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하나가 사랑하는 ‘세 가지’, 장르물-스탭-편안한 음악 [인터뷰②]
입력 2017. 03.22. 17:00:08

이하나

[시크뉴스 조혜진 기자] “만약 제가 그런 능력이 생긴다면 사람의 마음을 들어보고 싶습니다. 사람 마음이 제일 중요한 건데, 제일 어려운 것 같아요. 아, 하나 더 덧붙이자면 제가 듣고 싶을 때만요”

엉뚱하고 유쾌한 매력을 가진 것으로 알려져 있던 이하나가 ‘보이스’를 통해 똑부러지고 강단있는 성격의 강권주 역을 무난하게 소화하면서 이미지 변신에 성공했다.

케이블TV OCN 드라마 ‘보이스’(연출 김홍선, 극본 마진원)에서 강권주 역을 맡아 열연한 이하나를 20일 서울 논현동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만났다. 그녀는 털털한 성격에 시원시원한 답변, 특히 스탭들을 사랑하는 마음을 감추지 않았다.

3월 12일 종영한 ‘보이스’는 골든 타임을 사수하는 112 신고 센터 대원들의 이야기를 담은 드라마로 장르물의 명가 OCN이 ‘나쁜 녀석들’ ‘38사기동대’에 이어 내놓은 작품이었다. 탄탄한 연기력으로 사랑받는 장혁이 데뷔 이후 최초로 형사 역할에 도전하고 발랄하고 명랑한 로맨틱 코미디 여자 주인공을 연기하던 이하나가 어두운 이면을 가진 캐릭터를 연기했다.

특히 ‘장르물’이라는 특수성과 ‘케이블 채널’이라는 취약점을 넘어 1회 시청률 2.3%에서 마지막회 5.6%까지 상승한 ‘보이스’. OCN 개국 이래 최고 시청률 ‘38사기동대’의 기록 4.6%는 이미 5회(5.5%)에서 경신했다.

이하나는 ‘보이스’의 성공 요인으로 스탭과 배우들의 합을 꼽았다. 실내에서만 작업하는 스탭들을 비롯해 현장에서 뛰는 배우들까지 박자가 잘 맞았기에 지금과 같은 결과를 받을 수 있었다고.

“‘보이스’ 너무 멋있는 드라마다. 저희 팀, 작가님부터 편집기사님까지 정말 다 열심히 해주셨다. 저는 현장에서 같이 뛴 사람 중 한 명인데, 한 번은 꼭 내부에서 일하시는 분들과 다 같이 보고 싶었다. 스페셜 방송을 같이 보려고 준비했는데, 그마저도 실패했다. 그 바람을 못 채웠다. (웃음) 현장에서 정말 모두가 최선을 다하지 않은 사람이 없는 것 같다. 작가님, 편집기사님 모두가 각자의 위치에서 너무 잘해주셨다”

이번 드라마를 통해 ‘장르물’의 매력을 제대로 알았다는 그녀는 가족들 모두가 TV 앞으로 정렬한 것이 정말 오랜만이라며 남다른 감회를 표했다. ‘보이스’ 후속작으로 방송되는 ‘터널’ 역시 장르물이라는 특수성 때문에 다시 한 번 리모콘을 들게될 것 같다고 말했다.

“굉장히 매력적이고 긴박한 음악을 듣는 기분이었다. 그 음악을 들을 때 전투력, 치열함, 간절함이 이유 없이 덤으로 주어지는 기분이 든다. 저한테는 사연이 없는데, 사연이 있는 것처럼 느껴지는 순간도 있다. 지나간 것이나 망각 했던 것, 잊어버리는 안 되는 것들이 생각이 나서 내 자신을 단단하게 만든다. ‘보이스’를 볼 때 그런 음악을 듣는 기분이었다. ‘터널’이 다음 작품이라서 보는 것이 아니라 진짜 스릴러를 보면서 좋았던 기분을 또 느끼고 싶어 보게될 것 같다”



극중 강권주는 남들은 듣지 못하는 아주 작은 소리까지 들을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다. 만약 이하나가 이런 능력을 갖게 된다면 어떤 소리를 듣고 싶냐고 물으니 가장 먼저 ‘스탭의 마음’이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스탭 분들 생각이 제일 먼저 난다. ‘괜찮으세요?’라고 여쭤보면 말은 항상 괜찮다고 해주신다. 너무 많이 거짓말을 하게 해드린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제가 제작사 분들에게 회식 많이 시켜달라고 부탁을 드렸는데, 실제로 회식을 할 수 있어도 시간이 없는 거다. 그 마음들이 지금은 많이 보상이 됐을까, 궁금하다. 제일 궁금한 건 ‘감독님이 진짜 이걸 오케이라고 생각하는 걸까’였다. (웃음)”

인터뷰 내내 끝없는 ‘스탭 사랑’을 드러낸 이하나는 마지막까지도 스탭들을 살뜰하게 챙겼다. 감독부터 막내까지 빼놓지 않고 전부 보고 싶다는 그녀는 “제가 긴장이 풀려서 이렇게 아픈데, 그들은 아프지 않을까요?”라고 물으며 걱정했다.

“수상 소감에 항상 스탭들이 나오지 않냐. 그 대답은 사실 아무리 반복되더라도 아깝지 않다. 어느 때부터 그 소감들이 진실되게 느껴지지 않는 순간이 없었던 것 같다. 아무리 말씀드려도 모자라다. 매일 스케줄 표를 받는데, 정말 그 빼곡이 찬 스케줄 속에 저희 팀은 두 번씩 찍는 장면이 많았다. 전화 응대 장면이라도 한 번만 찍는 경우는 아예 없었다고 보면 된다. 그럴 때마다 마음이 말이 아니었다”

이하나는 유일하게 현장과 센터를 많이 오간 배우였다. 예성, 손은서의 경우 센터 안에서만 촬영하는 것이 전부였고, 반대로 장혁은 센터 내로 들어오는 장면이 손에 꼽을 정도로 적었다.

“정말 장단점이 뚜렷했다. 센터는 마치 집 같았다, 따뜻하고. 상황은 바쁘지만 음악도 흘렀다. 세팅 바꾸는 시간 동안 카메라 감독님이 음악을 틀어주셨는데, 그 시간이 너무 낭만적이었다. 현장은 굉장히 추운데, 뜨거운 곳이다. 몸으로 부딪히고, 항상 뛰고, 긴박하고, 치열하다. 근데 현장은 한 번 다녀오니까 더 친해지더라, 체력적으로 저는 그나마 센터 장면이 있었지만, 제가 지시를 내리면 현장에서 찾고 검거하는 건 형사들의 몫이라 좌불안석인 마음이었다”

현재까지 다양한 작품에서 많은 캐릭터를 연기하며 탄탄한 필모그래피를 쌓아온 이하나는 앞으로 음악을 하고 싶다는 열정을 숨기지 않았다. 작곡가 아버지의 영향을 받아서일까. 그녀의 음악을 향한 의지는 미래의 자신에게 당부할 정도로 컸다.

“언젠가 엄마랑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낮술을 한잔 한 적이 있다. 그때 그 가게에서 조정현 씨의 노래가 나왔다. ‘그 아픔까지 사랑한 거야’라는 노래가 나왔는데, ‘이 노래를 부르고 만든 사람, 그 사람이 존재한다면 그 사람은 어떻게 살고 있을까’ 라는 생각을 한 적이 있다. 이 노래는 사람들이 다 알 것 같은 거다. 술기운이지만, 너무 듣기 좋았다. 상상해 봤는데, 대단한 모습은 아니었던 것 같다. 소박한 풍경이었다. 그리고 사랑하는 가족이 있었다. 아마 그게 제가 제일 부러워 하고 원하는 삶이었던 것 같다. 저도 누구나 꼭 알게 되는, 알 수 있는 노래를 하나 만드는 게 꿈이고, 상상했던 그 모슴대로 살고 있는지 물어보고 싶다”

[조혜진 기자 news@fashionmk.co.kr/사진=이미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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