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진웅 “‘해빙’, 배우로서 재미있을 수밖에 없는 작업” [인터뷰①]
- 입력 2017. 03.07. 15:18:50
- [시크뉴스 최정은 기자] “감독님 의도대로 완주한 느낌이어서 다행이에요. 순수하게 나열만 한다고 되는 작품이 아니었기에 고민했죠. 의도한 이정표대로는 간 것 같아 다행이란 생각이 들어요.”
지난 27일 오후 서울 종로구 팔판동 모처에서 조진웅을 만나 영화 ‘해빙’(감독 이수연, 제작 위더스필름)을 주제로 이야기를 나눴다. ‘해빙’은 얼었던 한강이 녹고 시체가 떠오르자, 수면 아래 있었던 비밀과 맞닥뜨린 한 남자를 둘러싼 심리스릴러다.
영화는 두 번의 경제 위기 이후 우리 사회의 전락을 중년 남성의 불안과 공포를 통해 보여준다. 그는 살인사건의 비밀 한가운데로 걸어 들어가게 된 내시경 전문의 승훈 역을 맡았다. 시나리오를 읽으면서도 연기할 때의 자신의 모습이 쉽게 그려지지 않았기에 배우로서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 같았다고.
“인과응보랄까. 전락된 게 하나의 설정이긴 하지만 내가 접근할 땐 남 일 같지 않다고 생각했다. 무한의 삶이 아니기에 영원한 건 없지 않겠나. 복잡하고 해결하기 힘든 상황이다 보니 인물 스스로도 망각할 상황이 됐다. 인물의 상황, 캐릭터의 반응은 계산하고 갈 수 있는 문제는 아니었다. 상황 속에서 다양한 리액션이 나올 수 있겠다 싶었다. ‘배우 조진웅’의 모습으로 설정된 것이 있을 텐데 그걸로 예상할 수 있는 범주가 아니었다. 배우로서 재미있겠다 싶었다. 아니나 다를까 실제 그런 상황을 맞닥트렸을 때 감독이 배우로서의 변화를 상당 부분 인정했다. 걸어가는 승훈이 걸어가지 못하고 있을 때 ‘잘 못 간다’ 보다 ‘승훈이 그렇게 반응하는구나’ 했다. 예민하고 불안하고 그렇게 걸었을 것 같은데 그런 부분을 맞춰가며 배우로서 재미있을 수밖에 없는 작업을 했다.”
조진웅이 승훈이라는 인물을 연기하며 겪은 어려움은 ‘선을 유지하는 것’이었다. 감독과 충분히 이야기를 나눈 끝에 인물의 특성으로 인한 불확실성을 선명하게 만든 뒤에야 촬영에 임했고 그런 과정을 통해 연기에 있어서 있을 수 있는 혼란의 가능성을 두지 않았다.
“확실하게 드러내는 인물이 아니잖나. 배우로서 표현하는 데 있어 선을 유지하기 쉽지 않다. 감독님이 가진 철저한 ‘관통선’을 신뢰하고 그 라인을 분명히 짚어왔던 것이기에 거기에 대한 혼란은 없었다. 이정표가 잘 있어 다행이다. 그런 지점이 없었으면 연기하는 입장에서도 혼란스럽지 않았을까 싶다. 똑같은 장소, 똑같은 두 사람의 대화, 시점‧관점에 대한 차이 등 항상 전 신을 다시 이어보고 앞으로 가야 할 테니. 관점이 달라지면 해석이 달라져 그 지점을 정확히 짚고 가야 한다. 그 부분이 해결되니 그 속에서 에너지가 증폭됐다.”
‘해빙’은 자칫 산으로 갈 수 있는 스토리지만 그는 13년 전 ‘4인용 식탁’을 통해 증명한 스릴러 장르, 상업영화에 있어서의 이수연 감독의 연출력을 믿었다.
“연출을 믿어 의심치 않았다. 이수연 감독님이 ‘4인용 식탁’으로 스릴러를 했고, 상업영화를 안 했을 뿐 강의도 하고 영화 작업은 계속하셨다. 스크립트에서 그걸 느낄 수 있다. 감독님과 신을 들어가기 전 분명한 관통선을 이야기했고 그렇기에 콘티가 조금 바뀌어도 이해했다. 결과적으로 관객이 보기에 ‘재미있다’ ‘이해할 수 있겠다’가 될 건지에 대한 예상은 어렵다. 그건 열어봐야 아니까.(웃음) 내가 시나리오를 선택함에 있어서도 읽어보고 ‘이런 게 재미있다’는 이야기는 못 하겠지만 재미가 없을 지점이 없었다. ‘이게 뭐지?’ 이렇게 느낀다면 관객이 극장에서 바라볼 때 분명 그렇게 느낄 것이기에 영화를 가보자 했다. 배우로서 느끼기에 신명 났다. 내가 처음 느껴보는 느낌이다. 모든 것들이 계산돼야 하고 그렇지 않으면 조명의 각도가 다 틀어질 거고 여러 가지가 있는데 내 속에서 리액션을 예상 못 한 채 나오긴 드물다.”
작품을 통해 역동적인 모습을 자주 보여주는 그는 ‘조진웅의 실제 성격’을 묻자 그는 살짝 장난기 어린 미소를 띠며 “그렇다. 굉장히 불안하다. 전적으로 와이프 의견이긴 한데 성격이 좋지 않다”고 말해 취재진들을 웃게 했다. 각종 매체를 통해 보이던 유쾌한 그의 모습 그대로다.
[최정은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