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리적이지 못한 노동자 처우' 패션 브랜드의 어두운 이면
- 입력 2017. 03.23. 11:43:57
- [시크뉴스 서충식 기자] 환경에 관심을 가지는 이미지를 일부 마케팅 요소로 활용하고 있는 브랜드들이 정작 옷을 만드는 노동자들에게는 윤리적이지 못한 대우를 하는 이중적인 면모를 보이고 있다.
소비자들은 윤리패션 브랜드의 옷이 어느 공장에서 만들어지고 그곳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는 알기 어렵다. 패션에 정말 관심이 많은 소비자가 아니라면 브랜드가 환경을 위해 어떤 소재를 사용했고,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정확히 모른다.
2013년 4월 24일 방글라데시 다카의 8층짜리 공장인 ‘라나플라자’의 노동자들이 건물 곳곳에 금이 가 위험하다고 항의하며 출근을 거부했다. 하지만 한 달치 임금을 삭감하겠다는 관리자들의 협박에 어쩔 수 없이 공장으로 들어가 일을 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라나플라자는 무너져 내렸고, 공식 사망자 수 1136명, 부상자 2500명의 피해를 낳은 대참사를 불러일으켰다.
저임금 하청 노동이 경제를 떠받치는 방글라데시는 패션 브랜드들의 생산 공장 1순위 국가지만 노조 설립을 저지당한 채 ‘임금 후려치기’ 식의 노동 착취를 행하는 브랜드들이 수백 개에 이른다. 그 목록에는 윤리 패션에 앞장 서고 있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스포츠 스포츠 브랜드와 SPA 브랜드 등이 있다.
지난 18일 윤리 패션을 지향하는 한 영국 패션 디자이너 아가타 코삭(Agata Kozak)는 시크뉴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옷을 만드는 노동자들이 윤리적이지 못한 대우를 받으면 그것은 윤리 패션이 아니다. 결국 옷이라는 것은 사람이 만들고, 입고, 버리는 아이템이다. 윤리 패션의 시작은 옷을 만드는 노동자들이 합당한 대우를 받고 소비자들 역시 이런 점을 인지하고 의식 있는 소비를 할 때 비로소 완성된다”고 밝힌 바 있다.
[서충식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뉴시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