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빙’ 김대명, 다양한 얼굴을 가진 배우 [인터뷰③]
입력 2017. 02.28. 16:28:43
[시크뉴스 최정은 기자] “‘잘하고 있나’ 라는 자문을 자주 해요.”

지난 27일 오전 서울 종로구 팔판동 모처에서 만난 김대명(38)은 배우로서의 자신을 점검하는 질문을 스스로 자주 던진다고 말했다.

“잘하고 있다는 게 몇 번째 타이틀이라거나 경제적인 것이 아니라 좋은 걸 사람들에게 주고 있나 하는 거다. 배우 입장에서 정치인처럼 뭘 해줄 수도 경제적으로 도움을 줄 수도 없고 할 수 있는걸 잘 줘야 하는데 어려운 것 같다. 나름 잘하고 있다 생각할 때도 있고 아니었다 할 때도 있다.”

이날 이대명을 만나 영화 ‘해빙’(감독 이수연, 제작 위더스필름)을 주제로 이야기를 나눴다. 승훈(조진웅)이 세들어 사는 원룸의 집주인인 정육식당 사장 성근 역을 맡은 그는 친근한 집주인과 서늘한 감시자를 오가는 연기를 보여준다.

극 중 먼저 승훈에게 먼저 다가가는, 붙임성 좋은 캐릭터를 연기한 그는 실제 성격이 어떨까. 시청자나 관객마다 자신의 이미지를 모두 다르게 본다는 그는 실제로는 먼저 다가가는 편이 아니라 털어놨다.

“낯을 가리는 편이다. 그래서 술자리 하는 사람들도 비슷한 편이다. 그래도 가까워지면 이런저런 이야기를 다 하는 편이다. 예전에는 사람들을 만나면 먼저 다가가기도 했는데 조금씩 줄더라.”

이번 영화뿐만 아니라 작품을 통해 다양한 감정선을 오가는 역할을 해온 그는 심리적으로 그런 감정선을 유지하는 일에 대해 ‘어렵다’는 말 대신 ‘힘들다’고 표현했다.

“어렵다기보단 힘들다. 배우가 제정신으로 사는 게 쉽지 않다는 생각을 한다. 웃다가 갑자기 바뀌는 게 쉽지 않다. 평소 자극을 안 받으려 한다. 내가 화를 낸 상태에선 남을 웃기기가 정말 힘들다. 마인드 컨트롤을 하기 위해 뭐가 다가와도 쳐내려 노력하는데 쉽지 않다.”

작품을 준비할 때 그는 움직인다. 대본을 들고 나가 바다도 보고 산도 보며 많은 것을 찾아온다.

“많이 걸어 다닌다. 작품 전에 혼자 고속버스 타고 바다를 보러 간다. 가서 대본 보고 걷고 밥 먹고. 산에도 가고. 그런 시간이 많이 도움이 된다. 공부도 그렇지만 집에서 하면 자꾸 미루게 된다. 가서 쌓다 보면 많이 찾아오게 되더라.”

‘해빙’의 성근 역을 위해 그는 수치로 “악역의 정도가 1에서 10까지가 있다면 7에서 8 정도로 연기했다”고 설명했다. 그에게 매번 배역을 연구할 때 그는 이런 수치를 생각하는 방법을 쓰는지 물었다.

“그래프를 그리는 편이다. 가로세로 나눠서 상황과 시간대를 나눠 인물에 대한 전체 그림을 한 번 그린다. 시나리오가 큰 그림을 그리면 쪼개지는 게 디테일하게 들어갈 수 있다. 그런 과정이 인물을 만드는 데 도움이 되는 편이다. 맞다 틀리다가 아니고 그런 방식으로 구성하는 편이다. 굉장히 투박하게 감정선이 가는 캐릭터가 있고 이 캐릭터는 굉장히 작게 가는 편이다. 그게 굉장히 미묘하다. 그걸 캐치하는데 굉장히 예민한 편이다. 인간적으로도 예민해지고. 재미있다. 그래서 배우를 하는 거고.”

지난 2006년 연극 ‘귀신의 집으로 오세요’로 데뷔한 그는 연극, 영화, 드라마 등 분야를 넘나들며 많은 작품을 해왔다. 특히 지난 2014년 드라마 ‘미생’은 그의 이름을 대중에게 알리는데 큰 계기가 된 작품이다.

“찍을 때는 언제 개봉할지 모른다. ‘판도라’ ‘마음의 소리’를 한 달 사이로 선보였다. 사실 여유롭게 했던 것들인데 이런 과정이 생기더라. 오래 쉬는 건 별로 안 좋아한다. 감이 떨어질 것 같기도 하고 다시 가는 현장이 어색하면 연기가 쉽지 않다.”

그동안 출연한 작품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캐릭터를 묻자 그는 워낙 다양한 역할을 맡아 하나를 선택하지 못했다. 모든 캐릭터를 연기하는 과정이 지금의 그를 있게 한 재산이 됐기 때문이다.

“다 기억에 많이 남는다. 한 가지를 꼽을 수가 없는 게 역할이 다 다르다. 필모를 보면 이상한 사람인 줄 알겠다 싶을 정도다. 동네 바보와 악당을 오간다. 이게 다 재산이 돼 캐릭터 구축 과정에서 도움이 된다.”

조연에서 비중 있는 조연으로, 서브 주연으로 그는 연기력을 통해 점점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 왔다. 향후 원톱 주연이 된다면 한다면 그가 연기하고 싶은 건 어떤 인물일까.

“감사한 일인데 날 보는 시선은 사람마다 다 다르다. 악하게 보기도, 동네 평범한 사람으로 보기도, 바보같이 보기도, 웃기는 사람으로 보기도 한다. 어떤 역할을 주실지 궁금하다. 역할이 정해진다 해서 받아들이기가 나쁜 건 아니겠지만 그렇지 않아 감사하다.

상에 대한 욕심, 그에게도 그런 것이 있는지 궁금했다.

“그 욕심이 생기면 그걸 바라고 연기할 것 같아요. 단순해서 그 생각만 계속할 것 같아요. 받으면 좋을텐데 거기에 목적을 둔건 아니죠. 쓸모있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어느 영화에 나오든 사람들에게 뭔가를 주는 배우요.”

[최정은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권광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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