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힘쎈여자 도봉순’ 박형식이 말하는 안민혁-박보영 그리고 ‘시청률’ [인터뷰①]
- 입력 2017. 04.22. 19:14:22
- [시크뉴스 조혜진 기자] “민혁이는 놀고 먹는 게 꿈인 아이죠. 저랑 닮았어요”
박형식
‘힘쎈여자 도봉순’을 통해 진짜 ‘배우’로 거듭난 박형식의 말이다. 약 5개월의 기간 동안 게임회사 CEO 안민혁을 연기했던 그는 오랜 시간 민혁으로 살았던 만큼 캐릭터와 많이 닮은 것 같다고 고백했다.
지난 19일 종합편성채널 JTBC 금토드라마 ‘힘쎈여자 도봉순’(연출 이형민, 극본 백미경)에서 안민혁 역을 맡아 열연한 박형식이 시크뉴스와 만났다. KBS2 ‘화랑’에 이어 쉬지 않고 작품을 했던 그는 조금은 헬쓱해진 얼굴로 취재진을 맞이했지만, 뜨거운 인기 속에 종영한 드라마 덕분에 표정은 행복하고 밝았다.
‘힘쎈여자 도봉순’은 선천적으로 어마무시한 괴력을 타고난 도봉순(박보영)이 세상 어디에도 본 적 없는 똘끼충만한 안민혁(박형식)과 정의감에 불타는 인국두(지수)를 만나면서 벌어지는 세 남녀의 힘겨루기 로맨스를 그리고 있다. 박형식은 그동안 연기했던 무겁고 묵직한 캐릭터와 달리 밝고 명랑한 안민혁 역을 ‘꿀 떨어지는 눈빛’과 함께 찰지게 소화했다.
자신이 출연했던 드라마 중 주연으로서 가장 큰 사랑을 받았던 ‘힘쎈여자 도봉순’. 높은 시청률로 이를 체감할 수도 있었지만, 박형식은 주변 사람들로부터 이를 가장 가까이서 느낄 수 있었다. 자신이 나오는 드라마는 절대 안 본다는 친구들까지 이 드라마의 다음 이야기를 궁금해 할 정도였다.
“정말 정신 없이 달려왔다. 많은 사랑을 받았다는 것을 가장 가까이서 느낀 건, 친구들은 제가 나오는 드라마나 방송을 절대 안 본다. 저 나오는 건 못 보겠다고 하더라.(웃음) 근데 처음으로 걔네들도 너무 재밌다고 문자가 오고, 연락이 오더라. 너 나오는 건 채널 다 돌리게 되는데, 이상하게 이 드라마는 백탁파나 김원해 선배님 나올 때 너무 재밌다고 얘기해 줬다. 사인해 달라는 부탁도 정말 많아졌다. 그래서 많은 분들이 드라마를 보신다는 것을 느꼈던 것 같다”
이 드라마를 이야기 할 때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 바로 시청률이다. JTBC 최고 시청률을 경신했을 뿐 아니라 첫 방송부터 4%라는 엄청난 기록을 세웠다. 배우들 모두 첫 방송 시청률 3%에 공약을 걸었었는데, 단 1회 만에 이 공약을 이행하게 됐다.
“시청률에 대해서는 사실 제가 잘 모르고 있었다, 처음엔. 이 수치가 어느 정도인지 전혀 모르고 있다가 첫 방송하기 전에 회식을 했는데, 그때 다들 내기를 했다. 저는 ‘몇 프로가 나와야 잘 나오는 건데요?’라고 물었었다. 그렇게 나온 게 3% 공약이었다. 원래 포상 휴가도 3%에서 가기로 했는데, 첫 방송부터 그걸 넘은 거다. 그래도 들뜨지 말고 잘 마무리하자고 파이팅 넘치게 해서, 마지막까지 엄청난 사랑을 받는 작품이 된 것 같다. 지금 너무 행복하다”
드라마의 인기는 박형식이 안민혁을 여심을 흔드는 매력 넘치는 캐릭터로 만들었다는 것 또한 한 몫 했다. 자신과 닮은 안민혁이라는 캐릭터 위에 박형식과 주변 선배들이 가진 ‘아이디어’를 더해 ‘내 남친 삼고 싶은’ 입체적인 인물을 만들었다.
“일단 앞뒤 안 가리는 민혁이의 성격은 저를 좀 닮은 것 같다. 그리고 그렇게 깊이 생각하지 않는다. 충분히 자기 일을 할 대는 냉정하고 냉철하고 정보도 많고 공부도 하지만, 평상시에는 놀고 먹는 게 꿈인 아이고 만사가 귀찮은 아이다. 그런 부분에서 민혁이는 제 성격을 극대화 시킨 것이라고 알 수 있다. 제가 실제로는 민혁이보다 조금 더 차분함이 있다. 민혁이 같은 경우는 감독님, 전석호 선배님 등의 아이디어를 더해 만들어진 캐릭터다. 약간의 과장된 오버액션의 경우 민혁이가 조금 더 놀면 좋겠다는 아이디어에서 나온 거다. 감독님과 선배님들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장을 만들어 주신 것에 너무 감사하다”
사실 무엇보다 제대로 된 안민혁을 만들기 위해서는 파트너 박보영과의 호흡이 중요했다. 현장에서 앞장서 솔선수범하고 항상 후배들보다 먼저 나아가 앞을 보는 박보영이 박형식의 눈에는 너무 멋있어 보였다고.
“상대 파트너 배우로서, 남자 1번 주연으로서 제가 팀에 의지가 되고 그래야 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누나가 그걸 다 했다. 그래서 정말 미안한 마음이 있었다. 너무 고생했는데, 경험의 차이를 어쩔 수가 없더라. 볼 수 있는 게 다르기 때문에. 누나의 짐을 덜어주기에 저는 되게 부족하다고 생각했다. 원톱물이기도 해서 고생이 많았을 텐데, 그래도 고맙고 힘이 났다고 얘기해 줘서 너무 고마웠다. 제가 농담으로 ‘본격 여주인공이 고생하는 드라마’라고 얘기하기도 했다.(웃음) 그래도 누나가 정말 멋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반대로 박보영은 처음 박형식이 안민혁 역으로 출연을 확정했을 때, 걱정도 크고 믿음도 크지 않았다고 한다. 박형식이 그동안 했던 역할들 자체가 안민혁의 이미지와는 많이 다르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신뢰도가 낮았던 것.
“일단 보영 누나는 저를 작품으로만 봤었다. 근데 제가 최근에 했던 작품들이 다 진중하고, 무게가 좀 있는 역할들이다 보니까 성격도 그럴 줄 알았던 거다. 민혁이는 깨방정이고 막 놀아야 되는데, ‘어울릴까?’라는 고민이 있었다고 한다. 근데 대본 리딩 때 저를 딱 만나고 ‘아, 저런 성격이구나’를 뒤늦게 안 거다. 저는 오히려 깜짝 놀랐던 게 보기에도 여리여리하고 소녀소녀하다. 아껴주고 싶고, 귀여운 이미지인데 현장에서 느낀 보영 누나는 정말 큰 사람이었다. 보는 시야가 넓어서 많은 것을 보고, 챙기고, 아량도 넓다. 보면서 존경한다고 표현할 정도였다”
안민혁이라는 인물이 가진 매력이 가장 잘 보였던 장면은 단연 봉순에게 “나 좀 사랑해 줘”라고 고백하는 장면이다. 모든 여성 시청자들이 ‘심쿵’했던 장면이기도 하지만, 민혁을 연기한 형식 역시 진짜 ‘진심’으로 연기했던 장면 중 하나다.
“저는 정말 진심이었다. 너무 이 사람한테 사랑받고 싶었고, 그걸 나한테 표현하면 좋겠다는 간절함이 있었다. 그 이상의 ‘설마 나를 안 좋아하는 건 아닐까’ 하는 불안감까지 간 상태였다. ‘나만큼 사랑 안 해도 돼’ ‘근데 날 사랑하는 게 맞니?’ 하는 의문도 있었다. 사실 민혁이의 그 말은 ‘난 널 사랑해’라는 표현 아니냐. 그 말을 할 때 주변 공기가 우리의 것이라는 게 너무 좋았다. 말을 한 마디도 안 하고 마주보고만 있으면 평상시에는 ‘마가 뜬다’고 할 정도로 어색할 것 같은데, 그땐 아니었다. 하나도 어색하지 않고, 그 공기가 우리 거고, 눈으로도 뭔가 많은 얘기를 나누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 장면 너무 좋았다”
민혁이는 봉순을 위해 위치 추적이 가능한 목걸이를 선물하고, 범인을 혼자 잡으러 다니지 말라는 걱정 어린 보살핌으로 사랑을 지켰다. 만약 박형식의 실제 여자 친구가 힘이 정말 센 여자라면, 과연 그는 어떻게 할까.
“일단 저는 실드라는 회사를 차려서 전세계적으로 진정한 히어로를 만들 것 같다. 옷을 제작해 주고, 뭔가 위험한 상황일 때 쓸 수 있는 것들을 내가 지원해 주고. 컴퓨터로 위성으로 해킹해서 이렇게 하면서.(웃음) 한국에만 있기엔 너무 아까운 인재다. 사실 내가 남자 친구라면 절대 불가능한 상황이다. 힘이 센 건 알겠지만, 총 맞는다고 안 죽는 거 아니지 않냐. 근데 너무 위험한 장소에 혼자서 가고, 너무 뭔가를 혼자서 하려고 한다. 장현이를 잡으러 갈 때도 ‘이래도 되나?’ 싶었다. 그래서 방탄복이라도 준 거 아닐까. 저는 안 보냈을 것 같다. 그냥 ‘차라리 내가 잡을게’ 이러고 싶은 마음이다”
박보영과 박형식이 만든 ‘달달한 케미’는 무엇보다 드라마 인기를 이끈 큰 요인 중 하나. ‘눈빛 연기’의 1인자라는 평가를 받은 그에게 ‘눈빛 연기를 하는 비결이 있냐’라고 물으니 ‘정석’과도 같은 대답이 돌아왔다.
“눈빛 연기, 코 연기, 입 연기가 아닌 것처럼 그런 감정을 진심으로 느껴야 표현이 되는 것 같다. 그냥 실제 감정을 느끼기 위해 그렇게 생각한다. 그런 것들을 좋아해 주시는 것 같아 감사하고, 제가 느끼는 감정을 좋아해 주시는 것 같아서 그거에 대해 기쁜 것도 있다”
[조혜진 기자 news@fashionmk.co.kr/사진=이미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