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년차 배우’ 남궁민 “‘김과장’, 연기 부족함 깨달은 작품” [인터뷰②]
입력 2017. 04.12. 13:22:11
[시크뉴스 김다운 기자] “‘김과장’을 하면서 내가 연기적으로 너무 많이 부족하다는 걸 느꼈어요”

20여년 만에 전성기를 맞은 배우 남궁민은 다시 신인의 자세로 되돌아 간 듯 했다. 모두가 ‘김과장’ 흥행의 주역인 그를 치켜세울 때 그는 스스로를 더욱 채찍질 했다.

지난 11일 서울 강남구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KBS2 ‘김과장’ 종영 인터뷰에서 만난 남궁민은 흥행의 기쁨에 젖은 모습 대신 시종일관 차분하고 조용하게 이야기를 이어갔다.

어느덧 데뷔 19년 차가 된 남궁민은 큰 공백기 없이 꾸준히 작품 활동을 이어왔다. 그동안 주연과 조연을 넘나들며 수많은 캐릭터를 연기했던 그는 지난해 SBS ‘리멤버-아들의 전쟁’과 ‘미녀공심이’를 통해 연기 인생에 상승 곡선을 그리기 시작했다. 남궁민은 그 당시 위험한 순간으로 향하고 있던 자신의 모습을 고백했다.

“전 작품들을 통해서 ‘내가 연기적으로 완성형의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구나’라는 걸 느꼈고 자칫 잘못하면 우쭐할 수 있는 시기에 와 있었다. 저도 사람이기 때문에 주변에서 뭐라고 한들 자신감이 너무 넘치고 제 스스로에 너무 만족했다면 그 사람 얘기가 들리지도 않았을 것 같다. 내가 좋은 연기를 하고 있지 않은데도 바깥에서만 이유를 찾으려고 하고 그런 때가 오는 순간이 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그는 원톱 주연을 맡은 ‘김과장’까지 흥행에 성공시키면서 단숨에 스타 배우가 됐다. 그의 연기는 흠 잡을 곳이 없어보였고 많은 시청자들이 그에게 열광했다. 하지만 남궁민은 오히려 ‘김과장’을 통해 자신의 연기를 되돌아볼 수 있게 됐다.

“이번 작품을 하면서 많은 분들이 호평을 해주셨지만 저는 연기적으로 아직 너무 많이 부족하다는 걸 느꼈다. 예전에는 감정을 표현할 때 제가 꺼낼 수 있는 카드들이 되게 많았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그렇게 다양한 카드가 없는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저도 한 19년을 했고 고집과 뚝심이 있기 때문에 이런 생각을 스스로 하기 힘들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 작품 하면서 내가 연기적으로 더 노력해야 한다는 걸 편안하게 느낄 수 있었고 연기를 더 열정적으로 할 수 있어서 좋았다.”


남궁민은 지난해에 이어 이번에도 백상예술대상 최우수상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공유, 박보검 등 쟁쟁한 후보들과 겨루는 만큼 벌써부터 많은 이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

“두 번이나 후보가 돼서 영광스럽지만 상에 대한 욕심은 전혀 없다. 다음 작품에서 더 좋은 연기를 할 수 있기 때문에 굳이 이 작품으로 타지 않아도 다음 작품에서도 자신 있다. 물론 상을 받으면 너무나도 좋겠지만 욕심은 없다”

남궁민의 프로필을 보면 수많은 필모그래피 속에 눈에 띄는 이력이 있다. 바로 기계공학과를 전공했다는 점. 배우의 길에 들어서기 전, 남궁민은 여느 또래들처럼 좋은 학교, 좋은 직장을 목표로 둔 평범한 청년이었다.

“그 당시 부모님이 바라는 최고의 이상향은 취직이 잘 되는 학과를 가서 대기업에 취직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부모님 말씀을 듣고 기계공학과를 갔는데, 저는 수학을 못하는데 계속 수학만 하더라. 전공을 패스하려면 도서관에서 밤을 새워야 할 정도였다. 적성에 너무 안 맞았다.”

그런 그의 인생을 뒤바꾼 것은 아주 우연한 기회였다. 공채 탤런트가 유행하던 당시, 그는 방송에서 본 MBC 공채탤런트 모집 공고를 보고 무작정 연기에 도전했다.

“그때 면접에서 한석규 씨의 연기를 했다. 영화 ‘8월의 크리스마스’에 보면 술이 취해 경찰서에서 난동을 부리는 신이 있다. 어렸을 때는 감정이 막 나오면 그게 좋은 연기인 줄 알았는데 심사위원이 콧방귀를 뀌면서 ‘다음’이라고 하더라. 그때부터 시작됐다. 공부를 할 때는 못 느꼈던 살아있는 것 같은 기분을 느꼈다. 연기를 못 하는데도 재밌었다. 그러다보니 여기까지 왔다.”


이처럼 우연치 않은 기회로 연기자의 길에 들어선 남궁민은 그동안 단역, 엑스트라, CF모델, 아침드라마 등 수많은 과정을 거쳐왔다. 이후 그가 연기로 빛을 보기까지는 19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긴 시간 끝에 많은 이들의 인정을 받은 그는 아직도 이뤄야 할 목표가 많아보였다.

“19년이 적장한 타이밍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연기 인생으로 봤을 땐 좋은 시간인 것 같다. 그런 시간이 있었기에 앞으로가 더 자신 있다. 이번 작품을 하면서 연기자로서의 방향과 목표가 생겼다. 연기자라면 항상 칼을 갈고 있어야지 잘한다는 소리에 만족하면서 고여 있는 물이 되면 안 되겠구나 생각했다. 어디서 정착하거나 스스로를 인정해버리면 끝인 것 같다. 변화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앞으로 좋은 감독과 좋은 작가가 있는 드라마나 영화라면 어떤 역할이던지 그 캐릭터를 잘 소화해내는 것이 목표다.”

[김다운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935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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