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패션 신스틸러] ‘사임당 빛의 일기’ 이영애 ‘현모의 한복’, 천재 교육법
- 입력 2017. 04.07. 09:33:09
- [시크뉴스 한숙인 기자] ‘사임당 빛의 일기’가 아이들의 아픔을 보듬고 공감해주는 사랑법이 신사임당이 아이들을 천재로 키워낸 비결임을 공개했다.
SBS '사임당 빛의 일기'
사임당(이영애)은 천재화가로 유명세를 떨치면서도 양류지소와 집안일을 도맡아하며 생활 속에서 아이들의 장점과 바람에 귀를 기울이는 지혜로운 어머니의 모습으로 보는 이들에게 깊은 울림을 줬다. 특히 양류지소가 안정기에 접어들고 화가로 본격 활동하면서 무명한복 대신 화사한 색으로 물들인 모시 한복의 고운 자태로 태생적인 기품을 드러내며 조용한 카리스마의 진면목을 보여주고 있다.
“여자라는 이유만으로 꿈을 포기해야 하는 것입니까. 포부는 어찌 남자들만의 것이어야 하옵니까”라고 묻는 매창에게 “이 어미도 네 나이 때 그런 생각을 했었다. 조선에서 여인으로 살아간다는 자주 답답하다고 불공평하다고 느껴질 것이야. 허나, 언젠가 지금보다 나은 세상이 오지 않겠느냐”라며 훈육보다는 공감으로 보듬어 안았다.
이어 “계속 깜깜한 밤이고 영영 좋은 세상이 오지 않으면 어찌 합니까”라 서글픈 눈을 쳐다보는 매창에게 “물론 밤은 길겠지 허나 우리 매창이가 누군가와 혼인해서 아이를 낳고 그 아이가 또 딸을 낳고 그 아이의 아이가 딸을 날 때쯤이면 해는 뜰 것이다. 그때까지 우리가 그 아이들의 밤을 조금씩 밝혀주면 되지 않겠느냐”라며 현재를 원망하기보다 미래를 위해 살아야 한다고 타일렀다.
빨강 저고리에 연두색 누빔 조끼를 입은 사임당은 자신 역시 똑 같은 아픔을 겪고 있는 여자이자 따뜻하고 포근한 어머니로 남장을 하고 서럽게 우는 딸 매창을 감쌌다.
사임당의 ‘공감’ 사랑법은 자신에게 매번 칼을 겨누는 휘음당의 아들 지균에게까지 이어졌다.
청보라 빛 저고리에 갈색 치마의 모시 한복을 곱게 차려입고 바깥일 보고 온 사임당은 집안에 들어서자마자 그 옷차림을 그대로 밥을 짓고 반찬을 해 집 앞을 서성이던 지균을 불러들여 소박한 상차림을 나눴다.
지균은 자신의 친구 현룡의 형 이선이 대장장이 일을 하고 있는 것을 알게 돼 놀라고, 사임당이 그런 아들을 적극 지원하며 기뻐하는 모습에 왠지 모를 허전함을 느꼈다. 꿈이 뭐냐는 현룡이 질문에 비밀이라고 말한 지균이 무안함을 내비치자 사임당은 “현룡아. 비밀은 누구에게나 있단다”라며 지균을 자신의 자녀들과 똑같이 대했다.
새벽에도 불이 꺼지지 않는 대치동 학원가와 나이든 자식의 정서적 독립을 허용하지 않는 헬리콥터 맘 등 극단적으로 흐르는 부모의 왜곡된 자식 사랑에 사임당의 아이 사랑법은 진정한 천재를 길러내는 방법에 대한 화두를 던진다.
[한숙인 기자 news@fashionmk.co.kr/ 사진=SBS ‘사임당 빛의 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