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뷰티 디렉터’ 오민, 기획자의 시각에서 바라본 백스테이지 [SFW 2017 FW 인터뷰]
- 입력 2017. 04.14. 16:58:23
- [매경닷컴 시크뉴스 이상지 기자] 뷰티디렉터로서 오민 대표는 헤어, 메이크업을 총망라하며 모델의 캐스팅부터 순서와 스타일링까지 많은 과정을 함께한다.
단순한 헤어디자이너가 아닌 무대를 함께 완성하는 ‘기획자’의 개념이다. 2017 FW 헤라서울패션위크에서 미쟝센과 함께 한국의 뷰티 트렌드를 개발하고 만들어내며 비주얼을 창조한 그를 인터뷰로 만났다.
◆ “미니 헤어쇼, 대중적인 브랜드와 트렌드의 만남”
그는 이번 행사에서 자렛과 빅팍을 뷰티 브랜드와 컬래버레이션을 통해 고객들이 직접 백스테이지 헤어스타일을 시연하도록 기획했다. 패션위크 기간에 부스에서 시연된 미니 헤어쇼는 모델과 일반인이 참가해 현장 반응이 아주 뜨거웠다고.
“처음으로 시도한 프로젝트였다. 백스테이지를 넘어 관객과 만났다는 것에 의의가 있다. 흔히 백스테이지 속 헤어스타일을 특별한 사람들이 하는 스타일링이라고 생각하는데 ‘나도 저런 트렌드를 시도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심어주게 된 케이스다. 또 가장 대중적인 브랜드의 제품이 트렌드와 접목되었다는 점이 센세이셔널했다”
◆ “인위적인 컬 배제한 자연스러움 강조”
컬렉션 전반에는 웨이브가 강세였다. 단 한 디자이너도 스트레이트 헤어를 요구한 적이 없다는게 디자이너의 설명. “전체적으로 자연스러운 웨이브였다면 반대로 자렛은 철사로 유핀으로 와인딩을 해서 컬을 굉장히 작게 연출했다. 더블유로 와인딩을 했기 때문에 컬이 굉장히 가늘게 표현되었다. 내추럴 웨이브가 인위적이지 않고 셀프 헤어에 적합해서 정말 획기적이었다. 모델들도 만족해했다”
“송지오는 1950년을 표방했다. 일제시대의 핑거 웨이브처럼 인위적이지 않고 자연스럽게 했다. 집게를 이용해서 스타일링을 했다. 컬 크림을 살짝 사용해서 컬 웨이브가 정말 예쁘게 나왔다. 디자이너도 파리보다 낫다고 이야기하더라.(웃음) ”
2017 F/W시즌 참여한 브랜드들의 전반적인 헤어스타일링 콘셉트는 어땠을까. “거의 드라이 하고 거칠고 까칠해보였겠지만 가장 기본은 윤기나 탄력이다. 너무 많은 펌에 의해 손상된 모발이 많았다. 모발의 윤기와 탄력을 굉장히 중요시했다. 또 가을 겨울 시즌이다 보니 기구를 사용하지 않고 제품만으로 만드는 자연스러운 스타일링을 시도했다. 볼륨 세럼이나 스프레이를 사용해 드라이를 살짝 쬐어서 인위적이지 않은 컬을 연출했다. 마치 집시 같은 느낌이다”
◆ “올해 주목해야할 애쉬 컬러, 가벼움의 미학”
올해 주목해야할 컬러는 애쉬 계열의 브라운이다. “컬러는 전반적으로 밝았다. 보통 의상이 어두울 때 헤어는 밝게 가고 싶어 한다, 그러나 의상이 어둡기 때문에 헤어나 메이크업 너무 밝아선 안 된다. 중간 톤으로 결합이 되는 것을 생각해서 헤어 컬러를 한톤 다운시키기도 했다. 브라운 중에서도 밝은 애쉬 계열의 브라운이 많았다”
스타일링 면에서도 하프업이나 드레드처럼 머리를 땋아서 표현한 가벼운 느낌이 선호됐다. “가을과 겨울 시즌에 느껴지는 무거움 보다는 가벼운 느낌이 많았다. 보통 의상 때문에 헤어도 함께 무겁게 가는데 의외로 가볍게 갔다. 겨울 바람이라도 강한 바람이 아닌 아주 가볍게 날리는 느낌을 줬다”
◆ “백가지 웨이브를 한 머리에”
그가 말하는 컬렉션 속 일반인들이 따라할 수 있는 헤어스타일 팁은 의외로 간단하다. 과감하게 시도를 하라는 것. “항상 시도를 하라는 말을 하고 싶다. 의존하면 한도 끝도 없다. 한번 실패 할 때마다 발전한다는 것을 알았으면 한다. 완성되지 않은 스타일을 즐길 줄 알아야 한다. 그야말로 날마다 변신할 수 있고 새로운 모습을 할 수 있다는 점이다”
“핑거 웨이브는 손가락으로 말아서 웨이브를 주던지 머리를 구겨서 자연스럽게 만질 때마다 스타일이 전부 다르다. 볼륨 스프레이를 손바닥에 뿌려서 잡아 쥐듯이 스타일링하면 자연스럽게 머리가 구겨지는 효과가 있다. 데미지가 가거나 특별한 기술이 있는 건 아니다. 백가지의 웨이브가 한 머리에서 나올 수 있다”
백스테이지에서 손쉽게 사용했던 아티스트의 비밀 병기는 무엇이었을까. “모델들이 모발이 많이 상해 있다. 건조하고 스크래치와 손상이 많은 상태였다. 퍼펙트 세럼으로 손질을 하면 컬이 굉장히 고급스럽게 떨어진다. 브러시로 인해 끝처리가 잘못되면 어딘지 퀄리티가 떨어져 보이는데 퍼펙트 세럼으로 작업을 하고 볼륨을 줄 때 볼륨 컬링 에센스도 좋았고 마지막으로 볼륨 스프레이로 작업을 했다. 현대인은 오전과 오후에 각기 다르게 변화를 주고 싶어한다. 이런 심리를 잘 간파한 제품들이라고 생각한다”
[이상지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권광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