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LOOK] 박근혜 ‘블레임룩 코드-블루코트’, 한복+라피스블루 기막힌 함의
입력 2017. 03.21. 17:11:16
[매경닷컴 시크뉴스 한숙인 기자] 대중들에게 정치인들은 치외법권 영역으로 인식돼있다. 이는 어떤 상황에서도 카메라 앞에서 권력자로서 권위 의식을 잃지 않는 표정과 행동 하나하나가 대중들의 생각이 자격지심에 근거하지 않았음을 몸소 입증해준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21일 오전 검찰 출석에서 입은 블루코트는 권력자의 특권의식이 배어난 블레임 룩의 상징코드로 역사에 기록될 듯하다. 그녀가 흔히들 입는 블랙이 아닌 블루를 선택한 것은 정치인으로서 그녀가 몰두해온 이미지 메이킹 전략을 함축적으로 보여준다.

블루는 신뢰를 상징하기도 하지만, 의학적 긴급 상황에 쓰이는 코드 블루(CODE BLUE)에 사용될 만큼 생사를 다투는 중대사를 대변하는 컬러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블랙과 함께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컬러이기도 하다는 점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의 앞으로 대응 전략을 짐작하게 한다.

정말 절묘한 것은 그녀가 선택한 코트가 팬톤이 제시한 2017 봄 컬러리스트 중 깊이 있는 색감을 강조한 ‘라피스 블루’라는 점이다. 라피스 블루가 의미하는 키워드인 강렬함, 자신감, 차가움은 그녀가 대통령이라는 지위에서 대중에게 보이고 싶어 했던 이미지라는 점에서 의미심장하다.

이뿐 아니라 노칼라의 부드러운 앞깃이 한복을 연상하게 하면서도 동시에 최근 핫한 코드로 꼽히는 로브를 떠올리게 해 클래식과 트렌드를 동시에 함의한 조합을 시도한 점 또한 눈여겨 볼만하다. 특히 허리선을 자연스럽게 강조한 X 실루엣과 두 개의 더블 버튼 장식이 과거 영애 시절부터 고수해온 참하고 고운 이미지와 접점을 이룬다.

이처럼 보수라고 자부하는 자신의 지지층에게는 친근함을 줌과 동시에 나름의 변화를 시도함으로써 박 전 대통령이 검찰 조사에서 어떠한 방식으로 응대해나갈지 그녀의 속내가 읽힌다.

지난 10일 탄핵 인용 이틀 후인 12일 청와대에서 퇴거하면서 입은 옷과 굳이 동일한 블루 코트를 택해 여론은 ‘전투복’이라며 그녀의 블레임을 코드에 주목하고 있다. 그러나 그런 단편적인 측면으로 치부해버리기에는 의도했든 아니든 블루 코트에 수많은 의미가 숨겨져 있다.

[한숙인 기자 news@fashionmk.co.kr/ 사진=뉴시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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