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WEAR GREY] 임선옥 박소현 감선주 박미선 이재림, 휴식 같은 ‘슬로라이프’ 패션
- 입력 2017. 03.30. 15:05:17
- [매경닷컴 시크뉴스 한숙인 기자] ‘웨어 그레이(WEAR GREY)’, 발음처럼 가볍고 그레이라는 색감에서 느껴지는 흐르듯 유연한 감성이 어우러진 패션 그룹이 등장했다.
임선옥 '파츠파츠', 박소현 '포스트 디셈버', 감선주 '더캄'
지난 29일 종로구 효자동 소재 아름지기에서 ‘웨어 그레이’라는 커다란 테마 아래 파츠파츠(PARTs PARTs) 임선옥, 포스트 디셈버(POST DECEMBER) 박소현, 더캄(TheKam) 감선주, 기어3(GEAR3) 박미선, 12일리(12 ILI) 이재림 다섯명의 디자이너가 컬래버레이션 패션쇼를 개최했다.
부암동에서 디자인 작업과 함께 플래그십 스토어를 운영하고 있는 ‘파츠파츠’ 임선옥은 네오프렌 소재에 색색의 컬러를 입혀 옷에서 가방까지 작업하는 실험적 시도로 크리에이터로서 역량을 입증해왔다.임선옥 '파츠파츠'
이번 ‘웨어 그레이’ 역시 그녀가 주축이 돼 꾸려진 디자인 그룹으로 네오프렌 소재의 라이트 그레이를 베이스로 화이트, 비비드 블루와 레드가 포인트로 더해지면서 날아갈 듯 가볍고 손에 움켜쥐면 얼음처럼 시원한 감촉이 느껴질 듯 쿨한 패션쇼의 시작을 열었다.
네오프렌 소재의 더블버튼 코트, 블루종 등 아우터는 노칼라 혹은 플랫칼라로 몸에 닿는 옷의 면적을 최소하고 파스텔 톤의 라이트 그레이가 옷감에 필요한 최소한의 무게마저 공중으로 날려버릴 듯 신비한 느낌을 더했다.
여기에 셔츠 혹은 아우터 밑단과 스커트 헴라인까지 유연한 곡선으로 처리해 ‘웨어 그레이’에서 지향하는 라이프스타일의 이미지를 형상화 했다.
이어지는 ‘포스트 디셈버’는 ‘파츠파츠’ 보다는 깊이를 더한 그레이를 사용해 점프 슈트 시리즈를 런웨이에 올렸다. 여기에 후드 케이프, 스트링 디테일이 캐주얼과 포멀 무드의 완충 역할을 하며 지루하지 않은 미니멀룩을 완성했다.박소현 '포스트 디셈버'
그레이와 함께 베이지와 화이트를 베이스 컬러로 사용하고 여기에 짙은 오렌지 컬러를 살짝살짝 더해 포스트 디셈버만의 개성을 또렷하게 드러냈다.
마지막 ‘더캄’은 그레이 컬러의 셔츠 원피스로 시작해 로맨틱 감성의 색다른 미니멀룩을 시도했다. 셔츠와 배기팬츠, 점퍼와 원피스 등 베이식과 베이식의 조합이지만, 스커트, 원피스에 촘촘하게 짠 시폰 레이스를 덧대 간결한 실루엣을 어떤 맥시멀보다 로맨틱하게 반전했다.감선주 '더캄'
임선옥 박소현 감선주는 각각 스포티 시크, 베이식 페미닌, 베이식 로맨틱으로, 개별 브랜드임에도 웨어 그레이라는 하나의 브랜드로 통합된 듯한 연계를 보여줬다. 여기에 가방 ‘기어3’와 신발 ‘12 일리’가 가볍지만 얄팍하지 않은 ‘웨어 그레이’ 룩에 화룡점정 역할을 하며 컬렉션을 꽉 채웠다.
웨어 그레이는 29일 패션쇼와 29, 30일 이틀간 진행되는 전시를 위해 모인 일시적인 그룹이 아니다.
앞으로 패션포럼을 정기적으로 개최하며 대담집을 묶어 보자는 아이디어로 시작된 웨어 그레이는 직영 쇼룸으로 첫 번째 프로젝트의 포문을 열 계획이다.
이는 ‘패션디자이너로 한국에 살아남기’에서 더 나아가, ‘디자이너 브랜드’가 한국에 자생하는 제도적 차원에서의 실천방안을 낸다는 비전 아래 모색된 것으로, 척박한 한국 패션시장에서 오너 디자이너로 겪어온 시간을 짐작케 했다.
[한숙인 기자 news@fashionmk.co.kr/ 사진=권광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