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패션, 식품에서 ‘재미’를 찾다” 유스컬처 키워드 ‘위트+유니크+가성비’ 충족
- 입력 2017. 05.17. 16:51:16
- [매경닷컴 시크뉴스 한숙인 기자] 패션계가 지루하게 반복되는 쳇바퀴에서 벗어나 먹는 간식을 입는 옷으로 재해석해 1020세대를 중심으로 형성된 유스 컬처 흐름에 동참하고 있다.
스타벅스 코카콜라 맥도날드 등의 로고와 엠블럼이 커다랗게 새겨진 티셔츠가 낯설지는 않지만, 국내 패션계는 유독 식품 브랜드와 선긋기를 해왔다. 이 같은 패션계에 깊이 박혀있는 여타 품목과의 구별 짓기는 이제 생명력을 잃고 유스 세대들의 원하는 유니크를 충족하기 위해 신선한 소재 찾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
편집매장 비이커는 지난 2월 국민간식을 넘어 식품업계 한류 열풍을 일으킨 초코파이와 협업해 발렌타인데이 한정 상품을 출시했다. 티셔츠, 휴대폰 케이스, 캔버스 백과 함께 초코파이 스페셜 팩으로 구성된 이 제품은 개별 아이템이 3만 원대를 넘지 않는 가격으로 컨템포러리 브랜드 편집매장으로서는 이례적인 가격대의 이벤트 상품으로 눈길을 끌었다.
‘휠라 헤리티지’로 레트로 스포츠룩 열풍을 일으킨 휠라는 지난 4월초 펩시콜라와의 협업 제품을 출시하면서 재기 넘치는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2017 SS 상품으로 기획된 ‘휠라 X 펩시’ 컬렉션은 원피스 티셔츠 등 의류를 비롯해 스니커즈, 슬리퍼, 각종 액세서리 등이 10만원을 넘지 않은 가격으로 책정돼 유스 세대들의 소비욕구를 자극하고 있다.
비이커와 휠라가 선택한 초코파이와 펩시는 가장 저렴한 간식과 음료로, 유스 컬처를 주도하는 1020세대들의 니즈를 정확하게 공략해 성과를 끌어낼 수 있었다.
비이커와 휠라 관계자 모두 판매 실적에 대해서 ‘기대 이상’이라며 이벤트성이라고 치부하기에는 의미있는 결과치를 제시했다.
비이커는 한정 수량으로 기획한 초코파이 협업 제품을 완판했으며, ‘휠라X펩시’는 지난 4월 초 출시와 동시에 온라인에서 일부 품목이 매진됐다는 것. 특히 지난 4월 23일 현대백화점 중동점에서 ‘휠라X펩시 스페셜데이’를 진행한 휠라는 1시부터 판매하는 한정판 패키지를 사기 위해 오전 8시부터 고객들이 줄을 서는 예상치 못했던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고 전했다.
고인희 홍혜원 디자이너의 슈즈 브랜드 헬레나 앤 크리스티는 아예 ‘골라 먹는 재미’를 콘셉트로 수제 케이크 카페 ‘도레도레'와 위트 넘치는 컬래버레이션을 시도했다. 헬레나 앤 크리스티는 무지개 케이크 ‘소중해’ 등 색색의 화려한 색과 장식만큼이나 재기발랄한 명칭으로 유명한 도레도레의 대표 케이크를 신발에 붙일 수 있는 와펜으로 제작했다.
유스 세대는 완벽함보다는 미숙함에서 배어나는 친근감 있는 소비재에 열광한다. 사면서 행복하고 입고 사용하면서 웃을 수 있는, 고단한 일상을 잠시나마 잊을 수 있는 제품을 원한다. 한편 아프게도 느껴지지만 가격 높이기 전략에서 벗어나 유니크로 방향을 선회한 패션계가 앞으로 어떤 선택을 할지 궁금해진다.
[한숙인 기자 news@fashionmk.co.kr/ 사진=비이커, 휠라, 헬레나 앤 크리스티 제공]