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FW 컬렉션 패션] 유니섹스 키워드, 굳건한 ‘롱 슬리브’-신흥 세력 ‘인조 퍼’
- 입력 2017. 04.07. 15:23:50
- [매경닷컴 시크뉴스 조혜진 기자] 2017 F/W 헤라서울패션위크가 지난 1일 6일 간의 대장정을 마쳤다. 이번 시즌에는 지난 시즌에 이어 롱 슬리브가 꾸준한 인기를 이어가는 가운데 최근 시작된 환경 운동의 일환으로 ‘인조 퍼’가 대거 등장했다.
미스지 컬렉션 얼킨 송지오 자렛
디자이너들은 2016 FW, 2017 SS까지 런웨이를 주름 잡았던 롱 슬리브에 올해도 어김없이 애정을 드러냈으며 한해 5000여 마리의 동물들이 퍼를 생산하기 위해 고통 받고 있다는 사실이 방송을 통해 알려지자 동물의 털인 모피가 아닌 비슷한 질감을 내는 ‘인조 퍼’ 또한 성별 구분 없이 각광 받았다.
노케 김서룡 얼킨 송지오
2016 FW 시즌 손등을 덮는 길이의 롱 슬리브가 등장한 것에 이어 이번 시즌에도 역시 무릎까지 올 정도로 긴 길이의 과장되게 표현된 슬리브가 쏟아졌다. 노케, 김서룡, 얼킨, 송지오 컬렉션에서 남자와 여자를 가리지 않고 롱 슬리브를 적극 활용한 모습을 직접 확인할 수 있었다.
노케는 네크라인에 프릴 포인트가 들어간 화이트 롱 슬리브 티셔츠에 와이드 팬츠를 한 데 매치해 깔끔하게 똑 떨어지는 룩을 완성했다. 자칫 올드해 보일 수 있는 룩에서 트렌디한 롱 슬리브가 포인트로 활약하고, 넉넉한 피트의 더스트 컬러 재킷을 걸친 뒤 블랙 스틸레토 힐을 신어 커리어 우먼 룩을 연출했다.
김서룡은 브이 네크라인으로 깊이 파인 골드 블라우스에 위아래 패턴 슈트를 맞춰 입었다. 손등을 덮어 손가락이 살짝 보이는 길이로 맞추고 팬츠 또한 길고 넉넉하게 연출해 전체적인 룩의 조화를 꾀했다.
그런가 하면 가을 겨울 시즌인 만큼 니트도 롱 슬리브를 입고 새롭게 변신했다. 얼킨과 송지오는 어깨선을 완전히 밑으로 늘어뜨려 무릎까지 오는 긴 길이의 슬리브를 니트로 보여줬다.
쨍한 빨간색의 브이네크라인 크롭트 톱에 H라인으로 떨어지는 스커트로 합을 맞춘 얼킨은 팔꿈치 중간에 절개를 더해 버튼으로 슬리브를 붙이고 뗄 수 있는 편리성을 더했다. 송지오는 넉넉한 피트의 셔츠 위에 브라운 니트를 레이어드 해 입고 롱 슬리브 집업 카디건을 걸쳐 묵직한 컬러감과 소재의 질감을 그대로 살렸다.
◆ 환경-멋-보온 ‘3박자 아이템’ 인조 퍼
자렛 카이 미스지 컬렉션
퍼를 생산하기 위해 동물을 학대하고 고통스럽게 하는 게 비상식적인 행동이라는 것이 여러 캠페인을 통해 전개되면서 ‘인조 퍼’가 패션 시장을 뒤흔들고 있다. 특히 이러한 인식들 때문에 ‘싸구려’라는 느낌이 강했던 ‘인조 퍼’도 고급스럽게 변화하고 있다.
이번 시즌에서는 자렛, 카이, 미스지 컬렉션 등에서 다양한 변화를 준 인조 퍼를 확인할 수 있었다. 디자이너들 역시 점차 변화하고 있는 사회의 인식에 응답하며 각자의 개성을 화려한 인조 퍼에 그대로 녹여낸 모습.
자렛에서는 남자와 여자를 가리지 않고 인조 퍼를 무더기로 쏟아냈다. 흰색 터틀넥 풀오버 니트에 블랙 스키니 팬츠로 합을 맞추고 넉넉한 피트의 블랙 인조 퍼 재킷을 걸쳤다. 엉덩이를 덮는 길이감에 손등이 보이지 않는 롱 슬리브로 트렌디함까지 살렸다. 혹은 오프숄더 블랙 원피스 위에 허리 라인을 잘록하게 잡아주는 롱 인조 퍼 코트를 입고 블랙 앵클부츠를 신어 시크미와 세련미를 동시에 잡았다.
카이는 계한희 디자이너 특유의 재기 발랄한 감성을 컬러 퍼로 녹여냈다. 핑크 티셔츠에 블랙 팬츠로 합을 맞춘 뒤 화이트 스니커즈 밑창에 퍼로 포인트를 더했는데, 여기에 피치와 레드가 섞인 인조 퍼 코트를 걸쳐 묵직한 퍼의 질감을 경쾌하게 보여줬다.
미스지 컬렉션에서는 보다 고급스럽게 퍼를 해석했다. 연둣빛이 도는 원피스에 버건디 사이하이 롱부츠를 신고 퍼 베스트를 걸쳤는데, 블랙과 블루, 화이트가 은은하게 섞여 고급스러운 룩을 스타일링 했다.
2017 F/W 시즌에는 여성과 남성을 가리지 않고 쇼핑 리스트에 필수적으로 인조 퍼 재킷, 코트를 추가하는 것이 트렌디한 가을 겨울을 보내는 방법. 특히 재킷이나 코트에 손등을 덮는 길이의 롱 슬리브를 더하면 스타일리시한 감각을 자랑하는 ‘패피’가 될 수 있다.
[조혜진 기자 news@fashionmk.co.kr/사진=시크뉴스 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