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NYFW] ‘반(反) 트럼프’ 패션, ‘옳지 못한 것’에 대한 저항
입력 2017. 02.20. 13:43:08
[매경닷컴 시크뉴스 서충식 기자] 2017 FW 뉴욕패션위크는 최악의 시즌이었다는 평가 속에서도 디자이너들이 패션을 통해 인종ㆍ성차별, 반(反) 이민정책 등 트럼프의 과격한 정치 행보에 대한 반기를 표한 특별한 시즌이었다.

자신을 드러내는 외적 정체성을 표현하는 도구에서 자신의 신념과 철학을 표현하는 내적 정체성 도구로서 패션의 기능이 강조되면서 시즌 컬렉션 런웨이가 트렌드 발신지에서 ‘윤리적 발신지’로 새로운 역할을 추가했다.

2017 FW 뉴욕패션위크는 트럼프의 반 이민정책으로 시작 전부터 시끌하더니 결국 런웨이에서 디자이너들의 ‘이유있는 분노’가 폭발하며 전 세계 이목을 집중시켰다.

대표적으로 미국의 여성복 브랜드 프라발구룽은 시즌 콘셉트를 ‘여성’으로 정하고 트럼프 정책에 반대하는 다양한 슬로건으로 ‘반(反) 트럼프’ 패션을 선보였다. 특히 ‘I AM AN IMMIGRANT(나는 이민자다)’, ‘THE FUTURE IS FEMALE(여성이 미래다)’ 등 성차별과 반(反) 이민정책에 대해 목소리를 높였다.

DKNY의 디자이너였던 맥스웰 오스본과 다이오 초가 새로 맡게 된 퍼블릭 스쿨 역시 티셔츠와 모자 등 옷 전반에 ‘MAKE AMERICA, NEW YORK(미국을 뉴욕처럼 만들자)’라는 문구를 새기며 트럼프 대통령을 상징하는 구호 ‘Make Great America again’을 비꼼과 동시에 뉴욕패션위크의 ‘반(反) 트럼프’ 목소리가 미국 전역에 들리기를 소망했다.

크리에이처 오프 컴포트는 ‘WE ARE ALL HUMAN BEING(우리는 모두 사람이다)’라는 슬로건을 활용해 트럼프의 그가 일삼는 인종차별과 백인 우월주의에 대해 비판했다. 이외에도 앨리스앤올리비아는 ‘BE THE CHANGE YOU WISH TO SEE IN THE WORLD(세상을 변화시키고 싶다면 당신부터 변화된 삶을 살아야 한다)’라는 슬로건으로 트럼프의 행동을 강력하게 꼬집었다.

이외에도 기존 런웨이에서 볼 수 없었던 특별한 아이템을 통해 자신의 의견을 피력한 디자이너도 있었다. 바로 래퍼 카니예 웨스트의 이지 시즌 5 컬렉션이다. 본래 카니예 웨스트는 도널드 트럼프를 지지하는 세력이었으나 자신의 컬렉션에 히잡을 착용한 무슬림 모델을 선보이며 트럼프의 무슬림 국가 국민 입국금지에 대한 반대 입장을 표명하며 ‘반(反) 트럼프’ 대열에 합류했다.

비록 2017 FW 뉴욕패션위크가 랄프 로렌, 톰 포드, 타미 힐피거 같은 미국을 대표하는 브랜드들이 줄줄이 빠져나가며 과거의 명성을 잃었지만 힘들수록 똘똘 뭉치자는 일념 하에 갈대처럼 흔들리지만 부러지지 않는 굳건한 모습을 보였다.

더불어 그동안 금기시돼왔던 디자이너들의 정치색 표현이 사회적 혼란에 하나의 트렌드가 된 지금 한 달 앞으로 다가온 서울패션위크도 대한민국의 어지러운 정국을 꼬집는 패션을 선보일지 주목된다.

[서충식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프라발구롱, 크리에이처오프컴포트, 이지시즌5 인스타그램, AP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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