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FW 2017 FW-OFF] 김규식 ‘규식’, 트렌스포머 점프슈트 ‘다크웨어의 무한 확장’
입력 2017. 04.04. 17:38:06
[매경닷컴 시크뉴스 한숙인 기자] ‘규식(QUCHIC)’은 블랙 후드집업 점프슈트로 11분여간 진행된 컬렉션의 90% 이상을 채워 그 자체만으로 퍼포먼스를 보는 듯 신비한 경험으로 관객을 끌어들였다.

2017 FW 헤라서울패션위크 마지막 날인 지난 4월 1일 용산전쟁기념관에서 열린 디자이너 김규식의 ‘규식’ 2017 FW 컬렉션은 구부러지기보다는 부러진다는 의미심장한 메시지를 담은 ‘break rather than bend’을 테마로 허를 찌르는 다크웨어의 재해석을 시도했다.

런웨이에 비슷비슷한 옷이 등장했음에도 어느 것 하나 동일한 디테일 없이 바지 피트와 지퍼를 세심하게 달리하고 후드의 있고 없음의 차이로 180도 달라지는 아웃피트가 디자이너 김규식만의 노련미를 엿볼 수 있게 했다.

여기에 핫한 소재로 부상한 벨로아의 포근한 촉감을 살린 도톰한 패딩에 타투를 연상하게 하는 화려한 자수가 다크웨어를 더 깊은 음울함으로 이끄는 듯한 신비한 경험을 하게 했다.



점프슈트는 트렌스포머처럼 원피스에서 코트까지 다양한 룩으로 변신하고, 과감한 커팅과 절개를 통해 야릇한 시선을 끌어내는 등 디자이너 김규식이 언급한 작업과정의 해체와 재조합을 입는 사람들의 애티튜드로 요구하는 기막힌 연결고리를 이뤘다.

이뿐 아니라 두툼한 패딩 소재로 인해 다른 아이템은 필요없을 듯한 점프슈트 안에 집업점퍼 혹은 크롭트 톱을 레이어드하거나 경계가 불분명한 상하의가 어느 순간 해체돼 각각 다른 스타일링 아이템으로 활용되는 등 예상을 뒤엎는 다양한 변용이 이뤘졌다.

기억 속에 존재하지 않지만 유아기의 포근한 기억으로 인도하는 듯, 점프슈트와 아이의 우주복의 경계를 흩뜨려 다크웨어가 누군가에게는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코드로 뒤바뀌는 것이 규식 2017 FW 컬렉션의 가장 극적 반전이다.

[한숙인 기자 news@fashionmk.co.kr/ 사진=규식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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