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킴’ 김민주, 글로벌 크리에이터의 ‘익사이팅 생존기’ [SFW OFF 인터뷰]
입력 2017. 04.28. 19:46:38

'민주킴' 디자이너 김민주

[매경닷컴 시크뉴스 한숙인 기자] ‘민주킴(MINJUKIM)’ 디자이너 김민주는 해외에서 데뷔해 한국에서 정착한 드문 이력을 가졌다. ‘민주킴’의 오너 디자이너 김민주는 86년생 올해 나이 32세로 29세에 영국 런던에서 민주킴의 첫 컬렉션 2015년 FW를 론칭한 후 바로 한국으로 귀국해 서울 삼청동에 정착했다.

‘2013 H&M 디자인 어워즈’ ‘2014 LVMH 프라이즈(LVMH PRIZE)’ 수상이력과 ‘오프닝 세레머니’ 도시 프로젝트 참가 등 벨기에 앤트워프 왕립예술학교 학생 시절 이미 기성 디자이너 못지않은 이력을 쌓은 그녀는 뉴질랜드와 유럽을 오가며 1, 20대를 보낸 글로벌 세대답게 한국행을 선택하는데 주저하지 않았다.

굳이 유럽을 포기하고 한국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김민주 디자이너는 “뉴질랜드에서 7, 8년을 살고, SADI(Samsung Art and Design Institute)를 다니며 서울에서 3년을 보내고, 벨기에 앤트워프에서 6년을 지냈죠. 그렇게 있으니까 정착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내 집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생긴 거죠. 떠돌이처럼 사니까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라며 삼청동을 택한 데는 감정적 이유도 작용했음을 부정하지 않았다.

#1. ‘민주킴’과 함께 한국행 ‘내 보금자리+내 작업실’







민주킴 2016 SS, 2016 FW, 2017 SS 컬렉션

그렇게 유럽에서 한국으로 작업실을 옮기면서 시작한 ‘민주킴’은 처음부터 실적이 나쁘지 않았다.

김민주 디자이너는 “첫 컬렉션(2015 FW)부터 해외 바이어 몇 분들이 사주기 시작했죠. 많은 영 디자이너들이 컬렉션 3시즌까지는 팔기 어렵거든요. 생산을 잘할까, 다음에 없어지지 않을까 하는 고민들을 가지고 바이어들이 3시즌까지 지켜보는 게 관례처럼 돼있죠. 그런데 저는 운 좋게 첫 시즌부터 바이어들이 있어서 힘을 얻어 지금까지 한 거 같아요”라며 오너 디자이너를 선택하면서 비교적 순탄하게 첫발을 땠다고 밝혔다.

사실 그녀가 한국에 온 이유는 브랜드를 운영하는데 무엇보다 중요한 생산 기반 때문이었다. 해외에서 오랜 시간을 보냈지만 샘플을 만들고 생산을 하는 과정에서 한계에 부딪혔다. 그러나 한국 역시 녹록지 않았다.

크리에이티브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기에 서울이라는 공간이 주는 제약조건은 없었지만, 정작 생산을 이유로 선택한 서울이 그녀에게 마냥 친절하지만은 않았다.

소재에서 패턴까지 독특한 ‘민주킴’ 옷들은 오랜 경력을 가진 기술자들에게도 낯설었기 때문에 이해시키고 설득하는 과정이 필요했다. 그녀는 “처음에는 생산하기 위해서 공장 사장님들에게 부탁하고 설득하고 그랬죠. 옷이 특이하니까 그분들에게 익숙하지 않으셨던 거죠”라며 쉽지 않았음을 토로했다.

한국에 들어온 지 2년 남짓 정도밖에 되지 않았지만, 김민주 디자이너는 자신의 옷을 알아주는 생산 라인을 찾았다. “찾는 게 쉽지는 않았는데 지금은 다 계세요. 시스템도 잘 잡혀있어요”라며 이제는 정작 그분들이 ‘민주킴’의 옷을 기다린다며 ‘좋은 분들’이라는 말을 덧붙였다.

#2. ‘민주킴’의 활력 에너지 ‘1년 365일 프로젝트 풀 가동'

김민주 디자이너와 대화를 하다 보면 ‘디자이너’보다 ‘크리에이터’ ‘아티스트’ 이런 단어들이 미처 생각지도 못한 순간에 툭 튀어나게 된다.

그림을 그리는데 꼬박 한 달을 보내는 작업 방식, 그렇게 그린 그림을 펼쳐내는 방법 등이 디자이너라는 범주로 묶어두기에는 이력을 떠나 예술가적 기질이 강하다는 것을 금세 느끼게 된다. 그래서인지 그녀의 프로젝트 수행 범위는 예측을 벗어난다.

신진 디자이너가 생존하기 어려운 구조적 여건에도 ‘민주김’의 개성 강한 아이덴티티를 유지할 수 있었던 이유에 대해 김민주 디자이너는 “사실 저도 어려운 건 마찬가지에요. 그래서 저는 뭐든 다 해요”라며 유쾌하게 웃었다.

민주킴은 ‘2017 FW 헤라서울패션위크’ 오프쇼 전시 준비를 하면서 동시에 여성복 ‘티렌(THYLEN)’ , 아동복 ‘리틀 클로젯(LITTLE CLOSET)’의 2017 SS 컬래버레이션 프로젝트를 동시에 진행했다.

티렌과의 작업은 브랜드의 아티스트 컬래버레이션 일환으로 ‘THYLEN X MINJUKIM’이 현재 매장에서 판매되고 있다. 이 라인은 민주킴의 옷이 아닌 김민주 디자이너의 그림을 티렌의 옷 프린트에 적용한 것으로 그녀는 이 작업에서 색다른 경험을 했다며 즐거워했다.

리틀 클로젯은 민주킴 옷이 사이즈만 축소돼 아동복으로 만든 디자인 컬래버레이션 작업으로 아동복을 처음 접하면서 새로운 것들을 알게 됐다며 호기심을 감추지 않았다.

김민주 디자이너는 또 다른 전문가들과 함께 작업을 하면서 새롭게 알아가는 것들을 장점으로 꼽았다. “프로젝트를 하다 보면 많이 배워요. 아동복은 한 번도 안 해봤는데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아동복 신체 사이즈, 꼭 필요한 허리 고무줄 등 그런 것들을 단번에 습득하게 됐죠. 티렌도 업체에게 그림을 그려 줬을 때 컬러 레인지는 어떻게 해야 하고, 이런 것들을 알게 됐죠. 전문가들과 일했을 때 제일 재미있는 거는 많이 배운다는 거죠”라며 작업하면서 새로운 것에 대한 열망을 채워나간다고 밝혔다.

이뿐 아니다. 그녀는 걸그룹 ‘레드벨벳’ 의상은 물론 스타일링까지 직접 참여한 독특한 이력이 있다. ‘7월 7일’은 의상제작에서 스타일링까지, ‘러시안 룰렛’ ‘룩키’는 의상 제작에 참여하는 등 다양한 분야에서 아티스트의 끼를 보여줬다.

‘뭐든 한다’라는 그녀의 말은 많은 것을 함축하고 있다. 해외에서 공부하고 이력을 쌓았지만 보이는 장벽과 보이지 않는 장애물이 도처 널려있는 패션계에서 신진 디자이너의 삶이 마냥 재미있을 수만은 없다.

그러나 그녀는 쉽지 않은 모든 것들을 스스로 감당하기 위해 ‘뭐든 하되 즐겁게’ 작업한다. 이 과정에서 자신도 미처 몰랐던 자신의 역량을 발견해가며 얻는 익사이팅한 에너지를 민주킴에 그대로 투영한다.

[한숙인 기자 news@fashionmk.co.kr/ 사진=권광일 기자, 민주킴 제공, 티렌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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