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글라이더’ 이병헌, 16년 만의 감성 연기로 관객을 돌아보게 하다 [종합]
입력 2017. 02.17. 16:48:46
[시크뉴스 최정은 기자] 영화 ‘싱글라이더’(감독 이주영, 제작 퍼펙트스톰필름)가 오는 22일에 개봉된다.

‘싱글라이더’의 언론시사회가 이주영 감독, 이병헌 공효진 안소희 등이 참석한 가운데 서울 성동구 CGV왕십리에서 17일 오후 2시에 열렸다.

‘밀정’에 이은 워너브라더스의 두 번째 한국 영화 배급작인 ‘싱글라이더’는 증권회사 지점장으로서 안정된 삶을 살아가던 한 가장이 부실채권 사건 이후 가족을 찾아 호주로 사라지면서 충격적인 진실이 밝혀지는 이야기를 다룬다. ‘싱글라이더’로 첫 장편 영화에 데뷔한 이주영 감독이 각본을 쓰고 메가폰을 잡았다.

한국 영화에서 드물게 대부분의 장면을 호주 로케이션으로 촬영, 호주의 랜드마크인 하버 브릿지, 오페라 하우스, 본다이 비치, 그레이트 오션 로드 등 아름다운 풍광을 담았다. 특히 하버 브릿지나 내부까지 촬영한 오페라 하우스가 등장하는 것은 한국 영화로는 최초여서 눈길을 끈다.

이주영 감독은 영화가 주는 메시지에 대해 “미래를 위해 현재를 포기하고 사는 것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고자 한다고 이전까지 말했다"며 "좀 더 구체적으로 시간과 자신에게 벌어지는 어떤 상황에 대해 자신이 느끼는 아이러니를 주로 이야기를 만드는데 가장 크게 활용했다. 자신의 마음이 시간차를 두고 만나지 못한 것에 대해 여러분과 나누고 싶었다"고 말문을 열었다.

극 중 강아지 치치가 등장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강아지를 좋아하고 애견도 가족이라 생각한다"며 "영화의 결말과 관련돼 재훈과 인간과의 교감을 보여주는 게 인간에 대해서도 잘 보여주는 것 같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극 중 이병헌의 눈물 장면의 카메라 앵글을 위에서 찍은 이유가 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이 감독은 "가장 초라한 남자의 눈물 처럼 보여지길 원했다"며 "연기를 잘 해서 많이 담아서 보여주고 싶었지만 가장 절제하고 조금 덜 보여주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여성 감독으로서 디테일한 묘사에 대해 지니는 강점이 있는지를 묻는 질문에는 "아직 여성에 대해 여자라 다르다는 걸 의식하고 연출한 적은 없다"며 "보편적으로 생각하는, 흔히들 말하는 디테일함은 시나리오에서는 느끼지만 연출에서는 아직 모르겠다"고 말했다.

영화 감상 포인트에 대해선 "이전에도 배우의 연기 포인트를 봐 달라고 했다"며 "반전이라는 포인트가 있긴 하지만 다 같이 목표로 하고 동의한 건 반전을 위한 반전은 만들지 말자는 거였다. 다들 속도가 다르게 조금씩 알아가는 재미가 있는 것 같다. 세 배우의 열연을 봐 달라"고 당부했다.

번지점프를 하다’ 이후 16년 만에 감성 드라마로 돌아온 이병헌은 증권회사 지점장이자 한 가정의 가장인 강재훈 역을 맡았다.

극 중 강아지와 호흡을 맞춘 그는 "솔직히 힘들었다"며 "교육을 잘 받은 강아지라고 해서 간단히 명령을 해 봤는데 전혀 말을 듣지 않았다. 게댜가 50분에 한번씩 쉬어가며 촬영해야 하는 법이 호주에 있어 그렇게 촬영했다. 나중에 들으니 출연료가 비싼 강아지는 아니라더라. 영화상으로는 에쁘고 재미있게 연기를 해 줘 고맙다"고 털어놨다.

이어 그는 영화에 대해 "반전을 위한 영화는 아니다"라며 "각본을 다 읽고 정말 쓸쓸하고 허무했다. 그 느낌이 긴 시간 가서 계속 멍했다. 오래 전 다른 작품에서 아들이 있는 역할이 있었는데 부성애를 보여주지는 않아 이번 작품이 처음이라 할 수 있다. 아이가 있어 그런 느낌은 큰 도움이 됐다. 감독님이 이름도 의도적으로 비슷하게 지어준 것 같기도 해서 더 연기를 하는데 있어 더 감정을 올릴 수 있었다"고 전했다.

오랜만에 감성 드라마에 출연한 그는 "날 액션 배우로 아는 분이 많은데 배우로서 목말랐던 감정을 이야기 할 수 있어 좋았다"며 "이번에 내 안에 개그 본능이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연기를 하며 순간 순간 웃기고 싶어 그런 연기를 했는데 나오지는 않았다"고 이번 영화를 찍으며 발견한 자신에 대해 털어놨다.

이어 영화의 관전 포인트에 대해 묻는 질문에 그는 "관전 포인트 보다는 이 영화를 인생에 몇 안되는 영화로 꼽는 분도 있겠지만 취향이 아니라서 재미 없게 보는 분도 있을 것"이라며 "정말 독특하지만 가슴이 시원한 게 아니라 허전한 느낌으로 뚫리는 영화다. 내겐 내 마음을 움직이는, 인생에 몇 안되는 영화"라고 말했다.

새로운 삶을 꿈꾸는 재훈의 아내 이수진을 연기한 공효진은 "클라이막스의 반전에 많이 놀랐다"며 "우리끼리도 이야기를 많이 나눴다. 촬영하며 재훈의 역할이 어렵겠다고 생각했다. 반전에 대해 누군가는 빨리 의심하고 누군가는 다른 지점에서 다르게 여길 수도 있을 거라 생각한다. 비밀을 찾아내는 것이 재미있는 작품일 것 같다. 비밀을 찾아내는데 있어 앞의 부분을 다시 생각하는 것 같다"고 영화에 대해 설명했다.

이어 엄마 역할을 맡은 점, 호주 로케 촬영과 영어 연기에 대해 그녀는 "나와 지인이 공감하는 나이이기도 하고 전작 '미씽'은 엄마로서의 이야기가 핵심이었다면 이번 영화에서는 핵심이 남편"이라며 "쓸쓸하게 남겨지는 재훈을 더 쓸쓸하게 만드는 역할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아이들과의 촬영은 장단점이 있다. 여성으로서 좀 더 감정을 어필하기엔 모성이란 것, 아이가 있다는 것이 굉장한 이점이 된다. 호주 브리즈번에서 고등학교를 다니다가 한국에 오기 전에 실제 본다이 비치에 있는 학교를 다녔다. 운명인 것 같기도 하고 촬영 기간에도 어머니와 함께 갔다. 실제 아버지도 재훈 처럼 기러기 아빠였는데 죄송하고 옛날 생각도 나더라"고 소감을 밝혔다.

그녀는 "재훈의 소극적 행동이 답답함을 쌓아가고 끝내 클라이막스에서 터뜨리는 모든 비밀과 사실이 의도한지는 모르겠지만 거기서 느껴지는 카타르시스가 있었던 것 같다"며 "영화에서 그 게 표현된 것 같아 알고 있는 내용이지만 또 한 번 영화가 주는 힘을 느꼈다"고 영화를 본 소감을 전하기도 했다.

이어 그녀는 "영화를 보고 다양한 생각을 할 거라 생각한다"며 "영화를 자세히 한 부분도 놓치지 말고 봐달라 홍보하고 싶기도 하지만 편하게 보면 잔잔하게 결론에 도달할 거다. 이국적인 느낌과 한국 배우의 느낌이 섞여 독특하다. 지금 많이 나오는 영화들과는 사뭇 다른 톤을 가진 영화다. 오랜만에 새로운 영화를 찾는 분들이 보기에 신선한 영화가 될 것 같다"고 전했다.

재훈에게 도움을 청하는 호주 워홀러 역을 맡은 안소희는 "치치를 안고 있는 장면이 많았는데 신기하게도 내게만 짖어 민망했다"며 "동물과 촬영하는게 쉽지 않을거라고 한 선배들의 말을 이해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에 이병헌은 "소희 씨가 고생을 많이 했다"며 "안고 있는데 으르렁 대더라. 어느 순간 물릴지 모른다는 위협을 느끼며 연기해 힘들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그녀는 "20대의 당참, 에너지를 가진 인물이라 좋았다"며 "미국에서 보낸 시간들을 살려 연기할 수 있어 정말 좋았다"고 호주 로케이션 촬영 소감을 전했다.

그녀는 또 "영화를 보면서, 본 뒤에 현재 자신이 놓치는 게 있는지 있다면 뭘지를 생각하는 영화가 될 것"이라며 "영화를 볼 때 여러 비밀이 숨어있으니 놓치지 않고 봐 주셨으면 한다"고 바람을 전했다.

이병헌은 "지금 대부분의 사람들이 보이지 않는 목표를 두고 앞만 보며 살아간다"며 "정작 가장 소중한 것들을 놓친 삶을 사는 사람들이 나를 포함한 대부분이라 생각한다. 현재를 사는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이렇게 중요한 게 있지 않았나를 한 번 쯤 생각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공효진은 "영화관 주 관객층이 2030여성들이 아닌가 생각했는데 이 영화를 보고 나니 이 영화는 30~50대 아버지들에게 이 쓸쓸함과 우울함을 느끼게 하는 제철영화가 아닌가 한다. 지금쯤 나와야 할 남성들을 위한 제철 영화"라고 말했다.

끝으로 안소희는 "정말 좋은 영화를 촬영했다"며 "많은 걸 느끼며 배우며 촬영했다. 많은 기대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최정은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권광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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