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임당 빛의 일기 SECRET] 이영애 ‘도트 원피스’, 친절한 금자씨 타임슬립
- 입력 2017. 03.16. 14:32:20
- [매경닷컴 시크뉴스 한숙인 기자] 2005년 7월 개봉해 광풍을 일으킨 영화 ‘친절한 금자씨’가 12년의 세월을 뛰어넘어 2017년 3월 15일 SBS ‘사임당 빛의 일기’에서 재현됐다.
영화 ‘친절한 금자씨’, SBS '사임당 빛의 일기'
‘친절한 금자씨’는 2016년 6월 개봉한 영화 ‘아가씨’ 만큼의 문제작으로 꼽혔던 박찬욱 감독의 작품으로, 여성들의 이야기를 독특한 시선으로 그려내는 감독 특유의 접근 방식이 대중과 접점을 이룬 시발점이기도 했다.
‘사임당 빛의 일기’는 이영애의 마지막 작품으로 기록될 뻔했던 ‘친절한 금자씨’ 의상을 결정적인 순간에 등장시키는 의미심장한 시도를 했다.
모범 수감자로 13년을 산 후 출옥하자마자 청순한 외모 뒤에 감춰둔 발톱을 드러낸 금자의 이중성을 표현한 도트 원피스는 반 묶음 헤어의 긴 생머리와 함께 레트로 룩으로 완성됐다.
12년의 세월이 흐른 2017년 ‘사임당 빛의 일기’에서 미술사가 서지윤 역을 맡은 이영애는 교수가 되기 위해 비굴할 정도로 읍소했던 민 교수 앞에 이 원피스를 입고 나타나 “민 교수, 넌 끝이야”라는 “너나 잘 하세요”만큼이나 강렬한 한 마디를 날렸다.
레이어드 쇼트 단발로 서지윤의 지적인 이미지가 강조돼 미묘한 차이가 있었으나 사각 플레임 오버사이즈 선글라스와 빨간 아이섀도까지 완벽하게 재현했다.
무엇보다 고미술품을 비밀리에 복원하기 위해 클럽으로 숨어든 서지윤, 한상현(양세종)이 민 교수의 급습을 피하기 위해 영화 코스프레 파티에 맞게 의상을 맞춰 입는다는 설정은 무겁지 않게 결정적인 장면의 의미심장함을 살려냈다.
▶ ‘친절한 금자씨’ 싱크로율 200% 원피스의 비밀
이 의상에는 제작사의 노력이 숨어 있다. 제작사는 당시 의상을 100% 재현하기 위해 제작을 택했다. 어떻게 원단을 구했을지 경이롭기까지 한 이 원피스에는 이처럼 제작진들의 세심함이 깃들여 있다.
당시 ‘친절한 금자씨’ 영화의상을 담당한 조상경 감독은 “영화의상은 커다란 스크린에 담겨 나오기 때문에 옷이 너무 강렬하면 안 된다. ‘친절한 금자씨’는 이러한 밸런스를 맞추는 게 중요했다”라며 당시 의상에서 금자 역할을 맡은 이영애 의상을 하면서 가장 중점을 뒀던 부분에 대해서 언급한 바 있다.
이영애가 ‘사임당 빛의 일기’에서 과거와 현대를 오가는 설정에도 사임당과 서지윤의 같은 듯 다른 느낌을 잘 포착해 내 몰입도를 높이고 있다. 여기에 과거 자신의 출연작을 재현해내는 여유까지 셀러브리티가 아닌 진짜 배우가 된 그녀의 성장이 놀랍기만 하다.
[한숙인 기자 news@fashionmk.co.kr/ 사진=SBS ‘사임당 빛의 일기’, 영화 ‘친절한 금자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