다란 안경까지 너드 패션 코드를 완벽하게 갖췄다.

티파니는 화이트 터틀넥과 파스텔 핑크 블루 옐로 블록의 풀오버 스웨터에 멜빵데님팬츠를 입고 역시나 커다란 안경을 쓰고 유치원 아이 느낌의 헤어 액세서리까지 너드 패션의 키덜트 버전을 완성했다.

수영은 위트에 힘을 실었다. 체크패턴 팬츠에 스트라이프 패턴의 빨간 멜빵을 하고 커다란 리본을 묶은 화이트셔츠와 녹색 카디건을 입었다. 여기에 블루 베레모와 커다란 안경을 장착하는 것은 기본, 교정기까지 하는 수고로운 노력을 아까지 않았다.

너드 패션은 사회성이 부족함에도 사회적으로 성공한 이들에게 보내는 존경의 표시일 수 있지만 해석에 따라서는 이들을 비웃은 듯한 뉘앙스를 전혀 배제 할 수 없다는 점에서 패션이 가진 이중성이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한숙인 기자 news@fashionmk.co.kr/ 사진=태연 수영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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