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키워드 인터뷰] ‘싱글라이더’ 이병헌이 말한 #공효진 #안소희 #애드리브 #호주
- 입력 2017. 02.20. 14:32:46
- [시크뉴스 최정은 기자] 배우 이병헌이 영화와 관련된 다양한 질문에 답했다.
2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 모처에서 이병헌을 만나 영화 ‘싱글라이더’(감독 이주영, 제작 퍼펙트스톰필름)를 주제로 이야기를 나눴다.
‘밀정’에 이은 워너브러더스의 두 번째 한국 영화 배급작인 ‘싱글라이더’는 증권회사 지점장으로서 안정된 삶을 살아가던 한 가장이 부실채권 사건 이후 가족을 찾아 호주로 사라지면서 충격적인 진실이 밝혀지는 이야기를 다룬다.
이번 영화를 통해 공효진 안소희와 호흡을 맞춘 소감을 묻자 그는 두 후배 배우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효진 씨의 연기를 좋아한다고 많은 인터뷰를 통해 이야기 했었다. 역시 같이 연기를 해보니 카메라가 앞에 없는 것 처럼, 리허설 하듯 자연스런 연기를 하더라. 같이 찍지 않는 분량에서도 격렬하게 터질 땐 터지고 힘 줄때 뺄 때를 정말 잘 아는 것 같다. 다른 영화에 비해 효진 씨 분량이 많지 않았지만 그럼에도 그런 생각이 계속 들 정도였다. 소희 씨는 소속사가 같은 적이 있었지만 이렇게 호흡을 맞춘 적은 없었다. 정말 열정이 엄청난 친구다. 촬영이 있는 날이나 없는 날이나 역할에 대한 것만 생각하고 있더라. 식사 내내 배역에 대한 이야기만 했다. ‘선배 배우들과 하는 것에 대해 부담이 크구나’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또 한편으로는 배우로서의 자세와 열정이 보기 좋다는 생각이 들었다.”
슬프고 감성적인 작품이지만 현장에서는 ‘아재개그’를 하며 후배들을 아울렀다. 당연하게도 편안하고 좋은 분위기가 좋은 작품으로 연결되기에 그의 속 깊은 행동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캐릭터와 작품에 대해선 진중하게 이야기 하지만 그 외 재미있는 이야기도 한다. ‘아재개그’ 때문에 소희 씨는 힘들었다고 하는데 그렇게 이야기 할 만큼 (현장에서) 재미있게 (촬영) 했다.”
호주 로케이션 촬영은 많은 관심을 모았다. 앞서 공효진은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이병헌 안소희와 함께 출연해 ‘이병헌 덕에 시드니 오페라하우스 대관도 가능했다’고 밝혀 화제를 낳은 바 있다. 그에게 호주 로케이션 촬영에 대해 들었다.
“나 때문에 대관이 됐다는 말은 그날 처음 들었다. 사실인지 모르겠다.(웃음) 이번 영화 앞 뒤로 육체적으로 힘든 스케줄을 이어오고 있었다. ‘매그니피센트 7’를 5개월 동안 사막에서 촬영했다. 육체적으로 지쳐있었는데 바로 ‘마스터’ 촬영에 들어갔다. 그 중간에 한 달 남짓한 시간이 있는 상황에서 ‘싱글라이더’를 찍었다. 호주가 날씨도 좋고 이 영화에서는 노려보거나 걷거나 관찰하는 장면 밖에 없어서 체력을 비축하는 느낌으로 찍어야 겠다고 생각했는데 더 힘들었다. 90%정도 나오기에 쉬는 날이 없더라. 정말 타이트하고 힘든 일정이었다.”
체력적인 부분 외에 영화를 촬영하며 힘든 점은 심리적 동요였다.
“영화 전체적으로 극단적인 상황에 놓인 남자의 심리가 처음부터 끝까지 펼쳐진다. ‘악마를 보았다’ 때도 육체적으로 힘든 점이 많았지만 영화가 주는 것이나 심리적 상태 때문에 그런 게 많았는데 이번 영화도 재훈이 환하게 웃거나 기쁜 순간이 없잖나. 그런 무드를 무시할 수 없다.”
그는 할리우드 영화에도 출연하지만 ‘마스터’에서도 필리피노 영어를 구사했다. 이번 영화에서도 많지는 않짐나 그에게 영어 대사가 주어졌다.
“영어 대사가 힘들다. 우리 말이 아니니까. 아주 어려운 표현이나 긴 영어가 아니라면 그리 힘들지 않다. 아직 할리우드에서 긴 대사를 안 해봤다.(웃음)”
슬픈 분위기의 감성 영화지만 소소한 애드리브도 있었다.
“애드리브에 대한 욕심은 없다. 이런 작품에서는 애드리브를 적용할 수 있는 기회가 별로 없다. 시나리오의 완성도가 높을수록 상상도 못한다. 그렇다고 전작의 완성도가 높지 않았다는 건 아니고.(웃음) 전작들은 그런 여지가 많은 장르 또는 캐릭터였다. 이번 영화의 성격이나 캐릭터에 애드리브를 할 생각은 들지 않는다. 극 중 할머니를 만날 때마다 놀라는 건 없었는데 그런 장면에서 사실적으로 연기를 하려 애쓰다보니 놀라고 눈치보는 연기를 했다. 하다보니 스태프가 좋아하더라. 관객들도 여기서 살짝 미소지으며 볼 수 있겠다 생각했다. 이런 장르에서 애드리브가 비집고 들어갈 데가 없다고 했지만 웃음이란 건 어떤 장르에서든 들어가서 나쁠건 없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감성적이고 잔잔하고 슬프고 쓸쓸한 영화에서도 중간중간 웃음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것에 대한 욕심을 가질 수 있지만 그런 여유가 있는 영화가 아니다. 완성도가 있는, 워낙 잘 짜인 시나리오다.”
끊임없이 작품 활동을 하는 그는 이른바 ‘소처럼 일하는’ 대표 배우다. 그가 쉬지 않고 작품에 매진하는 이유를 들었다.
“작품이 연속되는 건 우연이 많다. 아무 계획 없이 할 수는 없지만 놓치고 싶지 않다 하면 한다. 어느 순간 썩 마음에 드는 게 우연의 일치로 안나오면 긴 시간 안 할수도 있는 거다. 쉬고 싶은 마음이 조금은 있다. 체력적으로 문제가 있다는 건 아니지만 조금 쉬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작품 욕심 때문에 선택을 하지만 자꾸 ‘내가 날 너무 소비하고 있나’하는 생각이 들땐 내면적으로도 풍요로워질 수 있는, 자신을 돌아보고 충전의 시간을 갖는 게 어떨까 하는 생각도 든다.”
극 중 한 가정의 가장인 그는 실제로도 한 가정의 가장이다. 그 같은 캐릭터와의 공통점이 그에겐 감정을 이해하는 데 있어 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아무래도 연기라는 건 살아가며 많은, 새로운 경험을 하는 게 쌓여 그것이 배우의 자산이 된다. 시간이라는 것 자체가 흐르는 것이 쌓여 배우에게 도움이 된다. 아내에게 시나리오를 가끔 한 번 읽어봐 달라고 할 때가 있다. 또 다른 견해를 듣고 싶기 때문이다. 이번에도 그랬다.”
‘밀정’에 이은 워너브라더스의 두 번째 한국 영화 배급작인 ‘싱글라이더’는 증권회사 지점장으로서 안정된 삶을 살아가던 한 가장이 부실채권 사건 이후 가족을 찾아 호주로 사라지면서 충격적인 진실이 밝혀지는 이야기를 다룬다. 제작 단계부터 배우들을 사로잡은 것으로 전해진 시나리오, ‘번지점프를 하다’ 이후 16년 만에 감성 드라마로 돌아온 이병헌의 연기에 대한 기대가 영화에 대한 기대감을 높인다. 오는 22일 개봉.
[최정은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워너브러더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