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기수, 안티를 팬으로 돌릴 수 있었던 진심 [인터뷰]
- 입력 2017. 03.06. 17:00:46
- [시크뉴스 이상지 기자] “저에게도 이런 날이 왔네요. 30년 동안 파우치를 공개한 적이 없었는데. 그걸 사람들이 궁금해하고 난 자랑하고. 지금 정말 기쁘고 행복해요”
‘댄서킴’ 김기수가 뷰티 유튜버로 재기하며 제2의 전성기를 맞이했다. 성의 경계가 없는 일명 ‘젠더리스 화장법’을 시도하며 국내 유튜버와의 차별화를 꾀해 선풍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김기수. 구독자 5만에 육박하는 파워 뷰티크리에이터로 떠오르며 다양한 콘텐츠를 선보이고 있다. 최근 ‘김기수의 예쁘게 살래? 그냥 살래?’를 통해 화제의 인물로 떠오른 그를 지난 2일 인터뷰로 만났다.
“30년 동안 코스메틱 덕후였어요” 김기수는 화장을 하면 손가락질 받던 과거에 숨어서 화장을 하던 그가 이제야 당당하게 자신의 취향을 공개할 수 있어서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하다고 말했다. ‘이제야 딱 맞는 옷을 입었다’는 기자의 말에 진심으로 감사하다는 인사를 건네는 그다.
김기수는 “최근 그런 말을 자주 들어요. 정말 만족스럽고 기쁘게 생각해요. 연예인 친구들도 ‘기수야 이제 네 눈이 반짝거려. 네가 하고 싶은 거해서 보기가 좋다’고 해요. 그동안 맞지 않는 옷 입고 사람들의 잣대에 맞춰 살다가 이제 진정으로 내가 되는 거 같아서. 자존감도 높아지고 한결 편안해졌어요”라고 말했다.
물론 이 길이 평탄치 만은 않았다. 남성 뷰티 유튜버로 인정받기까지 수많은 사회적인 편견에 맞서 싸워야 했던 게 사실. 온갖 루머와 악플에 시달리며 맘고생도 많았을 터다. 하지만 진심은 통한다는 것 역시 변하지 않는 인생의 진리였다. 스스로가 좋아서 하는 콘텐츠에 사람들은 반응했고 이는 그를 향한 미움과 날카로운 시선이 애정으로 바뀌는 또 다른 계기가 됐다.
그는 “아이러니하게도 안티 때문에 여기까지 온 사례거든요. 제가 하는 건 다 무대 메이크업이에요. 예전부터 ‘코덕’이었기 때문에 숨어서 화장을 해왔어요. 중국에서 했었던 코스프레 메이크업을 SNS를 통해 공개했을 때 기사는 좋게 났었는데 악플이 심하게 달렸어요. ‘트렌스젠더가 됐다’ ‘한물간 연예인’이라느니 심지어 ‘패드립’까지. 2주 동안 화장 안 한다고 버리기도 했어요. 그게 불과 1년 전도 안 돼요”고 어렵게 운을 뗐다.
이어 “한 친구가 ‘차라리 자랑을 해라’라고 말하더라고요. 콘텐츠를 기획해서 올려보라는 친구의 말에 용기를 냈죠. 처음에는 사실 안티들과 싸우려고 올린 거예요. 그랬더니 안티들이 인정을 하더라고요. 그렇게 안티가 팬으로 돌아서기 시작했어요”라고 말했다.
개인적으로 유튜브를 통해 시작한 그의 뷰티 콘텐츠가 소위 말하는 대박을 쳤다. 이를 알아본 방송국 관계자들은 그와 함께 ‘예쁘게 살래? 그냥 살래?’로 그 뒤를 잇는 파워 콘텐츠를 만들어냈다. 김기수는 “유튜브 콘텐츠는 제 덕후들이 보는 거잖아요. 그에 반해 ‘예살그살’ 채널은 막말을 할 수 있는 곳이에요. 초등학생도 볼 수 있는 콘텐츠거든요. 처음에는 겁이 났던 게 사실이고 욕먹을 각오를 하고 도전했어요. 그런데 막상 해보니 생각보다 욕이 별로 없더라고요. 대부분의 반응이 ‘해봤더니 나도 되더라’였어요. 이제는 하나하나 제작할 때마다 어떻게 더 쉽게 가르쳐 줄까, 어떤 유행어로 예쁘게 포장을 할까, 쉽게 다가설까 고민도 하고 일종의 책임감도 느끼죠”라고 소감을 밝혔다.
김기수는 단순한 뷰티 마니아가 아닌 세상에 숨어있던 그루밍족들을 세상 밖으로 끄집어내는 리더로서 역할을 해내고 있다. 그런 의미를 담아 남자들에게 오히려 더 당당하고 멋지게 화장에 도전하라고 조언했다. “최근에 ‘형 덕분에 메이크업에 용기를 얻었다’는 남자 팬들도 많이 생겼어요. 저는 항상 말해요. 지금은 비즈니스를 하는 때라고. 예전처럼 막일하는 부흥시대가 아닌 거죠. 계약을 성사하고 싶을 때에는 자신을 꾸며야 한 번 더 도장을 찍는 거예요. 저는 미래를 위해서라도 자기 자신을 가꾸라고 이야기를 해요. 그럼 뭐부터 해야 할까요? 지금부터 당장 눈썹부터 다듬고 팩하나 더 올리세요”
마지막으로 김기수가 정의하는 아름다움이 무엇인지 물었다. “이기적인 거죠. 내 자신이 예뻐 보이고 어떤 것을 했을 때 고개를 들 수 있는 자신감이 생기는 게 뷰티고 메이크업이고 바로 너라고 이야기하고 싶어요. 유행이라고 무작정 따라 하는 것보다 자기 얼굴 형태에 맞는 게 있다면 그 길로 가야죠. 남들이 하는 거 따라 하지 마시고 남들이 하는 걸 보고 자기 자신이 소화할 수 있는 ‘이기적인 뷰티스트가 되어라’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이상지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권광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