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기수의 예살그살①] ‘30년차 코덕’ 김기수, 파워 콘텐츠의 힘
- 입력 2017. 03.06. 18:12:57
- [시크뉴스 이상지 기자] “30년 동안 ‘코덕’이었으니 얼마나 ‘쳐발쳐발’ 해봤겠어요”
그동안 국내에 이런 뷰티 콘텐츠는 없었다. ‘김기수의 예쁘게 살래 그냥 살래’는 에피소드가 공개될 때마다 100만 뷰 이상을 기록하며 18~24세 여성들 사이에서 폭발적인 반응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여자보다도 더 고혹적이고 치명적인 비주얼은 그야말로 파격적. 여기에 그만의 천부적인 유머감각이 더해진 파워 콘텐츠로 인기를 얻고 있다.
단순히 웃으려고 클릭했다면 상상 이상의 콘텐츠에 놀라게 될 것이고 예쁜 여자를 기대했다면 여자보다 더 예쁜 김기수의 모습에 반하게 될지도 모르겠다. 지난 2일 시크뉴스 본사에서 김기수와 인터뷰로 만나 그가 지닌 파워 콘텐츠의 비법을 들어봤다.
◆ 김기수, 뷰티계 밥 아저씨 “메이크업 참 쉽죠?”
‘락 페스티벌에서 어깨빵 안 당하는 비법’ ‘학교 스타 되는 개강 메이크업 ’ ‘브라질 쌈바 축제 김치 싸대기 때리는 메이크업’. 콘텐츠의 제목만 봐도 그가 말하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직감적으로 알 수 있다. 이런 ‘신박한’ 아이디어를 제작자들이 놓칠리 없다. SBS 모비딕에서 김기수를 메인으로 ‘예쁘게 살래? 그냥 살래?’를 선보였고 론칭 2개월 만에 1300만 뷰를 돌파했다. 온라인 공개 8회 만에 누적 재생 수 천만을 돌파했다. 김기수에게 ‘뷰티계 천만요정’이라는 새로운 별명이 생겼다. 그 힘은 무엇이었을까.
“메이크업 참 쉽죠? 콘셉트가 밥 아저씨에요. 제 뷰티 유튜브를 보고 피디님이 아이디어를 얻은 거죠. 초등학생들도 다 따라할 수 있는 유행어들이 그 비밀이에요. ‘잇츠~덕지덕지’ ‘잇츠~쳐발쳐발’ 등 가끔 남자친구가 말도 안 되게 설명해주는 것을 듣는 느낌이죠. 그 걸 여자분들이 재밌어 하시더라고요”
◆ ‘담배템-금단템’ 중독성 甲 유행어
‘예쁘게 살래? 그냥 살래?’라는 제목에 이미 중독적인 황금 라임과 훅이 있다. 개그 프로그램에서 볼 수 있는 웃음 포인트가 그대로 실려 있는 영상은 뷰티 정보를 넘어 보는 재미까지 선사한다. 성공하는 모든 콘텐츠에는 각기 이유가 있기 마련. 지금 가장 핫한 뷰티 트렌드와 개그맨의 노하우가 만났으니 실패하기가 더 힘든 건 당연하다.
“아이디어라고 해서 유행어를 만들자고 작정하면 유행어가 안 돼요. 모든 연예인들 다 그럴걸요. 평상시에 자주 썼던 말투가 유행어가 돼요. 처음에는 피디가 싫어할 줄 알았어요. 오히려 제가 비속어인데 어떡하나 걱정될 정도로요. ‘잇츠 담배템, 금단템, 애정템, 잇츠 꼬요템 너의템 나의템 나의템 위아템’ 다 라임이 있어요. 한번은 팬들이 실시간 채팅방에 ‘최애템이 뭐예요?’하고 물어보는 거예요. 실시간으로 ‘어우 닭삵 돋아. 미쳤어?’ ‘나는 골프하고 술하고 담배하고 여자 좋아한다’고 했더니 팬들이 ‘담배템 어떠냐, 애들이 보고 있으니까 금단템 어떠냐’라는 답글이 줄줄히 달렸는데 거기서 쓸 만한 것만 골라서 나온 거죠”
◆ 진짜 ‘센 언니’의 등장 “젠더리스 화장법으로 차별화”
여자들은 ‘진짜 센 언니’가 알려주는 걸크러쉬한 화장법을 원했다. 그 간지러운 부분을 김기수는 동물적인 감각으로 알고 있었다. 그가 추구하는 젠더리스 화장법은 페미넘(female+male)스럽다고 정의할 수 있다. 여장한 남자를 일컫는 드랙퀸의 전 단계라고 이해하면 쉽겠다. ‘멋쁜’ ‘걸크러쉬’ ‘잘생쁨’과 같은 맥락이다.
“제 화장은 미국 유튜버에게나 볼 수 있음직한 건데. 우리나라에는 페미넘이나 젠더리스 메이크업을 하는 사람이 없었요. 미국에 제프리 스타가 있고 영국에 쟈니 시우스가 있고 맥의 화보컷에는 마니무가 있어요. 우리나라는 왜 없을까를 생각했죠. 그 부분을 개척하려고 뛰어 들었어요. 다들 한국에도 그런 캐릭터가 있기를 기대했는데 내가 기다렸다는 듯이 나타나니까 확 달려드는 거라고 생각해요. 작가들이나 피디님들이 ‘당신 같은 캐릭터가 왜 이제야 나타났느냐’고 말씀해주시는 분들이 많아요. 그러면 전 ‘시기가 적절했나?’ ‘좀 더 어렸을 때 할 걸 그랬나’하는 생각도 들고요”
[이상지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권광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