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과장’ 준호 “‘먹쏘’ 사랑 받을 줄 꿈에도 몰랐죠” [인터뷰]
입력 2017. 04.06. 08:32:17
[시크뉴스 최정은 기자] “드라마가 정말 잘 돼 좋았어요. 처음 도전한 악역이었고 드라마도 사랑을 받았어요. 제 캐릭터도 많이 사랑을 받아 많은 걸 배우고 얻어간 작품이죠.”

5일 오후 서울 종로구 모처에서 그룹 투피엠(2PM)의 멤버이자 배우인 준호를 만나 지난달 30일 종영된 KBS2 수목드라마 ‘김과장’을 주제로 이야기를 나눴다. 지난 2008년 투피엠으로 데뷔한 그는 영화 ‘감시자들’(2013)을 통해 연기자로 데뷔했다. 이후 가수 활동을 하면서도 지난 2015년 영화 ‘스물’ ‘협녀, 칼의 기억’에 출연하고 올해는 드라마 ‘기억’에 이어 ‘김과장’으로 활약하는 등 연기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언제 끝나나?’ 했던 건데 시원섭섭하다. 그만큼 현장이 빠르게 돌아가 정신이 없기도 했고 모든 스태프·배우들이 조금씩 육체적으로 힘들어했으니까. 우리끼리 푸념을 하기도 하면서 ‘얼마 안남았어. 파이팅’했다. 엊그제 같은데 끝나고 6일이 지났다. 촬영할 때였다면 오늘이 수, 목요일 것을 같이 찍을 때인데 안 하니 섭섭하기도 하고.”

드라마가 끝난 지 채 일주일이 안 됐지만 그에게는 많은 일이 있었다. 6일이라는 시간이 그에게는 금방 지나간 것만 같다고.

“(드라마가 끝나고) 6일 동안 많은 일이 있었다. 드라마 뒤풀이도 하고 헤어 메이크업 의상팀 등 함께 다니던 분들과 내가 운전을 해서 가볍게 월미도에 가서 밥 먹고 놀다 왔다. ‘쉬어야지’ 했는데 쉬었나 싶기도 하고 일주일이 휙 지나갔다.”

이번 드라마를 통해 얻은 것 배운 것이 많다는 그는 배운 것으로 남궁민의 ‘책임감’을, 얻은 것으로 ’먹쏘(먹보+소시오패스)’를 꼽았다. 주연을 맡은 남궁민이 극을 이끄는 과정에서 보여준 책임감에 깊은 인상을 받았고 드라마에서 서율이라는 캐릭터의 별명까지 얻으며 미워할 수 없는 악역으로 시청자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주연 배우인 남궁민 선배님의 극을 이끄는 과정에 대한 책임감을 보며 배웠다. 얻은 건 ’먹쏘’다. 귀여운 악역이 돼버렸다. 처음에 극악무도한 악역을 생각하고 도전했다. PD님 작가님이 이야기하며 그건 아니다 싶어 이 악역이 법안에서 나쁜 짓을 저지르지만 살인은 하지 않고, 최소한 자기만의 기준을 가진, 뼛속까지 나쁜 사람은 아닌 그런 캐릭터를 만드신 것 같다.”

‘먹쏘’ 캐릭터를 완성하기 까지 그는 많은 고민을 거쳐야 했다. 극단적으로 나쁜 모습도 정의로운 모습도 아닌, 그 사이에서 완급 조절이 필요한 캐릭터였다. 그는 나름의 접근법을 생각해 연기했고 그로 인해 매력적인 ‘먹쏘’ 서율을 완성했다.

“고민을 많이 했다. 나쁜 것과 완전히 나쁜 것이 아닌 것 사이에서 줄타기하는 게 생각보다 어렵다. 아예 나쁜 사람이 아니라 어떻게 완전 나쁜 사람이 아닌지를 표현할지에 대해 고민했다. 만나는 인물마다 다차원적인 접근을 했다. 성룡에게는 양아치 부르듯 하대하고 박 회장(박영규)을 만나서는 스카웃해 줘 고마운 건 알지만 자신만의 뜻이 있다는 생각으로 그 만의 강한 모습을 대하고, 조 상무(서정연) 구 본부장(정석용)을 만났을 때는 굴러온 돌이 박힌 돌 빼는 격으로, 하경(남상미)을 만났을 때는 첫눈에 반한 연애에 능숙하지 못한 순수한 남자의 모습을 표현해내기로 했다. 그런 다양한 모습이 서율의 매력이 된 것 같다.”

먹는 장면은 시청자에게는 재미를 준 반면 연기하는 입장에서는 힘들었을 것으로 짐작된다. 그는 ‘먹방’이 단지 캐릭터를 나타내는 역할을 할 뿐, 이렇게까지 많은 사랑을 받을 것으로는 예상치 못했다고.

“이렇게까지 먹는 게 많은 사랑을 받을 줄 몰랐다. 캐릭터를 나타내는 매개로만 음식을 먹는다고 생각했지 이렇게 인기를 얻을 줄 꿈에도 몰랐다. 나중엔 연기하며 대본에 먹는 게 없을 때 살짝 아쉽기도 하더라. 극에서 진행상 없을 수 밖에 없는 상황에서도 가끔 먹고 싶다는 욕심이 있기도 했지만 주어진 상황에서만 했다. 서율이 아무것도 안 먹을 땐 아쉬운 만큼, ‘오늘 서율 아무것도 안 먹었다’ ‘사탕 하나 먹었다’는 등 (시청자의) 반응이 오더라.”

그는 지난해 드라마 ‘기억’에서 변호사 역을 맡은 데 이어 이번에는 검사였다가 대기업 재무이사가 되는 역할을 맡았다. 아직 20대 후반에 연기 경력이 길지 않은 그로서는 외모나 연기에 있어 부담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사실 이 캐릭터가 내가 하기 전까지는 36~38세로 설정돼 있었다. 그래도 캐릭터가 잡힌 것 같다. 서른두 살 이지만 사시 수석 패스하고 승승장구해 검사 이사가 됐다. 다 어린 나이에 이뤄진 건데 그런 설정으로 인해 이 친구가 가진 성격이나 반말하거나 남을 하대하고 모두 자신의 발밑이라 생각하는 그 모습이 더 잘 표현된 것 같다. 의도하지 않았는데 변호사에 이어 검사 등 법조계 인물을 맡게 돼 신기하다. 다음 작품에서는 좀 더 풀어진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데 모르겠다. 혹시 인연이 돼서 의사가 될 수도 있고.(웃음)”

‘김과장’은 시의적절한 풍자, 오피스드라마가 줄 수 있는 공감, 대사와 캐릭터의 연기가 주는 웃음, 잘 살린 각 캐릭터가 주는 재미 등으로 초반 한 자릿수에서 시작한 시청률을 단 3회 만에 두 자릿수로 끌어올린 뒤 이후 수목극 1위 자리를 꿰찼다. 이 같은 피드백은 현장에서 숨 가쁘게 진행된 촬영에 지친 배우 스태프 등에게 큰 힘이 됐다.

“시청률을 생각 안 했는데 첫 방송이 나왔을 때 드라마가 재미있더라. 시간이 금방 갔다. 그때 7~8% 나왔더다더라. ‘이 정도 재미면 노려볼 만 하다’고 생각했는데 3회에서 갑자기 10%를 넘어 ‘뭐지? 1등 하는 거 아닌가?’생각했다. 그 다음 주에 진짜 1등을 한거다. 모두 정말 ‘경사 났다’며 힘든 와중에 즐거워했고 참고 힘냈다.”

남궁민과 준호의 호흡은 연말 커플상을 노려볼 수 있을 만큼 유쾌하고 진한 ‘브로맨스’를 보여줬다.

“선배님이 잘 받아주셨다. 연기할 때 혼자 연기해서 되는 게 아니다. 서로 주고받는 리액션이 연기를 살리는 건데 선배님이 잘 쳐주고 받아주신다. 남궁민 형은 (물론 모든 배우가 있어 가능하지만) 3개월 동안 피곤한 와중에 주연으로서 극을 문제없이 이끌고 성공적으로 갈 수 있게 김성룡 캐릭터를 잘 만들어 주셨다. 그걸로도 배울 게 많다. 확실하게 배우의 조건이랄까, 책임감 같은 걸 옆에서 직접 봤다.”

김성룡(남궁민) 서율은 만담을 하듯 주고받는 말로 극에 재미를 더했다. 이는 애드리브를 주고받는 두 사람의 순발력과 호흡이 탄생시킨 결과다.

“(성룡이 서율의) 볼에 뽀뽀하는 것도 애드리브, ‘연말에 상 탈 건데?’ 하는 것도 애드리브다. 애드리브로 많이 했다. 선배와 재미있었던 게, 아무것도 아닌데, 서율이 한번 전기충격기로 겁주려다 성룡에게 들이댔는데 기절하는 선배 연기가 정말 웃겼다. 전날 작업하느라 피곤했는데 모니터하고 ‘빵’ 터져 활력이 살아났다. 다시 에너지가 생기더라. 신기하게 선배와 만나 (연기)할 때마다 그런 신이 생겼다. ‘핑퐁게임’처럼 주고받는 신이 생겨 찍으며 나도 즐거우니까 개인적으로 많이 도전했다. 큰 도전이었던 건 감히 선배 얼굴에 새우깡을 던지고 가슴팍을 찌른 거다. 내가 연기에 너무 몰두한나머지 앵글이 안 잡힌 상황에도 선배를 찔러서 선배가 ‘지금 안 찍어’라며 억울해한 적이 있다.”

‘김과장’은 극 초반, 서율 윤하경의 러브라인을 기대할 수 있는 요소가 있었지만 흔한 전개가 아닌, 러브라인을 거의 보여주지 않는 전개로 시청자의 호응을 얻었다.

“(남상미와의) 러브라인은, 원래 이야기한 대로 (많이 다루지 않는 방향으로) 갔다. 신기한 도전이기도 하다. 신선하고 재미있게 받아들여졌고 우리 드라마라 가능했던 것 같다.”

그는 이번 드라마에서 김성룡만큼이나 빈번히 호흡을 맞춘 대선배 박영규에 대해 특히 감사의 마음을 드러냈다.

“박영규 선배님은 개인적으로 굉장히 감사하다. 아버지뻘 되는 분인데 내 연기에 대해 지적하는 게 아니라 용기를 주셨다. 먼저 전화를 건다는 게 쉬운 일이 아닌데 첫 방송이 끝났을 때 먼저 전화를 주셔서 ‘잘 봤다. 지금처럼 유지하고 페이스 떨어뜨리지 말라. 드라마가 코믹이라 해서 너도 무게감을 떨어뜨리지는 말라’며 팁을 주셔서 정말 감사했다.”

이번 드라마를 통해 연기에 대한 호평을 받은 그는 솔직하게 “기분 좋다”며 웃으면서도 앞으로 자신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생각했다.

“언제까지 그런 반응만 나올 수 없고 언제까지 아이돌에 대한 편견을 깰 수는 없으니 더 멋진 연기, 배우로서 인상 깊은 연기를 하고 싶은 마음이 더 생겨 감사드린다. 반대로 이런 생각도 든다. 아이돌 출신이기에 ‘아이돌인데 생각보다 잘하네’라는 호평인지 진짜 배우로서 잘 하는 건지에 대한 의견을 잘 필터링해야 할 것 같다. 결국 ‘난 잘 해야 한다 ’는 거다.(웃음)”

그는 자신의 연기에 대한 시청자의 반응을 세심히 체크한다. 좀처럼 우물쭈물 대는 법이 없는 그는 “시청자의 반응을 확인하느냐”는 질문에도 “다 본다”며 시원스레 답했다.

“다 본다. 네이버 톡 다음 톡 다 본다. 보고 있으면 사람들이 어느 장면에 집중하는지 보인다. 집중하는 장면에서는 댓글이 안 달린다. 그런 걸로도 우리 드라마를 보는 사람들의 성향·취향을 파악할 수 있다. 참고가 크게 되는 건 아니지만 동태를 파악하는 정도다.”

촬영 전, 귀여운 악역이 아닌 극악무도한 악역을 준비하며 그는 예민한 모습을 보이기 위해 삶의 방식에 변화를 주는 등 노력을 기울였다. 악역인 만큼 외로움을 감수해야 하는 시간도 있었다.

“이 드라마를 찍기 전 두 달 정도 혼자 폐쇄적으로 살았다. 예민하려 1일 1식도 했고 평상시 서율이란 캐릭터에 계속 녹아들려 했다. 그 때문에 외롭고 스트레스를 받았다. 점차 다른 인물들과 서율이라는 캐릭터가 만나며 많이 동화됐다. 그런 마음가짐으로 스스로 끊임없이 하는 것 같다. 그래야 촬영을 해도 그 모습 그대로 연기를 할 수 있다. 다른 배우들은 경리부라는 것을 통해 서로 친밀하고 소통을 했는데 난 촬영 중반까지 외로웠다. 그래야 촬영을 해도 그 모습 그대로 연기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 늘 아쉬운데 정말 아쉬울 땐 촬영이 끝난 후에도 대사를 계속 읊으며 후회한다.”

‘김과장’은 준호에게 있어 대표적인 작품이 됐다. 몸에 맞는 옷을 입은 듯 역할을 잘 소화해 연기에 대한 호평을 받았고 확실한 캐릭터로 시청자에게 눈도장을 찍었으며 드라마 자체로도 인기를 얻었다.

“서율이란 캐릭터를 통해 주도적으로 나서서 보여줄 수 있는 필모가 생긴 것 같다. 여태 주도적으로 나서서 해결하거나 활동적인 모습을 보여준 적이 크게 없었다. 역할도 전작인 ‘기억’ 같은 경우 이성민 선배님 옆에서 조력자로서 연기를 했다. 나 혼자 주도적이고 활동적인 모습을 이번 기회에 보여준 것 같다. 앞으로 주도적으로 이끌 수 있도록 배우로서의 역량을 키우고 싶고 욕심이 더 생겼다.”

아이돌 그룹 출신 배우가 최근 연기를 통해 인정받는 경우가 많지만 여전히 선입견이 존재하는 것도 사실이다. 이번 드라마를 통해 그는 ‘아이돌 출신’의 연기력에 따라붙는 의심의 시선을 걷어냈다. 더 많은 연기 활동의 기회를 잡을 가능성이 커졌고 과거 가수로서의 활동으로 인해 흘려보낸 것들도 있다. 이에 대해 그는 “투피엠은 내 뿌리”라 표현했다.

“가수 활동과 겹쳐 작품을 못하는 경우가 있다. 가수와 배우를 겸업하는 모든 분이 그럴 거다. 아쉬워할 건 아니라 생각한다. 내 뿌리는 투피엠이다. 먼저 시작한 거고 멤버에게 피해가 안 되게 피곤해도 내색을 안 하려 한다. 프로답지 못한 거니까. 활동 때문에 뭔가 놓친 게 있다 해도 그것 때문에 아쉬워하는 건 맞는 행동이 아니라 생각한다. 한 것. 하게 된 것만 생각한다.”

가수로서 그룹 솔로 활동, 작사 작곡, 배우로서의 드라마 영화 출연 등 그는 남부럽지 않게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하고 싶은 것들을 다 하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그만큼 힘든 시간을 지나왔고 여전히 일에 대한 열정이 가득하기에 가능한 일일 터다.

“일복이 터져 너무 좋다.(웃음) 개인적으로 고뇌의 시간이 길었다. 데뷔 후 혼자 주도적으로 일하기 전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고 고민도 많았는데 기다린 만큼 주어진 것 같아 행복하다. 그런 생각은 한다. 사람이기에 피곤하고 지치면 쉬고 싶다고는 하지만 진심으로 쉬고 싶다고 생각한적은 없다. 이유 없이 쉴 때의 고통을 알기에 주어졌을 때 잘하는 거다. 몸이 여러 개면 좋겠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 그럼 그만큼 잘할 텐데.(웃음)”

드라마를 통해 연이어 법조인 역할을 맡은 그는 차기작에서 연기하고 싶은 캐릭터를 묻자 “캐주얼한 역할을 (연기)하고 싶다”고 말했다.

“캐주얼한 역할을 한다면 잘 꾸미고 멋있는 역할을 하고 싶어요. ‘스물’때 캐주얼 했지만 너무 멋없이 편했거든요. 안 해본 캐릭터 위주로 도전하고 싶어요. 로코(로맨틱코미디)도 좋고 아예 천재 혹은 바보도 괜찮아요. ‘김과장’을 하면서 못한 완전 극악무도한 역할도 하고 싶고 잘할 수 있는걸 선택하고 싶어요. 도전하는 의미에서 모든 장르를 다 해보고 싶어요. 이번 악역이 제게도 도전이었어요. 도전하며 스펙트럼을 넓혀가는 게 재미있어요. 좋은 앨범, 좋은 작품으로 찾아뵐게요.”


[최정은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이미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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