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보영 “‘힘쎈여자 도봉순’, 예쁘지 않은 봉순이가 좋았어요” [인터뷰①]
입력 2017. 04.20. 10:45:21

박보영

[시크뉴스 조혜진 기자] “시원섭섭이라는 말, 누가 만들었는지 참 잘 만든 것 같아요”

박보영은 ‘힘쎈여자’였다. JTBC 드라마의 새 역사를 쓴 그녀는 주연의 부담감을 넘어 진정한 ‘시청률 히로인’으로 거듭나면서 다시 한 번 ‘뽀블리’의 저력을 입증했다.

19일 서울 강남구 모처에서 진행된 JTBC 금토드라마 ‘힘쎈여자 도봉순’(연출 이형민, 극본 백미경) 종영 인터뷰에서 박보영이 시크뉴스와 만났다. 박보영은 ‘힘쎈여자 도봉순’에서 타이틀롤 도봉순 역을 맡아 열연했다.

영화 ‘과속스캔들’로 대중들의 주목을 받은 박보영은 ‘늑대소년’까지 연달아 히트작을 만든 뒤 케이블TV tvN ‘오 나의 귀신님’을 통해 러블리한 모습을 보여줘 ‘뽀블리’라는 애칭을 얻었다. ‘힘쎈여자 도봉순’에서는 괴력을 가진 소녀 도봉순을 연기하면서도 애교가 많고, 정이 넘치는 캐릭터로 시청자들의 뜨거운 사랑을 받았다.



누구보다 봉순이를 사랑하고 아꼈던 박보영이 이번 작품을 끝내면서 정말 힘들었지만, 그만큼 더 아쉬움이 크다고 답했다. 함께 연기한 배우, 고생한 스태프들과 헤어지는 것이 제일 아쉽지만, 포상 휴가를 생각하며 그 아쉬움을 달래고 있었다.

“항상 작품 끝나면서 느끼는 건데, ‘시원섭섭’이라는 말은 누가 만든 건지 너무 잘 만든 것 같다. 진짜 시원하고 섭섭한 감정이 동시에 드는 것 같다. 봉순이도 촬영은 5개월 정도 해서 많이 힘들었다. 시원하고 끝났다는 기분도 들지만, 정이 많이 들어서 친해졌던 사람들과 헤어지는 것도 싫고 봉순이와 헤어지는 것도 너무 아쉽다”

드라마의 성패는 사실 시청률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지만, 아무래도 겉으로 평가를 받는 부분이 시청률이 가장 크다. 박보영은 ‘시청률 보증수표’라 불리는데, 첫 종합편성채널 진출작인 ‘힘쎈여자 도봉순’ 또한 큰 성공을 거뒀다.

“스태프 분들이 아무리 피곤해도 시청률이 잘 나오면 다음날 하루 종일 그 얘기만 했던 것 같다. 다들 너무 얼굴이 밝으셔서 ‘어제 시청률 봤어?’ 이러면서 대화를 나누곤 했다. ‘어디까지 오를 것 같아?’ 이런 얘기도 농담으로 했는데, 저는 ‘그런 말 함부로 하면 안 된다’고 단호하게 말했다.(웃음) 한 번은 JTBC 사장님과 드라마 국장님이 오셔서 밥차를 쏘신 적이 있다. 다 같이 밥 먹고 있는데, 내심 두 자릿수 시청률을 바라신다고 말씀하시더라. 그래서 그냥 못 들은 척했다.(웃음) 우리는 ‘하던 대로 열심히 하겠습니다’하고 대답했던 기억이 있다”

자신은 그저 ‘도전’이라고 생각했던 작품이지만 주변 사람들에게는 박보영이 맡은 ‘타이틀롤 작품’으로 인식되고 있었다. 그런 부분에서 박보영은 부담 없이 임하려고 했지만, 오히려 다른 사람들이 그녀에 대해 걱정 아닌 걱정을 하면서 부담감이 더 커졌다.

“사람들이 오히려 저에게 부담감을 줬다. 저는 그냥 이렇게 된 거, 시도하는 걸로 만족하자고 생각하면서 작품에 임했는데 만나는 사람마다 ‘부담감이 크겠어’라고 말하는 거다. 다들 ‘잘 나와야 되지 않겠어’ 하더라. 사실 시청률은 잘 나오면 좋지만, 내 마음대로 되는 것도 아니고 계획대로 되는 것도 아니다. 시작한 순간 이미 내 손을 떠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한두 박자가 맞아야 시청률이 잘 나오는 게 아니라, 세 박자 이상 잘 맞아야 시청률은 잘 나온다는 것을 이번 작품을 통해 다시 한 번 느꼈다”

배우, 스태프들은 물론 시청자들도 크게 사랑한 드라마 ‘힘쎈여자 도봉순’은 사실 제작까지 순탄치만은 않았던 작품 중 하나다. 가장 먼저 출연을 결정한 박보영은 드라마 제작까지 약 5개월의 시간을 기다렸고, 남자 배우 캐스팅에도 난항을 겪었다.

“처음에 제가 ‘힘쎈여자 도봉순’ 초고를 봤을 때가 방송사도 정해지지 않았을 때였고, 시나리오만 있었다. 이게 너무 하고 싶은데, 방송이 되기까지 과정이 길고, 순탄치는 않았다. 하면서 내가 하고 싶은 것들을 하려면 욕심을 버려야겠다고 생각했다. 마지막에 방송사가 JTBC로 됐을 땐 시청률에 욕심을 부리는 것보단 이런 드라마를 시도하는 것에 의미를 두자고 생각하고 시작했다. 남자 배우 캐스팅에도 난항을 겪었지만, 형식 씨랑 연기를 하고 보니 ‘아, 내가 형식이를 만나려고 그렇게 오래 기다렸구나’ 생각이 들 정도로 호흡이 잘 맞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박보영이 ‘힘쎈여자 도봉순’을 포기하지 않은 이유는 자신이 했던 전작들과 다른 도봉순의 매력 때문이었다. ‘예쁘지 않은 아이’라고 박혀 있는 봉순의 모습이 오히려 박보영의 눈에는 더 예뻐 보였다.

“일단 초고에 예쁘지 않은 아이로 딱 박혀 있었다. 예쁘지 않고, 경상도 사투리를 쓰고, 캐릭터가 지금의 봉순이보다 조금 더 센 감이 있었다. 그 부분이 좋았다. 내가 연기를 하면서 예쁜 척을 안 해도 되는 게 부담감이 덜하다. 현실에서는 다른 사람들보다 체구도 작고, 키도 작으니까 뭐든 다 해주려는 분들이 많다. 그럴 때마다 전 그게 싫어서 ‘제가 할 거예요’라고 말하곤 했다. 그래서 은연중에 그런 생각이 있었던 것 같다. 이런 힘이 어떨까, 얼마나 재밌을까. 그런 생각에서 출발했다. 초반에는 봉순이의 성장기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기 때문에 여자 캐릭터가 수동적이지 않은 것들도 너무 좋았다”

박보영은 초고에 반해 ‘힘쎈여자 도봉순’을 선택했다. 그러나 백미경 작가는 박보영이 대본에 관심이 있다는 말을 듣곤 그녀에 맞춰 대본을 수정했다. 이 과정에서 약간의 캐릭터 변화가 일어났다.

“초고를 제가 관심 있다는 소문을 들으시고 작가님에 저에 맞춰서 바꾸셨다고 하시더라. 제가 했으면 좋겠어서. 나중에 종방연 때 ‘근데 자기는 초고가 더 좋았다면서’라고 물으셔서 ‘네, 저는 초고가 좋아서 하기로 한 건데요’라고 답한 기억이 있다. 작가님이 ‘난 그런 줄도 모르고 관심 있다고 하기에 냉큼 바꿨지’라고 하시더라. 내용이 달라진 것보단 봉순이라는 캐릭터가 바뀌었다. 원래는 사투리를 쓰는 직진녀였다”

본인은 ‘예쁘지 않은 봉순’의 모습이 마음에 들었다고 말하지만, 실제로 박보영은 ‘힘쎈여자 도봉순’ 속에서 너무 러블리하고 예쁜 캐릭터로 등장했다. 이에 대해 박보영 역시 “실제 저보다 더 예쁘게 나온 것 같아요”라고 일부 일정하며 쑥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촬영 감독님과 조명 감독님께 절을 해야 한다. 진짜 펑펑 우는 장면을 찍고, ‘감독님 저 더 이상은 안 나와요’라고 말을 해도 카메라 앵글을 바꿔 보시고 ‘이 앵글이 더 예쁘다, 한 번 더 찍자, 네가 예쁘게 나와야 한다’라는 말을 해주셨다. 그렇게 계속 예쁜 각을 찾아주셨다. ‘힘쎈여자 도봉순’에서 오히려 실제 저보다 더 예쁘게 나온 것 같다. 저는 화려하게 생긴 사람을 동경한다. 스스로 예쁘지 않다고 생각했다. 송혜교 선배님 실물 한 번 보고 ‘정말 예쁘다’고 감탄했다. 전 정말 연기를 열심히 해야겠더라.(웃음)”

[조혜진 기자 news@fashionmk.co.kr/사진=이미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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