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고인’ 김민석, ‘흥행 요정’ 수식어 부담 없는 이유 [인터뷰]
입력 2017. 04.03. 17:27:28
[시크뉴스 김지연 기자] 배우 김민석(27)은 자신이 방송에서 보여지는 것처럼 성실하고 바른 사람이 아니라고 힘줘 말했다. 그러나 거침없이 자신의 소신을 밝히는 그에게서 서툴지만 누구보다도 진중하고 올곧은 청년의 모습을 엿볼 수 있었다.

김민석은 지난 달 종영한 SBS 월화드라마 ‘피고인’(최수진 최창환 극본, 조영광 연출)에서 감방의 분위기메이커이자 주인공 박정우(지성)의 조력자 이성규 역할로 출연했다. 조연이었지만 ‘피고인’에서 가장 인상 깊은 장면을 꼽으라면 이성규가 나온 장면이 빠지지 않을 만큼 김민석의 활약은 대단했다.

KBS2 ‘태양의 후예’, SBS ‘닥터스’ 등 흥행작에 연달아 출연했지만 이번 ‘피고인’까지 시청률 ‘대박’이 날 줄은 예상치 못했다고. 그는 “장르물을 한 번도 안 해봤는데, 평소 해보고 싶은 마음이 있어 도전하게 됐다. 장르물을 정말 좋아한다. ‘싸인’과 ‘시그널’을 정말 재미있게 봤다”며 “성공 여부는 제작 관계자 분들이 아시는 것 아닌가. 배우는 배역이 좋으면 출연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초반에 감방의 분위기메이커 정도로만 인식됐던 이성규는 7회에서부터 비중이 늘어나며 중요한 인물로 떠올랐다. 자살을 시도하려는 박정우에게 그의 딸 하연(신린아)이 부르던 동요를 읊조리며 자신이 납치범이라는 사실을 밝히던 6회 엔딩은 ‘소름 엔딩’이라고 불리며 깊은 인상을 남겼다. 박정우의 조력자로 활약하던 이성규는 악인 차민호(엄기준)의 수하에 의해 죽음을 맞았다.

김민석은 “제가 유괴범이라는 것까지는 알고 있었는데 엔딩이 그렇게 세게 나올지는 몰랐다. 3, 4회 찍을 때쯤 성규가 죽을 거라는 사실을 알았다”며 “감독님이 제가 죽는 걸 정말 싫어하셨다. 죽은 성규 얼굴을 보여주는 것이 싫다고 하시더라. 죽는 순간까지 나오지 않은 데 대한 아쉬움은 있지만 전개 상 성규의 죽음은 맞는 선택이었던 것 같다. 허무하게 죽었다는 의견은 시청자 분들이 감정 이입을 하셨기 때문이 아닐까”라고 전했다.



김민석은 아이가 유괴 당한 부모의 심정을 이해하기 위해 동네 유치원에 가 아이들의 모습을 지켜보기도 했다. “하원하는 아이들이 엄마, 아빠 손을 잡고 가는 것을 보고 있는데 갑자기 뭔가 느껴지는 게 있더라. 강아지를 잃어버려도 난리가 나는데 자식을 잃어버리면 무슨 기분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어마어마한 짓을 저질렀구나 싶었다”며 죄책감을 토로하는 그에게서 성규에 대한 깊은 몰입을 엿볼 수 있었다.

이처럼 평소 작품이나 캐릭터 분위기에 몰입하는 김민석은 ‘피고인’을 촬영하는 동안 내내 기분이 다운돼 있었다고 밝혔다. ‘태양의 후예’와 ‘닥터스’를 촬영할 때는 밝기만 했던 그가 ‘피고인’을 찍을 때는 쉬는 날에도 집에만 틀어박혀 자신을 가두고 살았다. 그는 “선배님들은 연기와 현실을 따로 떨어뜨려 놓으시는 게 가능하시더라. 저는 캐릭터에 다가갔다가도 어느 순간 현실과 구분이 안 되고 실제 성향까지 바뀌는 것 같다”며 “‘피고인’ 찍을 때는 노는 것도 즐겁지 않고 술 먹는 것도 싫었다. 동네 500m 반경 밖으로 나가지도 않았다”고 남다른 연기 몰입력을 드러냈다.

이로 인한 스트레스는 하연 역 신린아와 노는 것으로 해소했다. 신린아에 대해 “저와 호흡을 맞춘 첫 여배우”라고 소개한 그는 “연기를 정말 잘하는 친구다. 린아와 놀아주다 촬영에 들어가면 린아는 잘 하는데 저는 잘 못한 적도 있었다. 대본 리딩 때 처음 보자마자 하연이라는 것을 알았다. 아이지만 눈에 처연함이 있다. 후반부에는 친해져서 진짜로 성규와 하연이가 된 것 같더라. 감정 과잉인 것 같아 눈물을 닦고 연기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하연이와 성규를 생각하면 가슴이 아파 3~4kg가 확 빠지기도 했어요. 종영 후 오키나와 포상휴가에 가서 1kg이 다시 붙은 것 같아요. 포상휴가는 ‘피고인’이 진짜 끝이라고 생각하니 즐거우면서도 아쉽고 슬펐어요. 일정 때문에 하루 일찍 왔는데 마지막 단체 사진에 저는 또 없더라고요.”(웃음)



‘태양의 후예’의 아기새 일병과 ‘닥터스’의 레지던트 최강수, ‘피고인’의 성규까지 흥행 3연타를 기록하며 ‘흥행 요정’으로 떠오른 김민석이다. 그러나 이에 대한 부담감을 느끼지는 않았다. 그는 “어느 순간 ‘흥행 요정’이라는 별명이 생기고 나서 제작 관계자 분들처럼 시청률, 공약 같은 것들을 생각하게 된다는 걸 깨닫고 아차 싶었다. 예전처럼 제가 관심이 가고 좋아하는 것, 좋아하는 선배님이 계신 곳에서 배우의 길을 닦아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이상한 생각하지 말자고 생각했다”며 다른 곳에 눈 돌리지 않고 오롯이 연기 한 길에만 집중하겠다는 소신을 밝혔다.

‘태양의 후예’의 성공 후 SBS ‘정글의 법칙’ ‘꽃놀이패’ 등 여러 예능 프로그램에도 출연하며 바른 청년 이미지를 쌓았다. 그러나 김민석은 방송에서 비춰지는 자신의 이미지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그는 “저는 원래 자유로운 사람이고 화도 많고, 좋을 땐 좋고, 그냥 똑같은 사람이다. 그런데 ‘태양의 후예’ 이후로 예능에 출연하면서 소박하고 열심히 사는 청년으로만 보여지는 제 이미지가 싫더라”고 털어놨다.

“저는 화도 내고 욕도 할 줄 아는 그런 사람인데 대중의 관심 속에 있다 보니 보여지는 대로 사는 게 싫어요. 그래서 더욱 소리 내서 저답게 살려고 노력해요. 솔직하다 싶을 정도로 할 말을 다 하는 편인데 예능에서는 좋은 면만 나오더라고요. 저의 모습 중에 여러 가지가 있는데 그런 것들만 비춰지는 것이 조금 아쉬워요. 제 진짜 모습을 아시면 별로 안 좋아해주실 수도 있다는 생각도 들지만요.”

김민석은 누구보다도 자유로운 성격이지만 대중에게 보여지는 직업을 가진 만큼 엄청난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고 밝혔다. “지키려고 지키는 것이 아니라 한 번에 잃는 사람들을 많이 봐서 그렇다. 어떻게 여기까지 왔는데, 단 하나에 잃을 수도 있는 것 아닌가. 연예 뉴스에는 떠도 사회 뉴스에는 나오지 말자는 것이 제 신념”이라고 진지하게 말하는 그에게서 누구보다 성실한 청년의 면모를 느낄 수 있었다.

그런데 이런 그에게 “변했다”며 색안경을 끄고 바라보는 이들도 있었다. 김민석은 “어렸을 때 가난했다고 평생 라면만 먹어야 하는 것은 아니지 않나. 어렸을 때 할머니 모시고 힘들게 살아왔는데 비싼 물건을 샀다고 뭐라고 하는 사람도 있더라. 제가 좋아하는 사람은 누구보다도 챙긴다. 변했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속상하다. 그래도 제 식대로 살아갈 것”이라고 토로했다.

“저는 자유로운 사람이지만 대중에게 보여지는 직업이니 좋은 것을 많이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최대한 보호 받을 수 있는 내에서 놀려고 해요. 그래서 연기가 더 재미있어지는 것 같아요. 멀리 나가서 많은 분들도 만나고 할 수 있으니까요. 연기는 처음이나 지금이나 똑같이 재미있어요. 끝이 없는 것 같아요. 선배님들의 인터뷰를 많이 찾아보는 편인데, 우리나라 최고의 배우 분들도 끝이 없다고 하시더라고요. 제가 감히 답을 내릴 수 있을 것 같지 않아요.”

[김지연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이미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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