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영, ‘뽀뽀뽀’에서 ‘월계수’까지… 아역에서 ‘좋은 배우’로 [인터뷰]
입력 2017. 03.10. 15:46:15
[시크뉴스 최정은 기자] “이렇게 호흡이 긴 작품을 안 해봤어요. 8개월 동안 촬영하고 7개월 동안 방송됐는데 매일 식구 이상으로 만나며 촬영하고 같이 고생했어요.”

지난 2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 모처에서 이세영(26)을 만나 최근 종영한 KBS2 주말드라마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구현숙 극본 , 황인혁 연출)을 주제로 이야기를 나눴다.

그녀는 장장 8개월에 걸쳐 배우 스태프들과 가족 같은 느낌으로 매일을 함께 했다. 고생하며 보낸 긴 시간이기에 힘들었지만 더는 함께하지 않는다는 점이 아쉽고 허전하다.

“스태프는 더운 여름부터 시작해 더울 때 더 덥게 추울 때 더 춥게 장비를 만지며 고생했죠. 나도 촬영을 하며 힘들긴 하니까 ‘너무 힘들다, 쉬고 싶다’ 생각은 한다. 막상 끝나고 촬영이 없고 스태프를 못 봬 아쉽긴 하다. (분량 상으로) 미니시리즈 세 작품을 찍은 격이다. 많이 아쉽다. 작품 맨 마지막에 등장하는 장면을 찍을 때와 모니터링 할때 울컥했다. 조금 허전하다. 아직 스탠바이 하는 꿈을 꾼다.”

드라마를 성공적으로 마치고 난 뒤, 아직은 여운이 남은 듯 꿈에서도 스탠바이를 한다는 그녀는 함께한 모든 이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드러냈다.

“계속 가야 자연스러운데… 언제 한번 다른 작품 현장에 스탠바이 하는 꿈을 꿨는데 촬영을 하다 안하니까 자다 ‘촬영 없나’ 그러기도 하고 뭔가 이상하다. 허전하기도 하고. 쉬니까 좋긴 하지만 정이 많이 들었다. 같이 촬영한 배우, 특히 우리 가족 구재이 언니, 박은석 오빠, 차주영 언니와 금요일 마다 모여 적은 식구지만 재미있게 하자고 했다. 특히 박준금 선배님은 초반부터 지금까지 끊임없이 조언해 주셨다. 첫 촬영 때 부탁 드렸다. 불안함이 커서 많이 도와달라며 조언을 부탁했다. 실제 끝날 때까지 챙겨주셔서 감사하다. 연기도 다 받아주시고. ‘하는 대로 다 받아 줄 테니 편히 하라’고 하셨다. 못할 수도 있는데 ‘너 하고 싶은 대로 하라’며 다 받아주겠다고 하셨다. 진짜 멋있었다. 감사하기도 하고. 존경하는 마음이 정말 우러났다. 결혼 신 때도 어머니와의 감정이 많이 생겨 진짜였다. 극중 어머니께서 모정을 많이 보여주는 장면이 있었다. 태양과 헤어지라는 신에서도 마음을 잘 표현하시더라. 진정성 있게 연기해 주시니 같이 그렇게 되더라. 날 많이 잡아주기도 하셨고 큰 의지가 돼 가장 감사하다. 젊고 쿨하고 멋있으시다. 체력이 대단하시다.”

무려 54부작인 작품에 출연한 그녀는 오래 달린데다 분량까지 많았다. 체력적으로 힘들고 지치지 않았을까.

“촬영 현장에선 괜찮았다. 집에 오면서 차로 이동할 때 많이 힘들다. 피로함을 느끼긴 하는데 중간 중간 컷 하고 슛 들어가기 전 잠깐 졸았다. 직전까지 졸리다가도 카메라 앞에선 사실 긴장을 풀 수 없다. 현장을 벗어나면 많이 피곤하긴 했다. 옥상 신 마지막 촬영 때 비축한 체력을 다 썼다. 후반에 기력이 소진될 때쯤 끝났다. 옥상 신 찍을 때 내가 패딩을 처음 입었는데 따듯했다. 패딩을 입고 앉아있으니 그땐 잠이 오더라.”

새침한 얼굴이지만 털털한 성격으로 반전매력을 뽐내는 그녀는 민효원과 닮은 듯 다르다. 장난기 있는 모습이 민효원과 닮아 보이지만 보이시한 면은 또 다른 그녀만의 모습이다.

“장난기 있고 보이시하다. (어린시절과 비교해) 성격이 변한 것 같기도 하다. 지금과 성격이 다르기도 했다. 어느 정도 아이들은 공주병이야 있었을 수도 있고 어려서 그럴 수도 있다고 보는데 크면서 내숭 없는 게 편하니까 그런 영향이 없지 않다.”

민효원은 강태양을 좋아하게 돼 적극적으로 대시한다. 애교와 솔직함으로 다가가 결국 자신이 좋아하는 이와 커플이 되는 민효원과 현실 속 이세영의 연애스타일이 얼마나 닮았는지 들었다.

“첫눈에 반하지 않는다. 물론 나도 20대 여자니까 외모, 옷차림 등 겉모습을 다 본다. 바짓단을 보면 깨끗하게 접어 입었다거나 양말을 보면 센스가 보인다. 수수하게 입는 분도 좋다. 당연히 그런 것도 좋지만 그전에 가장 중요한건, 대화를 해봐야한다는 거다. 대화를 해봐야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아는데 대화를 안 한다. 만나야 하는데 그 흔한 학교 선후배도 없다. 어떤 사람이지 알아야 좋아하는 게 생길 것 같다. 꿈에 대한 열정이라든가 그 사람에 대해 좀 알아야 좋아진다. 외모에 크게 동요되지 않는다. 연애를 안 해보진 않았다. 이렇게까지 애교를 부리는 타입은 아닌 것 같다. 기분 좋을 때야 하겠지만 그건 누구나 그런 것 같다. 강아지 고양이에겐 애교를 부리는데 (사귀는 상대에게) 그렇게 애교를 많이 부릴 것 같진 않다. 친하면 많이 애교를 부린다. 애교라기보다 장난인데 어찌 보면 애교로 생각할 수 있다.”

실제 애교가 없다는 그녀. 연기라 하지만 매번 클로즈업이 들어오는 가운데 큰 눈을 깜빡이는 애교는 민망하지 않았을까.

“처음엔 좀 민망했다. 어느 순간엔 그런 생각도 했다. 현우오빠 얼굴 반응을 보며 하는게 아니라 카메라를 보고 하는데 카메라는 리액션이 없잖나. 내가 상상 하며 호흡 하는 거다. 물론 촬영 감독님이 렌즈를 통해 보시지만 시선이 없다. 내려놓고 하니 덜 무안했다.”

커플연기가 처음인 그녀는 극 초반, 어색해 보이지는 않을까 불안해했다. 걱정과는 달리, 강태양 역을 맡은 현우와 함께 ‘아츄커플’로 극에 활력을 불어넣으며 많은 사랑을 받았다.

“‘아츄커플’이 주말연속극이다 보니까 다양한 연령층이 보시는데 젊은 층이 봤을 때도 재미있는 코믹요소가 있다. 20대 여자가 적극적으로 구애하는 게 신선하고 막내 커플이다 보니 전 연령이 귀여워 해 주신다. 특히 아주머니들이 귀여워해주신다. ‘아츄커플’이 활력소가 돼 밝은 분위기에서 가볍고 재미있게 연출해서 많이 사랑을 받은 것 같다. 식당 갈 때 외엔 내가 걸어 다녀도 메이크업을 안 하면 못 알아보시더라. 걸음이 빠르기도하고. 종종 알아보시긴 하신다. 사진을 찍어달라고 하시면 찍어드린다. 식당에 가면 어머님들이 ‘어떻게 그렇게 여우같이 애교를 부리느냐’ ‘아까 뭐 하던데’ 하면서 반가워하신다. 어색하게 나왔으면 그리 안 예뻐해 주셨을 텐데 그래도 마음이 놓인다. 초반에는 커플연기가 처음이라 어색할까 걱정했다. 다행히 7개월을 잘 보냈다.”

극 중 오빠인 민효상(박은석)은 강태양(현우)의 전 여자친구인 최지연(차주영)과 결혼했고 민효원은 이 같은 사실을 알지만 강태양을 향한 애정으로 인해 이 같이 얽힌 관계에도 불구하고 정면돌파해 결혼에 성공한다. 실제 큰 혼란을 불러올 상황이지만 통통튀는 그녀의 매력과 ‘아츄커플’의 사랑스런 모습으로 ‘막장’으로 보일 수도 있었을 상황을 사랑스럽게 표현했다. ‘아츄커플’이 많은 사랑을 받은 만큼 분량도 초반에 생각한 것 보다는 늘었다.

“(실제라면) 그런 관계는 싫다. 다행히 오빠가 없다. 못 한다. 어떻게 같이 사냐. 절대 안 된다. 상대가 나타나야 알겠지만 안될 것 같다. 러브라인이 붙으며 분량이 늘 예정이었고 갈등이 풀린 단계에서의 롤이 있긴 했는데 예상 외로 좀 더 큰 사랑을 받아 (분량이) 조금 더 는 것 같다. 1~2분 정도? 그 정도면 한 신 이상이다. 초반에 비해 분량이 많이 늘었다.”

드라마가 30% 후반의 시청률을 기록하는 등 많은 사랑을 받고 그녀 개인적으로도 커플연기로 주목받았기에 그녀의 가족 역시 뿌듯해 할 터다.

“시골 계시는 삼촌 숙모가 아무래도 공영방송이고 그 시간대에 틀면 나오니까 ‘뱀파이어탐정’ 같은 케이블 방송 드라마에 출연할 때는 채널이 안 나오니까 내가 나오는 줄도 모르셨다. 이번에는 마냥 예뻐해 주시고 좋아해 주셨다. 한창 어렸을 때만 ‘잘 나오고 있다’ 하셨는데 이 제 말씀해 주시더라.”

시청률 40%를 달성하느냐 못 하느냐하는 점이 관심을 모았다. 그녀 역시 달성을 바라는 마음이 있었음을 솔직하게 털어놨다. 비록 아쉽게도 달성은 못했지만 독보적인 주말극 1위 자리를 지속했다.

“됐으면 했다. 설 쯤 한번 나왔으면 좋겠다 싶었다. 나오면 좋은 거지 사실 어렵다 생각했다. 여러 이슈가 많지 않았나. 다른 작품도 화제작이 있었고. 그렇지만 대선배님들의 저력이 있었기에 흔들리지 않는 시청률을 가져간 게 아닐까. 항상 아침에 시청률을 내가 1등으로 봤을 거다. 단체 채팅방에서 서로 이야기를 했다.”

아역 시절부터 연기를 해온 그녀는 아역 연기와 성인 연기를 크게 구분지어 생각하지 않는다. 오랜 시간 일을 해 오면서 좀 더 현장에 대해, 스태프에 대해 깊이 이해할 수 있었기에 아역 시절이 도움이 된다는 게 그녀의 생각이다.

“크게 구분지어 생각하진 않지만 발음 발성을 좀 더 다듬었다. 아기들이 하는 습관이 있다. 나도 그랬을 거고 어미를 늘인다거나 여러 습관을 고치고 몰입을 방해하는 요소를 걷어내는 작업을 먼저 했다. 딱히 ‘아역 이미지를 벗어야겠다’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거기에 대해선 별로 신경 쓰지 않는다. 내가 지금까지 보여주지 않은 새 캐릭터로서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리는 것에 관심이 집중돼 있다. 아역 연기를 벗어내기 위해 과감하게 무언가를 하거나 하는 건 딱히 없다. 내게 잘 맞는 역할을 연기했을 때 다르다 생각하실 테니. 좋은 점도 있긴 하다. 아역생활을 하면서 현장의 생리를 잘 이해할 수 있었다. 성인이 돼서 연기를 시작했다면 스태프들이 고생하는 걸 머리론 알지만 단지 같이 일하는 분들로 생각했을 수도 있다. 어릴 때부터 보면서 많은 걸 포기하고 현장에서 희생하기도하고 고생하는 모습에 감사하기도 죄송하기도 하다. 어려서 부터 가까이서 보고 듣고 느끼지 않았다면 몰랐을 것들이다. 평생 살아갈 직장의 현장에 대해, 같이 일하는 분들에 대해 잘 아는 건 그 덕분이다.”

‘연기자는 작품 속에서 연기로 보여줘야 한다’는 그녀는 작품이 끝나면 다시 출발선으로 돌아온다. 이는 다른 캐릭터나 작품의 표현이라는 결승점을 향해 다시 나아가기 위한, 다시 작품을 만나고 새 캐릭터를 연기하는 과정이라고. 그녀는 다음 결과가 어떨지 알지 못하지만 출발점은 같다는 생각으로 다시 출발선에 선다.

“워낙 많은 배우가 계셔서 항상 많은 기회가 주어지진 않지만 이전과 다른 모습을 보여줄 수 있어서 다행이다. 감사한 작품이었다. 또 다른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작품을 들어가야 할 터다. 일희일비 하지 않겠다. 이번에 안 될 수 있지만 다음번에 잘 될 수 있고 평생 연기를 할 것이기에 계속 여러 캐릭터를 통해 다양한 모습을 쌓아가면서 스스로 좀 더 기본기를 갖추고 배우가 되어가지 않을까.”

이세영은 지난 1997년 ‘뽀뽀뽀’로 데뷔, 드라마 ‘형제의 강’을 시작으로 ‘온달 왕자들’ ‘내 사랑 팥쥐’ ‘위풍당당 그녀’ ‘대장금’ 등을 통해 아역 연기자로 활약했다. 아직 20대 중반이지만 무려 21년차 배우인 그녀는 멈춰있지 않기 위해, 배우로서의 성장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는 중이다.

“이번 작품을 들어가며 나의 멘토라고도 할 수 있는, 연기적으로 코치해 주는 연기 선생님을 만나게 됐다. 효원이가 나와 다른 부분이 많기에 그런 만남이 지난해에 있었다. 이 작품을 통해 그런 변화가 있었고 연속극이란 장르를 하면서 드라마를 이해하려 많이 봤다. 노력하고 싶은데 잘 모르겠어서 배우 기사도 많이 찾아본다. 연기론적 애티튜드를 보는데 현장 몰입법이나 스스로 흔들릴 때 중심을 잡는 것 등 방법론적인 걸 배우면 체크하고 기억해 여러 선배들 것을 응용한다. 도서관에 가서 논문을 검색하면 다 나온다. 교수님도 논문 파일을 많이 보내주신다. 아메리칸 매소드나 수업 외적 질문을 많이 한다. 친구를 만나면 가끔 영화를 보고 시나리오 분석을 하잖나. ‘이 영화의 주제는 뭘까’ 하면서. 작품도 많이 본다.”

현재 케이블TV 온스타일 ‘겟잇뷰티 2017’에서 진행을 맡고 있는 그녀는 웹드라마 ‘하와유브레드’의 방영과 영화 ‘수산모’의 개봉을 앞두고 있다. 휴식을 취하며 효원과 다른 캐릭터로 찾아뵐 날을 기다리고 있다는 그녀에게 어떤 배우가 되기 위해 달려가고 있는지 물었다.

“‘좋은 배우가 되려면 좋은 사람이어야 한다’고 예전에 어떤 배우가 말씀하셨어요. 좋은 사람이 돼야죠. 연기를 함으로써 작품을 보는 많은 분들에게 재미 행복 유쾌함 감동 등 긍정 에너지를 전파하고 싶어요. 많은 분들이 행복해지셨으면 하니까요. 고정된 이미지로 기억되는 게 아니라 어떤 캐릭터를 연기 할 땐 그 캐릭터로 보이고 싶어요. 다양한 얼굴을 가진 배우로 기억됐으면 해요. 노력해야겠죠.”


[최정은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이미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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