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빙’ 조진웅 “내 삶의 모토, 충돌을 두려워 말자” [인터뷰②]
- 입력 2017. 03.07. 15:33:16
- [시크뉴스 최정은 기자] “제 삶의 모토가 ‘충돌을 두려워 말자’예요.”
지난 27일 오후 서울 종로구 팔판동 모처에서 만난 배우 조진웅. 지난해 ‘사냥’에서 쌍둥이로, ‘아가씨’에서 노인으로 변신 한 그는 ‘해빙’(감독 이수연, 제작 위더스필름)에서도 내시경 전문의 승훈 역을 맡아 결코 쉽지 않은 배역을 소화했다. 유독 어려운 캐릭터에 도전하는 이유를 물으니 자신의 삶의 모토를 설명하며 말문을 열었다.
“충돌이 왜 안 아프겠냐. 언제나 아프다. 며칠, 몇 시간, 몇 분 뒤 들이닥칠 걸 알고, 공포가 있다. 그만큼 팀워크가 중요하다. 아플 걸 알지만 두려워하면 나오지 않는다. 배우로서 하나의 충돌 지점을 이야기 하지만 나도 21세기를 사는 국민이다. 상상도 못했던 일이 얼마나 많으냐. 그걸 싫다고 피할 순 없다. 지나가는 사람을 붙잡고 물으면 다 힘들다 할 거다. 단순히 캐릭터 하나를 맡아 두렵다고 피하고 싶진 않다. 더 많이 그런 충돌, 변형되는 다양한 모습을 보이는 게 내 역할이다. 그런 직업군에 사는 사람이니까.”
영화는 연극의 2인극 같기도 하다. 그는 영화적 화법을 쓰면서 연극적 분위기가 나는 것을 관객이 이상하게 받아들일 수도 있지만 자신은 당연하다 생각한다고.
“연극‧영화‧텔레비전 드라마‧목소리 배우 모두 배우란 타이틀은 다 같아서 본질의 가치가 전혀 흔들리지 않는다. 보는 분이 ‘연극적이다’라고 하면 연기하는 입장에선 그래서 재미있다. 오래토록 풀리지 않는 숙제가 있다면 고민해보지 않고 감독과 배우가 (작업을) 해보면 100% 해결된다. 안 될 수 없다. 고민하던 건 해보면 해결된다. 그 지점에 계속 있다 보면 마치 연극처럼 된다. 거기 신구 송영창 선생님 모두 연극의 대가시다. 거기서 조율해 가보면 된다. 영화의 화법을 쓰면서 연극적 치트키가 들어가 배우들이 훨씬 자유로울 수 있다. 어떤 쇼트를 같이 밀고 갔을 때 효과적이다. 감독님이 현명하게 이해하고 디렉션을 그렇게 해 주셨다. 그런 장면이 끝나고 나면 ‘연기를 잘했다’ 보다 제대로 한 산을 넘은 것 같은 느낌이다. 그리고 소주한잔 하면 기분이 좋다.(웃음) 그게 오랫동안 가슴에 남는다.”
‘끝까지 간다’에서 악한 캐릭터를 연기한 그는 반대로 ‘시그널’을 통해 정감 가는 캐릭터를 보여주기도 했다. 어떤 캐릭터를 연기하는 것이 그로서는 더 큰 성취감을 안겨주는지 들었다.
“개인적으로 악역이 상당히 재미있다. 악역은 모델이 있을 수 없다. 자기가 한 게 아니니까. 그런 자유가 어떻게 있겠나. 독특한 행동을 누가 상상 했겠나. 난 배우가 (연기) 하는 걸 보면서 ‘저 사람 엄청 즐기고 있다’ 하고 느낀다. ‘끝까지 간다’의 박창민 역이 되게 재미있다. ‘시그널’의 이재한은 정의로운 말도 하고 그럴 것 같지만 아니다. 성격이 못됐고 오지랖이 넓어 불의를 못 참을 것 같지만 넘어 간다. ‘해빙’의 승훈은 못 넘어간다. 선하고 정의로운 캐릭터 중에 재미있는 캐릭터를 봤나? 재미없다.”
악역이 재미있다는 그에게 “악역이 어렵지는 않으냐”는 질문을 던지자 “쉽지는 않다”고 솔직히 털어놨다. 그러면서도 상대역을 연기하는 배우의 리액션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악역의 완성은 상대방의 리액션이죠. 때렸는데 미지근하면 아무리 해도 이 사람(때린 사람)이 나쁜 사람이 안 되거든요. ‘끝까지 간다’ 박창민은 이선균이 만들었다고 보면 돼요. 전 그냥 즐기면 되는 거고.(웃음)”
[최정은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