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패션, 책을 펼치다” 셀프 라이프스타일 시대 소통 키워드
- 입력 2017. 04.17. 16:18:36
- [매경닷컴 시크뉴스 한숙인 기자] 개인이 자신의 일상을 디자인하는 ‘셀프 라이프스타일 시대’에 접어들면서 삶을 풍요롭게 하는 코드로 패션과 문화의 융합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이 가운데 문학의 영역이었던 책이 패션 브랜드들이 기계적으로 발간하던 카탈로그를 대체하고 있다.
이처럼 패션을 중심으로 소비의 융합이 이뤄진 데는 소비자들의 능동적 변화가 촉매제로 작용했다. 셀프웨딩, 셀프인테리어 등 소비자 개개인이 자신의 취향에 맞춰 일상을 디자인하기 시작하면서 소비시장은 다시 활력을 얻었다.
소형 가구와 가전이 판매율이 높아지고 불황 가운데서도 증가하는 문화 소비는 모든 것을 스스로 해결하는 ‘셀프’ 소비 증가에 따른 하나의 현상으로 풀이되고 있다.
이에 패션가는 소형 가구와 인테리어 소품을 구성하는 것은 물론 ‘셀프 라이프’를 풍요롭게 하는 도구이자 브랜드 가치를 전달하는 수단으로서 책에 끊임없는 구애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가장 두드러진 현상은 자신들의 콘셉트에 맞는 책을 선별해 전시 판매하는 데서 한 발 나아가 자신들이 지향하는 삶의 철학을 담은 책을 정기적으로 발행하며 소비자와 소통한다는 점이다.
소비자들은 이 책을 통해 자신들의 꿈꾸는 삶을 현실화할 방법을 찾고 브랜드는 책과 매장에서 그를 실현할 수 있는 제품을 제시함으로써 상호간 단단한 연결고리를 형성하게 된다.
클래식을 매시즌 유니크하게 풀어내는 남성 캐주얼 시리즈는 계간지 형태로 매년 두 차례 라이스타일 잡지 ‘시리즈’ 발간하고 있다. 2007년 1호를 시작으로 2017년 10년 차를 맞아 라이프스타일지 시리즈의 21호 발간이 예정돼 있다.
시리즈는 패션이라는 대전제는 유지하되 각각의 해당 시점에서 가장 관심을 끄는 주제를 테마로 현대인들의 삶을 담아내왔다. 지난 2016 하반기 발간된 20호는 대량소비시대에 지치면서 존재 가치가 다시 부각되고 있는 ‘장인’을 테마로 한 이야기들이 전개됐다.
트래디셔널 아이콘 헨리코튼은 바쁜 일상에도 자연과 함께 하는 삶을 지향했던 브랜드 설립자 헨리코튼 경의 삶의 철학을 반영해 트래블 가이드북을 발행했다. 이 책은 샌프란시스코 여행지 소개로 4월 첫 발을 땠다.
‘지속가능한 패션’ ‘퍼포먼스 시티웨어’를 두 가지 키워드를 콘셉트로 탄생한 ‘나우’는 그에 걸맞은 ‘슬로라이프’ 철학을 담은 책을 발간하고 있다. 지난해 1호를 발간한 나우는 2호에서는 ‘Do More with Less’를 테마로 브랜드 태생지인 포틀랜드 라이프스타일을 담았다.
브랜드는 책을 통해 ‘브랜드가 지향하는 삶의 가치’를 이미지화 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어 깊이에서는 편차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소비자와 ‘삶의 가치’를 공유한다는 점에서 최근 들어 다중 속에서 남다른 가치를 추구하고, 이를 통해 결성되는 소그룹 형태의 커뮤니티 속에서 안락함을 느끼고자 하는 소비자들의 성향을 능동적으로 수용한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한 변화로 인식되고 있다.
[한숙인 기자 news@fashionmk.co.kr/ 사진=시리즈 헨리코튼 나우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